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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더 많다" 북한 의료의 한계

"실제로는 더 많다" 북한 의료의 한계
입력 2022-05-21 08:28 | 수정 2022-05-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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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코로나 환자가 나온 후 북한 방역 당국도 매일 브리핑을 하는데요.

    우리와는 다르게 유열자 즉 발열 증상이 있는 사람 수를 공개합니다.

    ◀ 차미연 앵커 ▶

    PCR 같은 검사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확진자 수도 정확히 집계하기 어려운 게 현재 북한의 사정인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렇다면 실제 감염자 숫자는 얼마나 될지, 사망자 통계는 믿을만한지, 또 의료형편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김세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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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열자?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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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중앙TV 전염병 상황 보도/5월 18일]
    "새로 발생한 '유열자' 수는 23만 2천880여 명이고.."

    북한은 PCR이나 신속항원 검사를 통해 엄격하게 확진자를 가려내는 대신 '유열자' 즉 발열 증상이 있는 의심 환자 수를 공개합니다.

    유증상자 판단 기준은 3가지.

    '임상증상' 발열 등의 증상이 있거나 '역학관계' 환자와 접촉했거나 'PCR 검사' 이 3가지 지표 가운데 하나만 해당하면 코로나 감염자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영전 교수/한양대 의과대학]
    "당연히 우리는 그 마지막 것만 코로나 환자라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그게 없으니까 손 놓고 있을 수 없으니까 지금 세 가지 기준을 다 적용하고 있는 거죠."

    북한의 하루 PCR 검사 처리 능력은 120건 정도, 엄밀한 확진자 검사 자체가 불가능한 겁니다.

    현 상황에서 감염자를 가려내는 최선의 시도로 보이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자는 그보다 두 배 반에서 다섯 배까지 많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오미크론 환자 중) 20~40% 정도는 무증상 감염, 정말 끝까지 아무 증상 없이 지나간다고 하거든요. 게다가 이건 열나는 환자만, 열 안 나는 사람까지 따지면 더 훨씬 많을 거예요."

    반대로 실제 코로나 확진자 숫자는 더 적을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은 코로나가 아닌 장티푸스나 백일해, 홍역 같은 일반 전염병 환자까지 통계에 포함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
    "발열자 통계치, 이거 안에는 상당수의 코로나 아닌 발열, 수인성 전염병 숫자가 포함돼 있다고 봐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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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자 숫자 신뢰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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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기준 북한이 공개한 누적 환자 수는 224만 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65명.

    치명률은 0.003% 수준입니다.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않은 북한의 치명률이 대부분이 백신을 맞은 우리의 40분의 1도 안 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실제 사망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산 사람에 대한 검사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다 보니 사망자에 대한 정확한 사인 분석까지 할 여력도, 의지도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80대 넘으신 어르신이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서 돌아가셨다고 그러면 이게 코로나로 볼 거냐 말 거냐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거예요."

    [신영전 교수/한양대 의과대학]
    "부검을 많이 하고 PCR 검사를 하면 사망자 수는 늘어날 건데 죽은 사람을 PCR 검사하거나 이러진 않을 거잖아요. 기계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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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층·연령별 사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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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공개한 사망자 분포를 보면 61살 이상 고령층이 가장 많지만 10살 미만이 16%로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어린이 사망자가 많습니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해열제나 수액 등 기초의약품도 없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국정원은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으로 사망한 어린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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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물부작용 사망 많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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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공개한 사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약물 부작용입니다.

    [김욱/평양 김만유병원 과장]
    "이 약 저 약 망탕 쓰면서 짧은 기간에 여러 번 쓰면 그걸로 인해서 오히려 병 경과가 나빠지는 현상들이 있습니다."

    약물 과다복용, 오용 외에 장마당에서 알 수 없는 경로로 들여온 가짜 약이나 검증 안 된 유사약품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혜경 약사/2002년 탈북]
    제약시설이나 제약공장들이 가동을 멈춘 지 오래됐어요.. 검정 단계를 거치지 않은 반제품 상의 약품이 시중에 많이 떠돈다는 거죠.

    북한 텔레비전은 약물치료는 의사의 지도를 받고, 해열제나 항생제를 자의적으로 복용하지 말라면서 구체적인 복용법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유열자' 약물 이용 방법]
    "이 파라세타몰 알약은 500mg씩 쓰는데 이렇게 250mg의 경우에는 2알씩, 하루 2~3번 열이 내릴 때까지 써야 됩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약물 부작용에 더욱 취약하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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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위기 언제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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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당국은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5월 말에서 6월 초쯤 정점을 이룰 걸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강도 높은 전면 봉쇄 락다운 대신 농업, 건설 등 생산현장은 정상가동하다 보니 지역이나 직장 내 감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류영철/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지역별로 봉쇄가 되고 단위별로 격폐돼서 사업하고 생활하고 있는 조건에서 이 지역 안에서 단위 내에서 전염병의 전파가 근절되지 않고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걸 지금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장 환자 급증세를 멈춘다 하더라도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백신이 필수적입니다.

    [신영전 교수/한양대 의과대학]
    "정점을 찍고 내려오려면 70~80%가 면역을 획득해야 되잖아요. 걸려서 획득하려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니까 백신을 통한 면역성 확보가 1순위가 되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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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측 의료지원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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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한미 양국의 백신 지원 제의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백신도입에 부정적이던 북한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백신 효과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태도 변화를 보이는 점이 주목됩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
    "5월 17일 노동신문이 보도한 건데 백신 접종도 효과가 있다.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보도가 있어서 어쨌든 백신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이 기점부터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

    당장 필요한 진단장비나 보호장구, 해열제 등 의약품은 최근 중국에서 들여왔고, 러시아에도 지원을 요청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지원을 받더라도 가장 마지막에 받으려 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당장 필요한 의약품들을 지원받고 있고 북한 내부의 오미크론 확산 상황이 통제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남측의 의료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입니다."

    다만 국내 민간단체가 국제기구나 제3국을 우회해 지원하는 의약품은 비공개를 전제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전망대 김세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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