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국 앵커 ▶
그제 5월 5일은 어린이날이었죠. 북한도 김정은 집권 이후 계속 아동 정책을 강조해 오고 있다는데요. 현실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세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에도 어린이날에 해당하는 날이 있죠. 두 개라면서요?
◀ 김수정 ▶
북한에서는 일단 6월 1일에 국제 아동 절이라는 것을 기념합니다. 주로 구소련이 붕괴하기 전에 공산주의권 국가들이 기리던 기념일인데 북에서는 아직도 기리고 있습니다. 물론 공휴일은 아닙니다만 기념일로 축하를 하고 있고요. 또 6월 6일은 소년단 창립일이기 때문에 그때는 이제 소년단이라는 게 7세에서 13세의 아동들이 모두 가입해야 하는 조직인데 그 나이대 어린이들이 굉장히 즐겁게 축하하는 날로 이렇게 두 개의 어린이날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최경옥 씨는 북한에서 소학교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초등학교 교사셨는데요. 그러면 이 국제 아동절하고 소년단 창립일 어떻게 보내셨어요?
◀ 최경옥 ▶
아동 절에는 이제 무슨 공연이라든가 체육 놀이라든가 각종 행사들을 위해서 자녀가 참가해야 되기 때문에 제가 부모로서 이제 휴가를 받고 참가했고요. 6.6절 그 소년단 창립 절에는 이제 학급 아이들이 소년단 입단식을 해야 되기 때문에 공부도 잘하고 생활도 잘해야 되는 학생들을 일단 선발해야 되고 그들이 이제 입단식 때 선서를 잘 읽는 방법이라든가 옷차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행사 준비를 해서 했던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어린이는 나라의 왕이라는 말이 있대요. 그만큼 이 아동이 중요하다는 거겠죠.
◀ 김수정 ▶
그렇죠. 김일성 주석이 한 말인데요. 어린이가 나라의 왕이다. 그만큼 제일 좋은 것을 어린이에게 줘야 된다. 그리고 어린이의 어쨌든 미래를 국가와 사회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된다. 이런 의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1976년에 처음으로 어린이 보육 교양법이라는 걸 만들어서 그 법을 보면 '어린이가 조국의 미래다' 그리고 혁명 위협의 계승자들이다. 이처럼 아동들은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법에서까지도 천명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정은 위원장도 '어린이가 조국의 미래다'라면서 강조해 왔다는데요. 지난해에는 육아 아동 정책과 관련한 김 위원장 행보를 담은 화보를 내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방금 화보집에 나온 이 경상유치원은 부인 리설주를 정식으로 공개하기 전에 함께 방문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잖아요. 이렇게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를 보면 김일성이나 김정일과 좀 다르기도 한 것 같아요.
◀ 최경옥 ▶
그 김일성 시대와는 비슷한 것 같았고요. 그때도 어린이들은 나라의 왕이다 하면서 뭐 유치원 어린이들을 자주 방문했었고요. 김정일 시대에는 좀 어린이 위주로가 아니라 군부대들을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 김정은 시대에는 어린이집도 자주 방문하고 여러 가지 배려를 좀 많이 주는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어린이를 나라의 왕 조국의 미래라면서 내세우긴 했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좀 다른 듯합니다.
◀ 김수정 ▶
그렇죠. 90년대에 소위 고난의 행군이라고 말해지는 경제난이 심해서 그때 기아도 발생할 정도로 아주 안 좋았죠. 고아들이 길거리에 그냥 방치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고 북한 입장에서도 어떻게 보면 국가의 이미지가 굉장히 실추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아동권을 증진시킨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 가장 신경 쓴 분야 중에 하나가 이 애육원, 육아원 이게 말하자면 우리말로는 고아원인데요. 이거를 대대적으로 굉장히 많이 지었고 또 지원도 엄청 잘해줬어요. 먹을 거라든가 입을 거라든가 워낙에 그 고아원에 있는 애들한테 국가가 많은 것을 지원하다 보니까 이럴 바에야 부모가 차라리 없는 게 낫겠다. 그런 말이 나올 정도로 아주 많이 신경을 썼고요. 우리 지도자가 이렇게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서 애를 쓴다는 것들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정일 시대에는 애육원이라는 단어를 잘 언급도 안 했었잖아요.
◀ 김수정 ▶
별로 그렇게 주목받는 존재도 아니었고 애육원이라는 곳 자체도 매우 열악해서 그 안에서 막 아동권의 침해도 많이 일어나는 그런 문제의 어떻게 보면 시설이었는데 김정은 때는 워낙에 국제사회가 아동 인권에 대해서 많은 지적을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고치겠다고 수용도 해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애육원 건설 사업 같은 것들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계속해서 또 지적되어 왔던 게 영양 부족이나 이에 따른 발육부진 같은 것들도 지적돼 왔잖아요. 이 북한 아동들의 실제 발육 상태는 어떤가요?
◀ 최경옥 ▶
제가 남한에 와서 이제 초등학교에 통일 전담 교육사로 근무하면서 어떤 그 학생인 줄 사실은 몰랐고 그렇게 클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인사를 두 번씩이나 했는데 안 받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참다 못해 옆에서 선생님 보고 저 선생님은 인사를 하면 좀 받아야지 그랬더니 우리 학교 학생인데요.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보면 참 남한 학생들이 좀 큰 것 같습니다.
