◀ 김필국 앵커 ▶
요즘 북한 방송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편집 기법도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는데요. 그 배경에는 사상 교육 선전선동 방식의 변화가 있다고 합니다. 오늘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김수경/조충희 ▶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두 분은 아무래도 북한 TV 좀 관심 있게 보실 텐데요. 요즘 북한 TV 조금 달라진 거 느껴지시나요?
◀ 조충희 ▶
네. 사실 북한에 있을 때보다 요즘에 와서 북한 TV를 더욱 관심 있게 보는 것 같은데 최근 상당히 많이 달라진 것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난 재해 할 때 가감 없이 그대로 다 보여주고 사전에 또 알려주고 하는 거 이런 것들 그다음에 현장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 하는 것들 현대적인 미감이라고 하나 그런 쪽으로 많이 발달되는 것 같습니다.
◀ 김수경 ▶
저도 보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좀 가끔 보는 편인데 드론을 사용한다거나 아니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날씨를 전달한다거나 이렇게 기술을 훨씬 더 보도에 많이 반영하는 그런 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얼마 전에 북한이 ICBM을 발사했잖아요. 외신들이 주목했던 지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발사 영상을 공개한 조선중앙TV의 보도 영상이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맞습니다. 당시 외신들이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연출이었다, 이런 반응을 보였죠.
◀ 김필국 앵커 ▶
할리우드 영화 탑 건이나 또 케이팝 강남 스타일에 이렇게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북한에서 이런 영상 보신 적 없으시죠?
◀ 조충희 ▶
특히 최고 지도자가 뭐 어떤 영화의 주인공처럼 저렇게 꼴 보기 싫게 하는 건 이제 본 적이 없고요. 영상 봤을 때 이제 시계 그 안 봐도 되는데 이제 보더라고요. 사실 북한에서 저런 수준의 영상 보려면 몰래 이제 밀수한 한국 드라마나 영화 같은 거 그다음에 이제 해외 영상들 이런 거 봐야 되거든요. 미사일 발사 보도하면서 좀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떤 변화를 추구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런 보도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었겠죠?
◀ 김수경 ▶
맨 처음에 저 영상을 봤을 때 북한에서 들어온 영상을 한국의 방송이 편집을 한 줄 알았어요. 사실 ICBM 시험 발사라든가 이런 것들은 대외적으로 봐라 우리가 얼마나 군사적으로 무장되어 있는가. 이런 위력을 과시하는 용인데 이번 같은 경우는 대내적인 메시지에도 굉장히 신경을 썼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만큼 멋지게 표현한 거죠. 북한이 이렇게 멋지게 이런 것들을 해냈다. 그리고 특히나 김정은이 좀 더 예전보다 슬림해졌다 보니까 해외 외신에서는 이러한 액션물에 마치 주인공으로 본인을 이미지화해서 주민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이렇게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사실 우리는 TV를 엔터테인먼트 오락 수단으로 보는데 북한은 사상 교육의 방법 중에 하나라는 거네요.
◀ 조충희 ▶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사상 교육 수단 중에서도 최고의 수단이죠. 집이나 직장에서 TV를 많이 보는데 뭐 최고 지도자 현지 지도 뭐 그 혁명 역사 그와 관련해서 만들었던 각종 기록 영화들 이런 것들이 이제 엄청 많고요. 또 북한의 TV가 노동당의 정책이나 사상 지도자의 의도에 맞지 않는 거 하면 바로 이제 날아가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사상 교육의 수단으로서의 비중이 더 큰 셈이죠.
◀ 김수경 ▶
조선중앙TV 건물 앞에 써 있는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사회주의 조선의 기상을 자랑스럽게 떳떳하게 힘차게 온 만상에 소리 높이 울려 퍼지게 하라는 김정일이 한 말이 써 있는데요. 그만큼 정치적인 이념을 혹은 또 선전하는 그런 수단으로서 방송을 바라보고 있다. 라는 어떤 그런 관점을 우리가 알 수 있는 거고요. 실제로 조선중앙TV 편성 지침은 노동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 10대 원칙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에 영향을 받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말하자면 김정은 시대 북한 TV는 이런 원칙과 방향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방식을 바꾸고 있는데요.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마이크 시험 중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조선중앙TV는 2017년부터 고화질 송출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드론을 비롯해서 다양한 카메라를 이용한 새로운 촬영 기법을 선보였고요. 3차원 컴퓨터 그래픽도 방송에 도입했죠.
"설명절 승마경기가 진행되게 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TV의 변화는 드라마에서도 나타납니다. 최근 방송된 드라마인데요. 북한 탁구 영웅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촬영과 편집 음악 등에서 비교적 세련된 연출을 통해 긴장감을 보여줍니다.
◀ 차미연 앵커 ▶
드라마 장면과 전형적인 영웅담을 색다른 효과로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영순은 그의 상상을 뒤집고 열아홉 살 어린 나이에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 나섰다."
