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국 앵커 ▶
방송사마다 다양한 형태의 음악 프로그램이 있죠. 장르나 세대별 맞춤 프로그램도 있고 또 경연 프로그램도 많은데요. 북한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요즘 음악 방송이 대세라고 할 정도로 많잖아요. 그중에서 즐겨보시는 거 있으세요?
◀ 나민희 ▶
트로트가 엄청난 대세였잖아요. TV 켜면 트로트 음악 방송이 나올 정도로 그래서 그때는 정말 그것만 계속 챙겨봤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저도 트로트에 많이 빠져 있습니다.
◀ 전영선 ▶
저는 뭐 채널 권이 저한테 없어서 제가 선택하지는 않지만 트롯 많이 보고 있고요 요즘에 좀 안타까운 것은 즐겨보는 음악 프로그램 방송 시간대가 지금 심야 대로 옮겨가고 있어서 조금 안타까움이 좀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요즘은 유튜브로도 음악 많이 듣잖아요. 북한에서는 어떻게 들으셨어요?
◀ 나민희 ▶
북한에서는 음악을 이제 안 들을래야 안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사방에서 음악이 나오니까 막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아침 출근 시간에 보게 되면 방송차라고 해서 봉고 차 위에 스피커 한 네 개 정도 달고 있는 그런 차가 있어요. 그래서 그 차가 출근길 곳곳에서 음악을 틀어주기도 하고 지하철 안에 들어가도 음악이 나오고 심지어 모내기 그 동원 농촌동원 나갔을 때도 그 전투장에도 틀어주거든요. 그래서 신곡이 나오면 굳이 뭐 이제 찾아보지 않아도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어느새 제 머릿속에 다 기억이 되어 있을 정도로 그렇게 음악을 자주 들었어요.
◀ 김필국 앵커 ▶
북한 TV 속의 음악 또 음악 프로그램은 어떤 모습일까요. 화면으로 같이 보시죠.
"방송 순서를 추려서 알려드리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조선중앙TV가 매일 방송 시작 전에 보여주는 오늘의 방송 순서입니다. 일종의 편성표라고 볼 수 있죠.
◀ 김필국 앵커 ▶
방송 순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프로그램 사이에 화면 음악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됩니다.
"나는 키가 벌써 한뽐 한뽐이나 컸는데"
◀ 차미연 앵커 ▶
북한식 뮤직비디오인가요? 뭐 우리한테는 이런 식의 프로그램은 좀 낯선데요.
◀ 나민희 ▶
남한에서는 드라마 시작 전에 광고를 많이 내보내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그런 광고가 없기 때문에 그 시간에 이제 노래를 적절한 한 4분짜리 노래를 두 개를 방영한다거나 아니면 한 10분짜리 노래 하나를 틀어준다거나 뭐 이런 식으로 노래가 중간 중간에 많이 나왔었어요.
◀ 전영선 ▶
사실 이제 화면 음악 같은 경우에는 이제 어떻게 보면 노래방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방송 시작할 때마다 북한 첫 시작할 때 김일성 장군의 노래 애국가로 시작해서 끝날 정도로 음악은 항상 중요하게 나오고 있는데요. 대개 저 가사 내용에 따라서 화면을 배치를 많이 하는 경향들이 좀 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걸 보면 메이킹 필름이라고 그러죠.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그냥 자연스럽게 화면에 담는 변화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있고요.굉장히 친숙한 형식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방송을 쭉 살펴보니까 하루 평균 한 10번 정도 화면 음악이 나오더라고요.
◀ 전영선 ▶
아무래도 북한이 제일 고민하는 것은 인민들을 어떻게 하면 혁명정신으로 계속 무장시켜 교양할 것인가 고민을 하는 부분들이고요. 그래서 이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끔 많은 노래들을 좀 만들어서 일상 속에서 노래를 자연스럽게 따라 배우고 그 과정을 통해서 혁명교양이 자연스럽게 습득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는 음악 프로그램이 좀 다양하잖아요. 한국 와서 좀 독특하다 이거는 이렇게 생각했던 음악 프로그램 있어요?
