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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문정실 작가

너구리 쇠메 다람이 북한의 만화영화

너구리 쇠메 다람이 북한의 만화영화
입력 2022-11-05 08:45 | 수정 2022-11-0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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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요즘은 채널도 많고 OTT 서비스도 있어서 볼 게 많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에게 TV 만화영화가 참 중요했죠?

    ◀ 차미연 앵커 ▶

    그렇죠. 얼마 전 북한에서는 새 인기 만화영화가 방송됐다는데요. 이야기거리가 많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오늘 주제가 만화영화입니다. 지금 다 큰 어른 네 명이 앉아있지만 어른이 돼서도 잊히지 않는 추억의 만화영화 이런 거 있으세요?

    ◀ 최경옥 ▶

    제가 성인이 돼서까지 계속 보았던 소년 장수, 영리한 너구리, 그리고 다람쥐와 고슴도치 이런 만화영화들이 있는데, 한 집에 오구작작 모여서 그 만화영화를 즐겁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 김수경 ▶

    저희 어릴 때는 별로 오락거리가 없으니까 하루종일 텔레비전에서 TV 만화를 해주는 시간을 기다렸거든요. 은하철도999나 미래소년 코난 같은 거 많이 봤고요.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 이런 것들 봤던 기억이 납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렇군요.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고 그래서 뽀통령이라고 불리던 뽀로로도 있고요. 우리나라 인기 만화영화 많은데요. 북한에도 뽀통령 못지않은 인기 만화가 있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 만화의 후속편 제작 소식을 보도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어떤 만화인지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손잡고 나란히 뛰여놀때면 한없이 다정한 친한 동무들, 1등에선 양보없는 령리한 너구리"

    ◀ 차미연 앵커 ▶

    북한에서 1987년 방영을 시작한 영리한 너구리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너구리와 고양이, 곰이 과학으로 악당을 물리치는데요, 5개월만에 새 에피소드가 공개됐습니다.

    "내가 구령을 치면 방수포를 동시에 놓자."

    ◀ 김필국 앵커 ▶

    위기의 상황 세 친구가 방수포를 놓자 악당들의 헬리콥터 날개에 휘말려 들어갑니다. 진공청소기처럼 공기 압력차로 발생하는 빨아들이는 힘을 이용한겁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번에 공개된 또 다른 에피소드인데요. 귤을 좋아하는 새 친구가 드론경연대회에 참가하면서 겪는 이야기가 방송됐습니다.

    "야, 이거 우리 가방을 어디 가져가니, 우리 가방이야."

    ◀ 차미연 앵커 ▶

    우승을 노리는 족제비들이 아무래도 계략을 꾸민 것 같죠?

    "준비~"

    ◀ 차미연 앵커 ▶

    세 친구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경기가 시작되고 우승이 유력하던 너구리팀 비행기에 문제가 생기고 맙니다. 족제비들이 축전지를 바꿔치기 했었네요.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이때 너구리는 귤에다가 동, 아연을 연결해서 목걸이를 만들고는 드론을 조종하는 야옹이 목에 걸어줍니다. 이 목걸이를 조종기에 연결하자 비행기는 다시 잘 날게 되고 결국 우승은 너구리 팀에게 돌아갑니다.

    ◀ 차미연 앵커 ▶

    박사님 혹시 우승 비결 아시겠어요

    ◀ 김수경 ▶

    오늘 영리한 너구리를 다룬다고 해서 제가 공부를 미리 해 왔습니다. 보면 과일 속에 동과 아연을 꽂으면 동은 양극이 되고 아연은 음극이 돼서 그 속에 이온들이 막 반응하면서 전기를 만들어낸다고 해요. 그래서 이기는 내용인데 저도 몰랐던 내용인데 이거 같이 보면서 굉장히 저도 공부가 되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이렇게 너구리와 친구들은 매회 수학이나 과학 상식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데요. 이번에 공개된 에피소드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도 등장했습니다.

