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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최북단 민통선의 첫 케이블카

국토 최북단 민통선의 첫 케이블카
입력 2022-05-14 07:55 | 수정 2022-05-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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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남북 접경지역에 있는 국토 최북단의 케이블카가 최근 완공돼서 운행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는 처음 들어선 케이블카라고 하네요.

    ◀ 차미연 앵커 ▶

    네, 이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면 남북의 산천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는데요.

    이상현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 화천군에서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나타나는 민간인통제선.

    신분확인을 거친뒤 민통선을 통과하면 군용차량과 행군중인 국군장병들을 쉽게 만날수 있는 그 최전방지역에 깔끔한 신축건물이 하나 들어섰습니다.

    최근 완공된 백암산 케이블카 탑승장입니다.

    2006년 처음으로 계획됐지만 환경파괴 논란 등으로 중단이 거듭돼온 백암산 케이블카는 2014년에야 본격적인 착공이 이뤄졌고, 이후 8년간의 난공사끝에 결실을 맺었습니다.

    [안규정/강원도 화천군 관광정책과장]
    "이 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고민을 많이 했고요 그리고 환경부와 협의기간이 좀 길었습니다. 그래서 2006년부터 시작됐지만 2014년에 첫 착공을 시작했습니다."

    오는 7월말 정식개장을 앞두고 시범운행중이던 그 케이블카를 타고 백암산 정상으로 향해봤습니다.

    총 연장 2.12km의 케이블에 매달린 46인승 두대의 캐빈이 위아래 양쪽에서 동시에 움직이며 운행되는 방식.

    가파른 능선을 따라 올라가며 바라본 백암산은 싱그러운 5월의 햇살을 받으며 푸르른 신록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었습니다.

    "와 너무 좋다 너무 좋다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오네요. 저도 이런건 처음 봐가지고"

    천연기념물 산양과 사향노루가 수시로 출몰한다는 그 백암산 능선을 따라 케이블카로 15분 정도 올라가면 또 하나의 신축건물이 나타납니다.

    아직도 기다란 철조망이 처져있고, 주변으론 깊은 참호가 파져있는 전망대.

    바로 한국전쟁 당시 휴전협정을 앞두고 마지막 고지쟁탈전, 금성전투가 벌어졌다는 백암산의 정상입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제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해발 1178m의 백암산 정상입니다. 북한과는 불과 6km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제 뒤쪽으론 북한의 금강산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백암산을 사이에 두고 북쪽으론 금강산댐이라 불리는 북한의 임남댐이, 남쪽으론 금강산댐에 대응해 만들어졌던 남한의 평화의댐이 각각 남북의 물줄기를 막으며 버티고 있었습니다.

    수풀이 빼곡하게 우거져 한폭의 그림과도 같던 남쪽의 풍경.

    [김순동/화천군 문화관광해설사]
    "가을에는 정말 붉은 홍당풍이 너무너무 아름답고 11월이 여기에는 겨울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11월에도 제가 올라와봤는데 11월에는 그 아름다운 설경을 진짜 돈 주고도 볼 수 없는 그런 풍광을 바로 볼 수가 있습니다."

    이와 달리 수풀이 적어 다소 황폐한 느낌을 주던 북쪽의 능선 아래로는 북한 마을의 모습이 하나둘 시야에 잡혔고요.

    멀리로는 희미하게나마 금강산의 자태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백암산 정상 바로 옆에 있던 한 봉우리.

    1960년대 중반 이곳의 초소에 근무중이던 한 젊은 장교가 무명용사의 돌무덤과 철모가 올려진 비목을 보고 쓴 시는 애달픈 국민가곡이 돼 있습니다.

    [김순동/화천군 문화관광해설사]
    "이곳을 지키는 산새와 산목련이 즐비하게 피어있고 녹슨 철모와 칼빈총 하나를 발견하고 나서 잠시 바윗돌에 기대어 앉아 시를 적게 되는데요. 그 이름도 슬픈 가곡 비목이 바로 저곳에서 탄생이 됩니다."

    그 전쟁의 상흔과 북녘의 산천을 뒤로 한 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 금강산에서 발원된 북한 물줄기를 따라 남쪽으로 향해봤습니다.

    평화의댐 건설을 위해 놓여졌다는 안동철교를 지나면, 민통선 안에 있어 생태계의 보고가 된 양의대 하천습지가 나타나고, 곧바로 평화의댐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북한으로 이어진 물줄기가 세계 최대 벽화로 대신 표현돼 있는 그 평화의댐에서 배로 좀더 내려가면, 댐 건설로 육지속 섬이 돼 오히려 청정지역이 됐다는 고즈적한 마을이 하나 나타나는데요.

    이곳에선 매년 5월에 보름간만 볼 수 있다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 광릉요강꽃과, 2급 복주머니꽃을 운좋게 볼 수 있었습니다.

    [장복동/화천군 동촌2리 이장]
    "아버님이 꽃을 워낙 좋아하시는데 이 꽃을 (평화의댐 공사 전에) 처음 보신거에요. (댐 지을때) 땅을 파내면 (그 자리가) 허물어져서 (꽃이) 죽을것 같으니까 아버님이 여기에 옮겨심으셨는데 이만큼 퍼뜨려놓으신거죠."

    물길을 따라 또다시 내려가면 바다의 호수라 불리는 거대한 파로호가 나타나는데요.

    파로호에선 오는 7월말 백암산 케이블카 개장과 함께 운행을 시작할 최신형 쾌속유람선, 평화누리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박종현/화천군 관광홍보담당]
    "파로호에서 배를 타고 평화의댐에 오신뒤 평화의댐에서 나중에 백암산 케이블카로 가는 연계프로그램을 통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만드는게 최종 목적입니다."

    금단의땅, 최전방 남북 접경지역은 그렇게 하늘길과 물길을 이용해 북녘을 향하고 있었고, 따사로운 5월의 햇살과 절정의 봄꽃들은 그 길 사이를 찬란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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