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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다시 보는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입력 2022-06-11 08:02 | 수정 2022-06-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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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지난 2007년 시작된 남북 협력사업이 있죠?

    바로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사업인데요.

    2018년까지 8차례의 발굴조사가 진행됐고 적잖은 성과도 거뒀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4년 째 중단된 상태인데요.

    최근엔 순회전시를 열면서 사업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상현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황성옛터(1928, 이애리수)]
    "황성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고려왕조의 궁궐이 들어섰다가 고려말 홍건적의 침입으로 불에 타 폐허가 됐고, 이후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는 개성 만월대.

    송악산 아래에 수백년간 묻혀져있던 그 통일왕조의 흔적을 찾아 2007년, 남북의 역사학자들이 개성에서 뭉쳤습니다.

    [박경철/2007년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부의장]
    "공동발굴사업을 통하여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바라는 겨례에게 기쁨을 주고 우리 민족의 우수한 역사와 문화전통을 만방에 빛내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는 남북관계의 부침과 함께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12년에 걸쳐, 538일동안 368명이 모두 8차례를 진행합니다.

    [강순형/2015년 남측 국립문화재연구소장]
    "고려의 정신이 깃든 만월대를 남과 북이 함께 조사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2018년 8차 조사를 마지막으로 다시 4년째 중단되고 있는 만월대 발굴사업.

    중단기간이 길어지자 남측의 학자들은 우선 지금까지의 발굴성과를 디지털화해 대중들에게 공개하기 시작했고, 옛 궁궐 전체 모습에 대한 디지털 복원작업도 한창 진행중입니다.

    [하일식/남북역사학자협의회 이사장]
    "지금까지 발굴의 의의를 짚어보고 복원 전개의 방향도 모색해보고 또 향후 남북공동발굴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 것인가 생각해보는"

    또 만월대 발굴조사의 참여 폭을 넓히기 위해 최근엔 대국민 공모전을 개최했는데요.

    만월대 공동발굴을 주제로 한 영상과 웹툰, 포스터 등 다양한 형태의 수십개 작품이 출품되기도 했습니다.

    지방 곳곳을 찾아다니는 순회 전시도 시작됐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개성 만월대 전국 순회전시가 가장 먼저 이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충남 천안입니다. 하늘 아래 편안한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 태조 왕건이 천안이란 이름을 붙였다는데요. 그만큼 고려시대와의 인연이 각별한 곳이라고 합니다."

    후삼국을 통일시켰던 고려의 마지막 전투가 준비됐던 곳인데다 고려시대에 창건된 천년사찰이 유독 많다는 천안.

    [강경윤/천안박물관 학예연구사]
    "옛날부터 사통팔달의 지형으로 고대시대 이래로 교통의 중심지였거든요. 그래서 개경에서 전라도로 갔을때 그 중심에 위치한 이 천안이 교통의 중심지로 발달을 하였고"

    그 천안의 박물관 한켠에서 개성 만월대 전시가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5년 전 천안에서 발굴됐다는 조그마한 청동 인물상이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모자에 임금 왕자가 새겨져 있어 고려 태조 왕건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북한이 소장중인 왕건의 청동상 모습과 비교해 살펴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강경윤/천안박물관 학예연구사]
    "눈매나 위에 이 모자의 모습이나 이런 것들을 여러가지 정황상, 지금 연구를 물론 하고 있는데 태조 왕건상이라고 추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려청자를 비롯한 여러 도자기의 조각들.

    용머리같은 다양한 형태의 기와.

    12년간 만월대에서 발굴됐던 17,900여점의 유물중 일부는 이렇게 실물 크기로 복제됐고, 건물들의 흔적은 모형으로 만들어져 관람객들을 맞이했는데요.

    2015년 7차 발굴조사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금속활자 한점도 북한이 추가로 발굴한 다른 금속활자의 복제품들과 함께 체험전시 공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박은혜/경기도 안성]
    "저는 다른 것보다 이 새 글자(금속활자)를 찾아낸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아까 이거 도장 찍으면서도 새 글자(금속활자)가 아직도 이렇게 하나씩 나오는게 너무 신기한거에요."

    개성 만월대 순회전시는 전북 부안에도 찾아갔습니다.

    고려청자의 주 생산지였던터라 청자를 굽던 가마터들을 중심으로 다량 출토됐던 부안의 청자들.

    그리고 최대 소비지였던 개성의 왕궁터에서 발굴된 고려청자.

    [한정화/부안청자박물관 학예사]
    "고려청자 최고생산지인 부안 유천리와 고려청자 최고소비지인 개성 만월대의 푸른빛 문화유산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부안의 개성 만월대 전시는 그렇게 청자를 매개로 남북을 잇고 있습니다.

    [김경순/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
    "전국 어느 동네를 가도 고려시대 유적지는 다 있어요. 고려시대의 흔적이 다 있어요. 그래서 개성과 연결되는데 이 모든 흔적이 사실은 도읍지와 또 연결이 되기 때문에 전국을 같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좀 됐으면 좋겠다."

    역사와 문화가 하나되는 통일된 민족, 통일국가의 기억을 되살려내려는 이런 노력들은 미래 통일한반도에서 민족의 동질성을 되찾는데 든든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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