    ◀ 최경옥 ▶

    과학 상식을 반영하는 데는 변함이 없는데 아 새로운 IT기기들이 많이 등장하네요. 드론 같은 거는 저도 이 만화영화에서 처음 들어봤고요. 또 그리고 스마트폰, 태블릿PC까지 등장하네요. 이전 만화영화하고 되게 비교되는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이 영리한 너구리는 교육적인 내용 때문인지 2000년대 초에는 우리나라 방송사 네 곳에서도 방영되기도 했는데요. 과학 지식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좀 학습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 최경옥 ▶

    어렸을 때는 만화영화를 그냥 재미로 봐요. 근데 제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만화영화를 보면서 아 저기에 과학적 의미도 있고 교육적 의미도 있고 예절 교육도 포함되고 인성교육도 포함됐구나, 하는 생각을 보면서 되게 어린이들이나 어른들한테도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 김수경 ▶

    북한 만화영화의 특징은 재미나 오락보다는 항상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거예요. 거기에 과학 상식이 들어갈 수도 있고 아니면 사상교육이 들어갈 수도 있는데 우리가 보통 보는 만화랑은 좀 다른 점이라고 할 수가 있고요. 또 동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 동물들이 여러 가지 교훈적인 내용을 전달하거나 교육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이런 식으로 북한 만화영화는 좀 특징적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아동만화하면 주제곡도 빼놓을 수 없잖아요.

    ◀ 최경옥 ▶

    네. 사실 북한의 만화영화 주제곡이 되게 되게 인기 많아요. 소년 장수에서도 "잘 가거라 소년 장수야 원수들을 물리치고 돌아오너라"

    "원수들을 무찌르고 돌아오너라"
    "검을 들라 검을 들라"
    "서로 배워 앞서가는 재미난 경제 속에"

    ◀ 김수경 ▶

    사실 우리나라에서 방영되는 만화의 주제가들은 굉장히 신이 나서 나중에 응원가 같은 걸로 많이 쓰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북한의 만화영화 주제가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그 메시지가 굉장히 사상 전달적일 때도 많아요. 예를 들면 1997년도에 제작한 인형이 등장하는 영화를 사람과 재물이라는 제목으로 만들었는데 이게 봉건 지주에 대한 이야기예요.

    "뭐 소를 빌려달라고? 하지만 아무리 급해도 소 빌려쓰는 값이야 계산해 봐야지."
    "마을 사람들이야 죽든 살든 제 욕심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거요?"

    ◀ 김수경 ▶

    이 봉건지주는 사람보다 돈을 더 좋아하고 또 인민들을 착취하고 뭔가 행패를 부리는데 결국은 제 꾀에 넘어가서 쫄딱 망한다. 어떻게 보면 어린이들을 굉장히 사상적으로 단속하고 교양하는 그런 내용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 보니까 이 메시지가 그 주제가에 그대로 들어가 있어요.

    "사람보다 돈만 알던 저놈 쫄딱 망했죠"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북한은 주제가를 부르는 학생들이 따로 있다면서요?

    ◀ 최경옥 ▶

    네. 만화영화가 끝나고 어느 학교 학생들이 불렀다는 그 학교 이름이 나오는데요. 그 고급중학교 학생들 속에서 그 북한의 유명한 모란봉 악단 배우도 나올 정도로 그렇게 유명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북한 만화영화 하면 딱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죠? 애국심, 영웅심을 심어주는 만화영화도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금 보시는 만화영화는 다람이와 고슴도치입니다.

    "어린 동무들 안녕하십니까, 흰 족제비 소굴에서 밤색이를 구원한 우리의 주인공 금색이는 또다시 원수를 칠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답니다."

    ◀ 김필국 앵커 ▶

    금색이라는 다람쥐가 고슴도치 오리와 함께 족제비 승냥이들의 침입으로부터 꽃동산을 지키는 내용의 전쟁 만화영화입니다.

    ◀ 김수경 ▶

    돼지라든가 족제비라든가 이런 그 캐릭터는 아무래도 전통적으로 만화에서 악역을 주로 담당하는 동물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을 주로 승냥이나 늑대 이런 것들로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해봐. 다시 한 번!"

    ◀ 차미연 앵커 ▶

    저렇게 귀엽게 생긴 다람이가 적군을 쓰러뜨리고 총을 발사하는 모습이 좀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이런 만화영화에 익숙하신가요?

    ◀ 최경옥 ▶

    북한에서는 교과서에서도 미국 사람들이 북한 사람 어떻게 괴롭힌다 이런 내용을 계속 봤고 전쟁 영화도 흔치 않게 계속 볼 수 있고요. 북한에 있을 때 하도 미국놈 미제 승냥이 이렇게 불러서 그래서 미국 사람 모형을 이렇게 놓고 아주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놓고 이 모형 이런 몽둥이 같은 거 들고 가서 이렇게 까부수는 그런 운동을 할 정도로 그래서 그런 게 전혀 어색하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네요.

