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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문정실 작가

재교육에 자질향상시험 북한 교사는 괴로워

재교육에 자질향상시험 북한 교사는 괴로워
입력 2022-05-14 07:49 | 수정 2022-05-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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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내일은 스승의 날이죠. 북한에선 교사의 역할이 우리와는 좀 다르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 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김수경/최경옥 ▶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최경옥 씨는 북한에서 교사셨고 또 남한에 와서도 교사로 근무하시잖아요. 남북한의 차이 어떤 게 있을까요?

    ◀ 최경옥 ▶

    그 북한은 교사를 직업적인 혁명가라고 부릅니다. 이제 교원 대학을 가면 정면에 이렇게 큰 글씨로 "교원은 직업적인 혁명가이다 교원 대학은 조국의 미래를 키우는 그 원종장이다"

    "저와 같은 평범한 교원을 혁명가라고 불러주셨습니다."

    ◀ 최경옥 ▶

    북한에서 교원은 후대들을 혁명의 계승자로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직업적인 혁명가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네. 북한의 각급 학교는 지난 4월 일제히 개학을 했고 지금 수업이 한창입니다.

    ◀ 차미연 앵커 ▶

    평양의 한 명문학교인데요.

    "저는 이번에 새로 입학한 고급반 학생들을 담임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적인 교육기술을 받아들여서 교육수준을 한 계단 더 높이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교사의 지위는 어떤가요?

    ◀ 최경옥 ▶

    사회적으로 북한의 교사의 지위는 높은 편입니다. 남한은 한 학년마다 이제 담임이 바뀌잖아요. 북한은 이제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담임이 고정 담임이 돼 있어요. 아무리 고위공직자라도 자녀는 학교에 맡겨야 되잖아요. 그래서 선생님한테는 항상 정중하게 인사하고 예를 들어 그 고위공직자 자녀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 그러면 저희가 이제 학교에 불러요. 어쩔 수 없이 오게 되고 죄송합니다 하고 인사를 하게 됐고 그렇게 됐습니다.

    ◀ 김수경 ▶

    물론 지금은 북한도 사교육이 좀 많아지면서 과외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북한에서는 자녀의 학업 교육은 무조건 선생님이 다 책임지는 겁니다. 그래서 아예 전권을 선생님에게 모두 일임하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탈북민분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적응이 안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뭐냐면 한국의 선생님들은 너무 느슨하다는 거예요. 북한에서는 정말 교육도 많이 시키고 혼도 많이 내고 하는데 한국은 숙제도 별로 없는 것 같고 뭐 선생님이 매도 안 들고 하다 보니까 일부 탈북민 분들은 좀 더 학교에서 세게 교육을 시켜줬으면 좋겠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나라에는 스승의 날이라고 있잖아요. 북한에도 비슷한 날이 있나요?

    ◀ 최경옥 ▶

    스승의 날 개념은 아니고요 교육절이라고 있는데 김일성 시대에 9월 5일에 사회주의 교육에 관한 태제라는 것을 발표했어요. 그래서 그 교육 절에는 스승의 날 행사는 아니고요. 교사들이 그 어떤 성과를 총화하기 위한 그런 총화의 날로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좀 교육 부분에서 더 혁신을 해라 교육을 더 잘해라 이런 의미에서 독려를 하는 그런 날이라고 보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선생님들이 더 힘들겠는데요?

    ◀ 최경옥 ▶

    많이 힘들죠.

    ◀ 차미연 앵커 ▶

    네 그렇군요. 교사의 지위가 높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왠지 이 월급도 좀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북한에서 교사 월급 어느 정도 되나요?

    ◀ 최경옥 ▶

    지금 학교에 근무하면서 월급날을 많이 기다려요 사실은 뭐 통장에서 바로 나가기는 하지만 그런데 이제 북한에서 저는 월급 가지고 별로 생활해 본 적이 없어서요. 제가 이제 대학교를 졸업해서 교사를 시작했을 때는 북한 돈으로 70원 지금은 5000, 6000원 정도 하는데 북한 쌀 가격이 지금 5000, 6000원 정도로 해요. 그래서 월급날을 기다려본 적도 없고 그냥 남편이 사업을 좀 하면서 그 월급 가지고 제가 생활했던 것 같아요.