◀ 김수경 ▶
결국 그 알맹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거죠. 그 수령의 위대함 당의 위대함 그리고 얼마나 국가에 충성해야 되는가. 그리고 외부에 눈길도 주지 마라 결국 이러한 기승 전 충성으로 마무리되는 모든 스토리 전개가 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세련된 연출 기법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좀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렇게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고 있는 북한 TV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직접 새 시대의 사상 교육 방법을 참신하게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얼마 전 북한에서 열린 선전부문 일꾼 강습회의 모습입니다. 혁명의 나팔수 사상 전선의 기수 같은 표어가 눈에 띄는데요. 선전 부문, 선전 부문 일꾼 어떤 사람들인가요?
◀ 김수경 ▶
북한의 선전선동 체계는 굉장히 조직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기가 태어나서 탁아소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노인이 되어 죽을 때까지 항상 어느 조직인가 속하게 되고 그 조직을 중심으로 선전선동이 계속 이루어지게 되는 거거든요. 특히 노동당에서 선전선동부라고 하는 것은 조직지도부와 함께 어떻게 보면 북한의 체제를 이끄는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양이라든가 영화 예술 문화 분야 모든 부분에 있어서 각종 선전선동의 메시지를 관리하고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죠.
◀ 조충희 ▶
사실 북한에서는 달력도 이제 사상 교양의 수단이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방송은 뭐 더 말할 게 없죠. 그래서 조선중앙TV를 비롯해서 노동신문 각 지방 신문들 이런 것들이 조선노동당 출판사 뭐 그다음에 이런 조선예술영화 촬영소, 기록 영화 촬영소, 4.25문학창작단, 만수대 창작사 이런 전체적인 문학‧예술기관들 그다음에 사람의 생각과 사상을 조율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은 다 그 선전선동부 산하에 있거든요.
◀ 김필국 앵커 ▶
강습회 기간 중에 김정은 위원장은 서한을 보내 선전선동의 내용과 방법 등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동지께서는 서한에서 선전선동은 어디까지나 대중을 공감시키고 격동시키는 것으로 돼야 한다고 하시면서, 그러자면 사람들의 의식수준과 심리상태를 잘 들여다보고…"
◀ 차미연 앵커 ▶
그리고 선전 활동에서 최신 과학기술과 미디어 기법을 획기적으로 받아들이라면서 모범 사례로 TV를 들었습니다.
"최근에 특색있고 생신하며 커다란 여운을 남기는 편집물들을 연이어 내놓아 인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TV방송부문에서 이룩한 성과를 소중히 키우면서…"
◀ 조충희 ▶
사실 칭찬할 만하죠.
◀ 차미연 앵커 ▶
그런 거예요?
◀ 조충희 ▶
북한이 최근에 경제 위기 이후에 돈도 좀 부족하고 뭐 이렇게 되니까 그 영화라든가 이런 것들이 많이 못 나왔거든요. TV는 상당히 이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니까 칭찬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주민들 특히 젊은 세대는 남한이나 외국 드라마도 많이 본다고 알려졌잖아요. 북한 방송이 변한 배경과도 좀 관련이 있을까요?
◀ 김수경 ▶
김정은 본인 자체가 외국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얼마나 서양의 미디어들이 많이 발달했는지를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어쨌든 지금 경제적으로도 매우 힘든 상황인데 경제적으로 힘들다 보면 충성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단 말이에요. 특히나 이제 지금은 외국의 드라마라든가 이런 것들을 들여오는 게 굉장히 쉬워졌잖아요. 북한 당국으로서는 당에 대한 어떤 충성을 자꾸 저해하는 요인을 없애기 위해서 선전 선동 부분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차미연 앵커 ▶
내용 면에서 봤을 때 사상 교육 선전 선동이라는 역할은 변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의 변화는 기대할 수 없는 걸까요? 그럼?
◀ 김수경 ▶
제가 이제 탈북민들을 인터뷰를 해보면 젊은 분들 같은 경우에 북한에서 너무 재미있는 어떤 문화 상품이 없기 때문에 찾다 보니 한국 드라마를 본다는 거거든요. 이런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어느 변화가 있지않는 한 젊은이들 중심으로 외국 문물을 계속 찾아보려는 그런 욕구들은 계속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조충희 ▶
북한을 떠나와서 밖에서 제3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면서 아 그 정치적인 이런 구속과 선전 선동의 시끄러운, 이런 것들이 얼마나 스트레스였는가 하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그래서 북한 주민들도 문화생활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방송의 변화 그 배경에 사상 교육 선전선동 방식의 변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아나운서 해서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네. TV 프로그램 표현하는 방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건 내용일 텐데요.
◀ 차미연 앵커 ▶
네 그렇죠.
◀ 김필국 앵커 ▶
두 분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문정실
문정실
북한TV 파격 변신 "세련되게 선전하라"
북한TV 파격 변신 "세련되게 선전하라"
입력 2022-04-16 07:49 |
수정 2022-04-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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