    ◀ 김필국 앵커 ▶

    1970~80년대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반공만화영화가 있었죠. 똘이장군이 대표적인데요.

    ◀ 차미연 앵커 ▶

    1978년 제작된 만화영화 똘이장군은 숲속의 장군 똘이가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입니다.

    ◀ 김수경 ▶

    저 영화가 1탄 2탄이 만들어졌었는데 78년도 79년도에 극장에 걸립니다. 저는 저걸 보러 갔던 기억이 나요.

    ◀ 차미연 앵커 ▶

    아~ 진짜요.

    ◀ 김수경 ▶

    만 3살 이럴 때 보러 간 건데도 기억에 나는 걸로 봐서 굉장히 그 내용이 충격적이었던 모양이에요. 왜냐하면 거기에 사람은 똘이장군 하나고 북한 사람은 주로 다 돼지나 늑대로 나오다 보니까 한동안 북한에는 저렇게 사람이 늑대 모양을 하고 있는가 보다, 라고 아주 어릴 때는 생각했을 정도로 굉장히 반공의 메시지가 아주 강한 영화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최경옥 ▶

    아 남한에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누구를 맞서서 싸우고 누구랑 싸워서 이기고 막 이런 내용이 있는 아 이런 만화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만화는 어른들이 봐도 재밌도록 무슨 반공사상이나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요즘 만화랑 되게 다르네요.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요즘에는 이 만화영화 캐릭터 주인공을 TV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만날 수 있죠? 캐릭터들이 상품화되는 건데요.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여기는 북한의 가방 공장입니다. 만화 영리한 너구리의 캐릭터를 디자인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평양의 한 양말 상점에 마련된 어린이용 양말들, 역시 영리한 너구리의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 최경옥 ▶

    옛날에는 사실은 너구리 그 캐릭터가 그렇게 그려진 적이 없어요. 그냥 가방 색깔은 단색이었어요. 파란색, 밤색 이렇게 되는데 지금은 이렇게 너구리가 등장하거든요. 북한에서 너구리라면 영리한 걸로 캐릭터가 그렇게 됐기 때문에 되게 어른들도 아이들도 인기가 많기 때문에 최근에는 아마 그렇게 넣는 거 같아요.

    ◀ 김수경 ▶

    보통 캐릭터 상품은 한국 같은 경우에 보면 일반 상품하고 비교했을 때 좀 비싸거든요. 그만큼 상술의 어떤 일환으로 캐릭터 상품을 만드는데 북한에서는 자력갱생이라든가 국산품을 애용하자라는 그러한 의미에서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는 합니다. 상품을 연상하게 하는 직관적인 캐릭터 도안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고요. 아무래도 북한이 우리네도 이렇게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외부의 캐릭터보다는 우리 북한의 캐릭터를 사용해서 만든 물건들을 많이 사자 이러한 어떤 자력갱생과 애국심의 고취의 의미로 캐릭터 물건들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만화영화가 남과 북의 갈등의 상징이었던 적도 있었는데 남한만큼 북한의 만화영화도 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북한 만화영화 앞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하시나요?

    ◀ 최경옥 ▶

    물론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어린이들이 동심에 맞는 많은 만화영화가 제작됐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애들이 때를 기다리면서 정말 '언제 나올까?' 이렇게 기다리지 말고 제때 잘 제작돼서 어린이 채널을 딱 틀면 애들이 보고 싶어 하는 만화영화가 나올 정도로 그렇게 좀 제작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수경 ▶

    저도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북한은 유튜브가 없으니까 엄마들이 걱정을 별로 안 하겠다 싶어요. 왜냐하면 유해물 같은 걸 볼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북한에서는 이렇게 사상교육 같은 것들을 너무 많이 주입하는 오락물을 만들다 보니까 그런 것보다는 어린이들이 훨씬 교육적이라든가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볼거리가 많아져서 여러 가지를 선택해서 볼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만화영화 알아봤는데요. 어렸을 때 생각도 나면서 북한 아동들이 만화를 좀 만화답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한때는 남북 합작 만화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었는데요. 남과 북의 아이들이 같은 만화영화를 볼 수 있는 날도 올까요?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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