    ◀ 김수경 ▶

    배급 체계가 무너지면서 교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확 떨어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일반 기업소를 다니는 사람들은 기업소에 돈을 좀 내면 그 기업에 안 가고 그냥 장마당에서 자기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교원은 학교에 묶여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어떤 돈벌이를 할 수 없다보니까 돈을 너무 못 버는 직업이 되는 거죠. 그래서 교사를 하려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상황이 있었고요. 그렇다 보니까 아무래도 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되죠. 그리고 학부모한테 돈을 받는 경우도 생기고 부정부패도 생기다 보니까 2015년에 교원법이라는 걸 새로 만들었어요. 법으로 아예 교원들에게는 좀 우선적으로 배급도 하고 우대하자라는 내용의 법까지 만들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지금 보시는 장면은 북한 교원대학 학생들이 모의수업을 하는 모습입니다. 교사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되나요?

    ◀ 최경옥 ▶

    기준이 아주 좀 어떻게 보면 높다고 봐야 되겠죠. 이제 공부는 상위권이 돼야 되고 생활은 아주 모범적으로 해야 되고 도덕도 밝아야 되고 여러 가지 측면이 많습니다. 물론 가정환경도 좋아야 되고요. 그래서 이제 대학교를 딱 가면 수능시험 같은 시험을 일단 봐요. 그리고 면접 같은 경우를 북한이 이제 인물 심사라고 그래요. 이제 앞에 이제 면접관님들이 계시고 이제 심사위원이라고 그래서 손가락을 펴보라면 하나부터 이렇게 열까지 이렇게 세 봐야 되고 한 바퀴 뒤로 돌아라 선 자리에서 이런 것도 해봤고 그리고 또 이제 교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발음이 정확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이제 종이 같은 이제 책을 딱 주면서 여기 이제 읽어봐라 이런 거를 했던 것 같아요. 했었어요.

    ◀ 김필국 앵커 ▶

    손가락 펴고 이거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차미연 앵커 ▶

    네 그러니까요 그냥 신체검사하는 느낌으로 독특하게 하는 것 같은데요. 집안도 본다고 얘기하셨는데요. 말하자면 사상 검증 이런 거 하는 건가요?

    ◀ 김수경 ▶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엄격하게 하면 아무도 안 하려고 하니까요. 예를 들면 가족이나 먼 친척 가운데 탈북한 사람이 있다. 이건 북한에서는 굉장히 안 좋은 거거든요. 그냥 그 집안 자체의 출신 성분 자체가 확 떨어지는 건데 그 경우에도 교원이 되는 데 크게 문제는 없었다는 증언도 있는 걸로 봐서 최근에는 교원의 인기가 그렇게 많지 않고 또 사상 검증도 그렇게까지 심하게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끊임없이 교육 수준과 환경 향상 등 교육 개혁을 강조해 왔습니다.

    "제 13차 전국 교육 일꾼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교원들의 자질과 학생들의 실력을 높이며"

    ◀ 김필국 앵커 ▶

    이렇게 교사들의 자질 향상도 주문해 왔는데요. 현장의 교사들은 수업법 연구에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에서 속셈 명수로 불리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라는데요.

    "먼저 이들의 두 자릿수 곱하기 속셈 솜씨를 보기로 합시다."

    ◀ 차미연 앵커 ▶

    오 잘하네요. 정말 빠른데요.

    ◀ 김필국 앵커 ▶

    이 학교 교사가 직접 개발한 속셈 방법이라고 하네요.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만일 계산하는 묘리만 잘 알고 숙련하면 얼마든지 99%까지도 잘할 수 있지않겠는가"

    ◀ 차미연 앵커 ▶

    여기는 평양의 한 유치원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높게 평가한 증강현실 수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금붕어가 헤엄치는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이런 수업을 하려면 교사들도 노력을 꽤 많이 해야 될 것 같은데요.