◀ 김수정 ▶
2021년에 유니세프가 이제 보고서를 하나 냈습니다. 5세 미만의 아동의 경우에 한 18.2% 정도가 이제 영양실조 상태인 거예요. 그러니까 한 오분의 일 정도의 아이는 제대로 먹지 못하는 거죠. 그렇다 보니까 어렸을 때 막 커야 할 시점에 제대로 먹지를 못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신장이나 체중이나 이런 것들이 좀 왜소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국제사회는 그동안 북한의 인권 특히 아동권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는데요.
◀ 최경옥 ▶
제가 이제 교육하거나 교육받을 때는 아동권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별로 들어보지 못했고요. 학생들이 이제 공부뿐 아니라 이제 방과 후에 이제 농촌 지원이라든가 나무 심기라든가 또 그리고 이제 큰 행사 때는 집단 체조를 해서 오랫동안 야외에 노출돼서 힘들어하는 그런 모습도 이제 볼 수 있었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부터는 북한도 일단 표면적으로는 좀 달라지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전반적 12년제 의무 교육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집권 첫해인 2012년 11년제 의무 교육을 12년으로 확대한 김정은 위원장은 같은 해 조선소년단 창립 행사에 전국에서 어린이 대표 2만 명을 초청하면서 아동들을 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당시 낙두의 아이들을 초청하기 위해서 비행기까지 동원했을 정도였다는데요.
"저는 비행기를 타고 빨리 평양으로 가고 싶습니다. 빨리 가는 건 좋은데 오래 탔으면 좋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여기는 대성산종합병원입니다. 군인 치료 전문 병원인데요. 2014년 김정은 위원장 지시로 허약한 고아들을 치료했었죠.
"우리 당의 품속에서는 허약한 아이들이 단 한 명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교육이나 보건 등 여러 측면에서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변화의 노력이 보였다고 할 수 있겠죠.
◀ 김수정 ▶
좋게 보자면 본인도 어린이를 키우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동에 더 관심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고 또 워낙에 국제사회에서 아동 인권에 대해서 많은 지적을 하다 보니까 '그래도 이 분야의 인권 증진 요구는 받아들일 수 있겠다'라고 생각해서 아동에 대해서 신경을 확실히 좀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대집단 체조할 때 화장실도 못 가게하고 하루 종일 연습시키고 해서 강제 노동이라든가 이런 게 굉장히 많았는데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증언도 속속들이 수집되고 있어서 '어쨌든 좀 나아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은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북한의 변화하려는 노력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죠.
◀ 김필국 앵커 ▶
영양 공급이나 교복 학용품 등과 관련해서도 아동들을 위한 정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 지시에 따라 문을 연 젖소목장입니다.
"젖소 목장이 건설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소젖과 젖가루를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 위원장이 그동안 어린이 영양 지원을 강조해 왔고 이에 따라서 젖소 목장과 분유 생산기지를 마련하는 사업이 진행된 건데요.
◀ 차미연 앵커 ▶
경공업 부문에서는 추진할 주요 과제로 새로운 형태의 교복과 가방 생산을 강조했습니다.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교복과 책가방을 선물했었죠.
◀ 최경옥 ▶
책가방과 교복을 선물했다고 하는데 이 수도나 대도시는 전반적으로 다 공급됐고요. 지방별로 약간 좀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생산이 미처 못 해서 개학날에 맞추지 못해서 장마당에서 구입해서 입고 나오는 이런 경우도 더러 있고요. 그리고 우유 같은 경우에도 이제 평양은 경제난 이전이나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쭉 학생들에게 우유 공급을 하지만 지방 같은 경우에는 아직까지는 그게 덜 미쳤고요. 그래서 평양에서 전학 온 어떤 학생이 두 번째 2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에 컵을 올려놓고 기다리더랍니다. 그래서 물어보니까 우유를 안 주냐고 이렇게 물어봤다는 그런 일화도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아동 정책에서 변화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 격차가 존재한다는 거네요.
◀ 김수정 ▶
사실 탈북민 분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격차가 굉장히 큽니다. 이제 오지나 농촌이나 굉장히 먼 곳에 대해서 까지는 그 온기가 아직까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어서 사실 평양에서 오신 분 얘기를 들을 때랑 좀 외곽에서 오신 분들 얘기를 들을 때는 너무 달라가지고 이게 같은 나라에서 온 증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주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러네요. 정책이 완벽하게 실행되는 나라는 없겠지만 이 북한의 아동 정책은 현실과 괴리가 꽤 큰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 최경옥 ▶
네. 그 저도 이제 탈북민 가정의 아동들을 보면 북한에서 초등학교를 보내고 왔던 애들은 보면 키가 좀 고만고만하고 그래서 여기서 태어난 애들은 그래도 일반 남한 친구들하고 별반 차이 없이 그렇게 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거친 자녀들과 또 여기와서 태어난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좀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 김수정 ▶
사실 아동의 권리 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교육권인데요. 교육의 내용이라는 것이 여전히 사상 교육이 아주 강화되고 있고 특히 김정은 우상화 작업도 한층 강화되고 있어서 모두들 학교에 간다고는 하지만 거기서 배우는 내용 자체가 어떻게 보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어떤 발전과 조정이 있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아동 인권 국제사회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궁금해 다음 주에는 북한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교사의 역할은 어떤지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문정실 작가
문정실 작가
꽃제비? 나라의 왕? 북한의 아동정책
꽃제비? 나라의 왕? 북한의 아동정책
입력 2022-05-07 07:50 |
수정 2022-05-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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