◀ 나민희 ▶
그 어떤 뭐 시청자들의 투표를 받고 뭐 이런 것들이 되게 신기했었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는 그런 등 순위를 매기는 뭐 그런 게 딱히 없었어요. 그냥 노래가 나와서 어떤 지도자한테 평가를 받으면 그 노래가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거였는데 남한에서는 이제 이 노래가 나오면 대중들한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느냐에 따라서 사랑받느냐 안 받느냐가 정해지니까 그게 좀 많이 신기했어요.
◀ 전영선 ▶
북한의 대중문화라고 하는 것 자체가 좀 성격이 다르죠. 북한에서 인민문화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북한 같은 경우에는 좋아할 만한 것들을 당에서 결정하고 인민들에게 공급해 주고 작곡가나 음악인들은 그걸 알아내서 창작을 해 주는 역할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청자들의 참여가 없다라고 하는 것이 남북한 간의 음악 프로그램의 특징이고요. 모든 노래는 다 인민들이 다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세대나 계층을 구별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는 것도 남북 음악 프로그램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또 북한 TV는 가수들의 컴백 신곡 발표 무대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를 녹화실황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금은 활동을 안 하고 있죠. 북한의 걸그룹으로 주목받았던 모란봉악단의 2015년 공연입니다.
"어머니, 어머니, 위대한 어머니"
◀ 차미연 앵커 ▶
공연은 북한 TV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 형식이죠.
"우리 인민 누구나 즐겨 기다리는 전국근로자들의 노래경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 형식 또 하나는 노래 경연입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우리나라로 치면 서바이벌 프로그램 같은 건가요? 그런데 참가자들이 불러야 하는 곡이 있다고 합니다.
"혁명가요, 혁명가극에서 나오는 노래, 그리고 자신들이 준비한 노래, 이렇게 두 곡을 불러야 합니다."
◀ 전영선 ▶
북한의 가장 중요한 게 혁명가극이거든요. 김일성의 항일혁명투쟁 시기에 불려졌던 작품들을 북한 문화예술의 원형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었는데 그것이 북한의 어떤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혁명가극의 주제가들을 부르고 경연대회의 종목으로 삼고 있습니다.
◀ 나민희 ▶
일단 북한에서는 이제 노래라든가 뭐 악기도 좋지만 노래를 일단 잘하면 너무나도 좋은 게 각 공장 기업소 학교 심지어는 군부대까지 몽땅 그 어떤 공연조가 있어요. 심지어 직장에서도 노래 보급 시간이라는 게 있어서 그때는 노래 잘하는 사람이 나와서 이제 노래를 보급해 주거든요. 그래서 되게 여러 가지로 쓰이는 것이 좀 많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노력 동원 할 때도 어떤 사람들은 일을 해야 하는데
◀ 나민희 ▶
그렇죠. 아무래도 이제 일을 하는데 한쪽에서 노래 잘한다고 노래를 이제 막 노래만 부르면 좀 아니꼬울 때도 있죠. 일손이 좀 부족한데
◀ 차미연 앵커 ▶
음악 프로그램 중에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장르가 있잖아요.
"그 결과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러면 북한에서도 가수 양성 시스템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 전영선 ▶
제한적이지만 기회는 제공이 되고 있고요 그런 걸 통해서 북한이 전달하고자 메시지는 뭐냐 하면 일반인 같은 경우에도 뒤늦게라도 재능이 있으면 그런 재능을 국가에서 발견해서 전국적인 가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는 것을 본보기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음악을 참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지만요. 추억의 노래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나민희 씨는 북한에서 뭐 좋아하거나 즐겨 듣던 그런 노래 있어요?
◀ 나민희 ▶
어머니에 대한 노래만큼은 좀 좋아했었죠. 북한에 좀 약간 무거울 수도 있는데 뭐 어려서는 철 없어~ 애를 태우고~ 자라서는 절도로 속을 태웠네~
"어려서는 철 없어~ 애를 태우고~"
◀ 나민희 ▶
이제 어머니한테 이제 내가 그만큼 잘 못해드렸다. 이런 걸 얘기하는 그런 노래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 노래를 되게 좋아했었고 나중에 유럽에서 부모님한테 편지를 써드릴 때도 그 노래를 적어서 이제 보내드리기도 했었는데 근데 한쪽으로는 또 이제 남한의 노래들도 굉장히 좋아했었죠.
