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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단방류 북한 홍수에 남한도 피해

또 무단방류 북한 홍수에 남한도 피해
입력 2022-07-02 07:49 | 수정 2022-07-0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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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장마의 기세가 정말 엄청났죠?

    수해 입으신 분들, 고생도 많으셨고 또 걱정도 많으실텐데요.

    특히 북한이 우리 측에 통보도 없이 임진강 북측 황강댐의 방류를 강행해서 우려가 더 컸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지역 홍수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남북에 똑같이 비가 내려도 유독 북한의 피해는 더 크다고 합니다.

    특히 전염병, 식량난이 더 심해질 거라는데요.

    북한 홍수 피해 실태와 대응을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평양 도심 가로수들은 뿌리채 뽑혀 쓰려졌고, 대동강변도 강물에 잠겼습니다.

    물바다로 변한 도로에서는 차도 사람도 힘겹게 오갑니다.

    평안남도와 평양시에서만 공개된 내용으로만 700헥타르 가까운 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조선중앙TV/6월 29일]
    "(평안남도) 청보협동농장에서는 180정보의 논이 침수되었습니다."

    산사태로 곳곳에서 도로가 끊겼습니다.

    "(평안남도) 강계-해주사이 도로 60m구간과 덕천-북창선철도 10m구간에서도 흙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6월 26일부터 많은 비구름이 서쪽에서 유입된 이후 나흘연속 새로운 비구름들이 계속 들어옵니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비구름은 시간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를 서쪽 지역에 뿌려댔습니다.

    [조선중앙TV 일기예보]
    "서쪽에서 동쪽으로 좁은 띠 형태로 분포되어 있으면서 집중적으로 강하게 내렸는데 이것은 지난 장마 기간에 없었던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박정민/한국 기상청 통보관]
    "강한 비구름대가 서쪽지역에서 생겼다가 내륙으로 들어가면 더이상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는 양이 줄어들게 되죠. 공기의 흐름이 동쪽으로 움직이는 이런 경우일때에는 서쪽에 많은 비를 뿌리고"

    이렇게 지난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내린 비는 평안남도 355mm, 남포 352mm, 평양 340mm.

    공교롭게도 북한 서쪽 곡창지대에 집중됐습니다.

    최악의 가뭄으로 고생하다가 간신히 뒤늦은 모내기를 한 논들이 이번에는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식량난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장승일/사리원시 협동농장경영위원회]
    "(사리원)시에서 침수된 면적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2년 전에도 논 침수 피해를 입었지만 이번처럼 단시간 동안에 내린 폭우로 인해 이렇게 침수가 많아보기는 처음입니다."

    [김광연/북한 농업연구원 실장]
    "이 시기에 논벼가 1~2일 물에 잠기면 수확고가 5%정도 감소되고, 3~4일 물에 잠기면 5~10% 감소되며, 1주일 이상 침수되면 10~25%까지 소출이 떨어지게 됩니다."

    북한에서 벼 수확량 5% 감소는 북한 전체 주민들이 열흘가량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잃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미 대유행중인 수인성 전염병 방역에도 비상이 걸리게 됐습니다.

    대부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데다가 하수도도 부실하고 위생적인 상수도 보급율도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병민/한반도경제협력원 원장]
    "하수도 시스템들이 현재 전면 교체기에 접어들었거든요. 하수도 이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기능이 굉장히 힘든 상황입니다. 하수도에서 물이 역류돼서 나오는 것도 있고요."

    이번 홍수로 순식간에 청천강, 대동강, 보통강은 순식간에 홍수 위험수위에 도달했습니다.

    [리정숙/대동강수문관측소 소장]
    "대동강의 정상수위는 3m입니다 대동강다리 지점에서 우리가 관측한 자료가 7.2m로 경고 수위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초호화주택단지 경루동이 새로 들어선 보통강 유역은 더 위험한 상황입니다.

    [김경환/보통강기상수문관측소소장]
    "보통강은 원래 유역면적이 작고 물길이 짧기 때문에 큰비가 오는 경우 대동강과 달라 물 수위가 급격적으로 올라설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호우에도 북한의 피해가 남한보다 훨씬 커지는 이유는 북한 하천의 홍수조절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제방도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안병민/한반도경제협력원 원장]
    "하천의 하상들이 보통 일반 사람들이 다니는 일반 평지랑 약 한 1m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비가 오더래도 하천이 범람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대동강 유역에 홍수조절과 농업용수 공급, 선박운행 등을 위해 여러 개의 갑문을 건설했지만 실제로는 홍수조절 기능이 크지 않은데다가 예측기능도 부실하고 긴급하게 갑문을 여닫아야 할 때 전기가 끊어지는 일까지 있다는 겁니다.

    [김관호/한국농어촌공사 박사]
    "정확하게 의사 전달이 돼서 갑문을 열거나 닫아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잘 작동되지 않는다는 거하고, 특히 북한의 경우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전력이 공급이 안 되면 갑문을 열지 못하니까"

    북한은 정권 차원에서 홍수 대응 긴급태세에 들어갔습니다.

    김덕훈 내각 총리는 기상수문국과 국가비상재해위원회를 찾아 상황을 챙겼습니다.

    작년 장마때는 김정은 위원장이 수시로 기상수문국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받았고 이재민 구조와 지원, 피해복구에 인민군을 투입하는 등 위기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수해 피해는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안병민/한반도경제협력원 원장]
    "일시적인 조치로는 이게 해결하기 힘들고, 적어도 한 10년, 15년 정도의 긴 어떤 주기를 가진 강하천에 대한 종합 개발 계획이나 이런 것들이 같이 병행되지 않는 한 만성적인 이런 수해는 매년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남북을 가로질러 흐르는 임진강과 북한강 상류 북측 지역에 홍수가 날 경우
    그 피해는 남한에까지 미치게 된다는 겁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6월28일 군남댐 방문]
    "북측에서 수문을 열었다고 통보해주면 우리가 대비할 시간은 충분한가요, 어떤가요?"

    임진강 상류지역에 집중호우로 북한이 황강댐의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하면서 한때 임진강 하류 우리 지역 필승교 수위가 '접경지역위기단계'인 7.5미터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9년 북한의 무단 방류로 임진강에서 야영중이던 우리 국민 6명이 숨진 일까지 있었지만 북한은 임진강 물을 방류할 때 사전에 알려준다는 약속을 이번에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최병철/K-water 한강유역관리처 차장]
    "황강댐을 건설한 이후에 임진강에서 예성강으로 유역 변경을 하고 또한 예고없는 방류로 인해서 하류측에 이수, 치수 측면에 문제가"

    임진강 상류 북측 지역의 홍수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남북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지만 남북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문제 해결은 더욱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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