    ◀ 김수경 ▶

    김정은이 집권하자마자 대대적으로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를 천명했거든요. 컴퓨터 교육이라든가 IT 교육 같은 걸 강조했어요. 특히 본보기 학교라고 해서 이런 현대화가 아주 잘 돼 있는 학교들을 만들고 이걸 본보기로 다른 학교들도 따라하라는 거죠. 그런데 이런 것들은 주로 평양에 아주 잘 사는 곳에서만 이야기되는 것이고요. 제가 실제로 탈북민 분들한테 들은 증언은 컴퓨터가 몇 대 안 되는데 학생들은 많다 보니까 종이로 만든 컴퓨터 자판을 가지고 연습을 한다. 이제 그럴 정도로 도농 격차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최경옥 ▶

    옛날에 이렇게 수업 교수안을 놓고 공부를 가르치던 때하고 달리 컴퓨터에 교실마다 TV를 또 설치하고 해서 PPT도 만들어야 될 거 아니에요. 처음에는 그걸 이제 만드느라고 어떤 교사는 막 두 달 동안 걸린 적도 있다고 합니다. 또 그렇지만 그 교원이 만들어졌다 해도 PPT가 만들어졌다 해도 이제 전기 사정이 좀 어렵다 보니까 전기가 안 와서 그걸 좀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 차미연 앵커 ▶

    정작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나 환경이 잘 되지 않아서 그로 인해서 교육 격차가 더 심해지는 이 상황이 좀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한편 김정은 표 교육 개혁은 정보화나 현대화 수준 또 외국어 역량에 한계가 있는 교사들을 재교육하는 것도 강조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김책공업종합대학 원격교육 학부입니다. 인공지능과 정보기술 재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교사들입니다.

    ◀ 김수경 ▶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에 전국 교원대회에서 뭐라고 했냐면 교육 사업의 전환이 더딘 이유가 교원들의 자질이 낮고 능력이 부족해서다. 라고 굉장히 강하게 질책을 했거든요. 그러면서 교육자는 과학 이론에도 밝아야 되고 교수 능력도 좋아야 되고 지적 능력도 좋아야 되고 거기에다가 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인격자여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사상교육에 대해서도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라는 식의 얘기를 하다 보니까 교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담되고 상당히 고충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경옥 ▶

    저희 교사들은요. 이제 1년에 방학이 두 번 있잖아요. 두 번 다 이제 교수 강습을 받거든요. 중앙에서 또 새로운 지침이 내려오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재교육을 받고요. 또 그리고 모범적인 교사들을 내세워 모범 수업 같은 걸 진행해요. 그리고 또 이제 자질 향상 시험이라고 해서 이제 검증 시험을 봐요. 이 교사가 교원의 자질이 지금도 갖추고 있냐. 이런 의미에서 일 년에 한 번씩 봤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교사하기가 참 쉽지 않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교육자로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이 좀 있었죠?

    ◀ 최경옥 ▶

    이제 내 손에서 이제 교육 받은 애가 영웅도 될 수 있고 박사도 될 수 있고 연예인도 될 수 있고 유명인이 되잖아요. 학생들이 졸업 후 멋있는 사람이 돼서 돌아왔을 때는 너무 반갑고요. 대한민국 와서도 이제 스승의 날 행사에 한 번 참가했는데 이렇게 손 편지를 써서 학생들이 와서 제 앞에 와서 읽어줄 때 그때 또 울컥했던 점. 긍지가 있더라고요. 아 이래서 이 맛에 내가 교육자로구나 이런 긍지가 있습니다.

    ◀ 김수경 ▶

    직업적 혁명가라는 교시를 앞세워서 긍지를 가져라 이런 식으로만 얘기를 하다 보니까 당연히 교원들도 사람인데 먹고 사는 게 힘들어지면 아무래도 교육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고 미래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도 좀 교원에 대한 처우를 좀 개선하고 좀 후하게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오늘 북한의 교사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레 우리 선생님 학창 시절 선생님이 문득 떠오르네요.

    ◀ 김필국 앵커 ▶

    내일 스승의 날 그동안 연락드리지 못했던 선생님께 인사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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