◀ 김필국 앵커 ▶
어떤 노래 좋아했어요. 남한 노래?
◀ 나민희 ▶
빅뱅 노래를 되게 좋아했었던 것 같아요.
"영원한 건 절대 없어~"
◀ 나민희 ▶
빅뱅이라는 그룹이 뭔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그 노래는 너무나도 좋아했어서 계속 따라 불렀고 아침 이슬이라는 노래를 그게 사실은 북한 노래. 남한 노래인 줄은 모르고 그냥 가사라든가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계속 따라 부르고 그랬었던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북한과 남한의 음악 또 음악 프로그램 보시면서 가장 큰 차이점 어떤 점이 있을까요?
◀ 나민희 ▶
북한 같은 경우에는 노래가 절 형식으로 되어 있고 딱 3절이 기본적으로 다 되어 있어요. 그래서 1절 2절 3절로 이렇게 나뉘는데 보통 한 개 절이 네 줄로 되어 있거든요. 이제 네 줄 중에서 두 개 줄 정도는 이제 후렴으로 볼 수 있고 뭐 아 부분이 시작되면 여기서부터 후렴이구나 그래서 좀 많이 단순해요. 그래서 가사를 외우기도 좀 쉬운 편인데 결국 3절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3절에서는 당과 수령에 대한 이야기를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항상 3절까지 이제 어떤 뭔가 직장에 나가서 부를 때는 3절까지를 꼭 불러야 하지만 사석에서 이제 친구들끼리 부를 때는 2절까지만 부르고 3절 가사는 크게 잘 외우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었어요.
◀ 차미연 앵커 ▶
북한 주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보는 것은 <우리 어머니>라는 노래입니다.
"자식 많은 어머니 어데 있던가"
◀ 김필국 앵커 ▶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김옥주가 부르기도 했던 이 노래 1절과 2절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노래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3절에서는 그 어머니가 노동당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들의 어머니 조선로동당이여"
◀ 전영선 ▶
사실 북한 언어 중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것 중에 하나가 저 어머니라고 하는 단어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어머니라고 하는 어휘는 당, 김정숙 이라고 하는 이미지와 많이 연결돼 있었고 늘 자식들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이미지가 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 가사 내용도 보면 그렇게 힘들고 어렵지만 늘 자식들을 보살피고 있는 이런 당의 따뜻한 걸 우리가 어떻게 배반할 수 있느냐 충성을 다하자. 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드라마나 영화도 마지막에 가서는 이 체제나 지도자와 관련된 내용으로 끝나잖아요. 그런 점에서 좀 비슷하네요.
◀ 김필국 앵커 ▶
네 그러게요 방금 화면에 나왔던 김옥주는 평창올림픽 때는 우리나라에 와서 제이에게를 불렀잖아요. 또 평양 공연 때는 뭐 이선희 씨와 함께 듀엣 곡을 부르기도 했었는데 남북 가수들이 다시 한 무대에 설날이 올 수 있을까요?
◀ 나민희 ▶
그때 정말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같이 함께 손잡고 이제 노래를 부르고 그랬었는데 그래서 북한의 각 도 마다 가서 이제 공연을 하고 남한에 와서도 이제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게 그런 공연이 열렸으면 좋겠고 저도 언젠가는 꼭 그런 공연을 보러 갈 수 있었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 전영선 ▶
사실 남북 공동 행사할 때 가장 많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손잡고 같이 노래 부르는 것이거든요.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이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가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체감을 하게 됩니다. 최근에 보면 이런 공통적인 요소들을 좀 많이 부족한데 만났을 때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 지점을 많이 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음악의 역할 중에 위로와 치유가 크잖아요. 경색된 한반도에서 음악이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요즘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고 상당히 좋지 않은데요. 다시 평화를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문정실 작가
북한 주민 애창곡 "3절 가사는 안 외워요"
북한 주민 애창곡 "3절 가사는 안 외워요"
입력 2022-08-20 07:52 |
수정 2022-08-2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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