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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성명 50주년 모의 남북회담

남북공동성명 50주년 모의 남북회담
입력 2022-09-24 07:55 | 수정 2022-09-2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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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분단 이후 남북의 첫 합의였던 7.4 남북공동성명이 나온지 올해로 꼭 50년, 반세기가 됐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정부가 이를 기념해서 청년 학생들의 모의 남북회담 경연대회를 열었는데요.

    분위기가 어땠을까요?

    이상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등 세계적으로 긴장완화, 데탕트 분위기가 완연했던 1972년.

    분단 이후 대립해오던 남북도 극비회담을 통해 첫 합의문,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을 선언한 공동성명을 내놓습니다.

    [이후락/1972년 당시 중앙정보부장]
    "쌍방은 오랫동안 서로 만나보지 못한 결과로 생긴 남북 사이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긴장의 고조를 완화시키며 나아가서 조국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완전한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

    남북회담을 전담할 정부 기구도 출범해 서울 북악산 자락에 둥지를 틀었는데요.

    이곳에선 지난 반세기에 걸쳐 모든 남북회담에 대한 준비와 지원이 이뤄졌고, 2000년엔 실제 회담장소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이근경/2000년 당시 남측 대표(재정경제부 차관보)]
    "이 남북회담장이 1973년에 완공이 됐는데 회담장으로 만들었는데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어요. 우리 경제실무회담에서 처음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점에서도 큰 뜻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남북회담본부로 이름이 바뀐 울창한 숲속의 50년 된 건물.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이곳 통일부 남북회담본부는 지난 50년간 600여차례의 크고 작은 남북회담을 지원해온 곳인데요. 그 50주년을 기념해 잠시후 이곳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어떤 행사인지 한번 찾아가보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주요 남북회담 사진과 합의문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는 공간.

    그중 과거 남북회담장으로 사용됐던 대회의실을 말쑥한 정장 차림의 청년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통일부가 주최한 모의 남북회담 경연대회의 결선에 오른 대학생들입니다.

    [최병환/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2과장]
    "대학생들이 직접 남북회담 대표로 참여를 해서 여러가지 통일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토론하면서 남과 북의 입장이 돼보고 그럼으로 인해 통일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갖게 하고자."

    5명씩으로 구성된 총 6개팀이 두팀씩 짝을 이루고 남북으로 나뉘어 정치 경제 사회, 이렇게 세 분야에서 남북회담을 해보는건데요.

    "한국인은 밥심!"
    "아자아자 파이팅입니다!!"

    인사말부터가 실제 회담을 방불케 했습니다.

    [김가영/경제 분야 남측 역할 대학생]
    "추석이 지나고 가을이 올줄 알았는데 다시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덥지만 우리 모두 앞으로 추수의 계절인 가을을 기다리며 함께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합니다."

    [신영찬/경제 분야 북측 역할 대학생]
    "남측에서 '의식주'라 부르지만 북측에선 '식의주'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먹고사는게 중요한 문제라고 저희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가 이번 농업회담을 통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60분의 제한된 시간 안에 펼쳐진 세차례의 남북회담.

    수시로 메모지가 오고가고 정회가 반복되는가 하면 회담장 안팎에서 협상전략을 짜는 모습들이 실제 회담의 그것들과 꼭 닯아 있었습니다.

    [윤지현/사회 분야 북측 역할 대학생]
    "3분 정도 정회시간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심대우/사회 분야 남측 역할 대학생]
    "네, 동의합니다. 그 전에 양측의 모두발언이 모두 끝났으므로 모두발언문 교환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김담원/사회 분야 북측 역할 대학생]
    "이 주제에서는 이걸 얘기할거다 생각을 하고 뭔가 조사를 했는데 다른걸 얘길 해버려서 약간 당황스럽긴 했어요."

    [임규리/경제 분야 남측 역할 대학생]
    "한 민족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살아간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를 좀더 확연히 알수 있겠더라고요.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킨다는 것이 자국의 국민들이랑 나라의 상황 이런게 다 우리와 많이 달라졌구나 그런 생각에 약간 슬프기도 했고"

    정치 분야 회담에서는 역시 핵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는데요.

    [강민준/정치 분야 남측 역할 대학생]
    "만약 북측이 남북의 비핵화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에 나아간다면 우리측은 각종 대북제재 완화와 해제에 대하여도 포괄적이고 심도깊은 논의를 개진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표합니다."

    특히 북측 대표를 맡은 팀.

    [최은지/정치 분야 북측 역할 대학생]
    "안녕하십네까? 저는 통일전선부 부부장 최은지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네다."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연습했다는 북한 말투로 빼어난 연기력까지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고,

    [정승균/정치 분야 북측 역할 대학생]
    "우리 북측의 핵무력은 국체이며 협상의 대상이 아님에도 마치 협상의 물건 취급을 하는 남측 정부의 이러한 태도를 우리 공화국은 용납할 수 없소."

    [황정주/남북회담본부 상근 회담대표(심사위원)]
    "근 30여년간 직접 (남북회담) 대표로도 참여를 했고 간접적으로 지원도 해봤지만 오늘 깜짝 놀란거는 어떤 팀은 북측 재연배우가 아닌가 할 정도로..또 회담의제 이런 것들이 너무나 똑같아서 제가 회담장에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고"

    [권영세/통일부 장관]
    "(최우수상은) 정치군사 분야 북측팀!"

    결국 1등을 차지한뒤, 수상 소감 역시 북한식 말투로 쏟아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오늘 이렇게 영광된 상을 주셔서 기쁘기가 그지없고 앞으로 남북관계가 진정으로 진전되어서 통일까지 갔으면 좋겠습네다. 앞으로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언어를 쓰는 회담임에도 각자의 목표와 살아온 가치가 현저히 달라져 실제 그 어떤 협상보다도 힘들다는 남북회담.

    그 특별했던 경험은 앞으로 청년들이 찾아갈 통일의 길에서 작은 밀알이 될 것입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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