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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해도 개설 ... 북한의 유튜브 활용법

차단해도 개설 ... 북한의 유튜브 활용법
입력 2022-11-19 07:37 | 수정 2022-11-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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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대외선전' 이라고 하면 왠지 경직되고 직설적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요즘은 새로운 방식의 접근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브이로그라고 하죠?

    개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채널도 있더라구요?

    유튜브도 많이 활용하는데 정말 북한의 개인들이 이런 방송을 하는 건지, 또 북한 사람들도 유튜브를 보는지 궁금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뉴미디어 시대, 달라진 북한의 대외선전 방식과 의도를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안녕하세요, 평양에서 온 유미입니다."

    유창한 영어로 자신을 평양에 사는 '유미'라고 소개한 이 여성, 가슴에 김일성 뱃지가 선명합니다.

    "카메라 앞에 서니까 조금 긴장이 됩니다."

    '유미'는 코로나 기간 북한에 오지 못한 외국인들에게 그동안 달라진 북한의 모습과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를 한다고 설명합니다.

    "평양의 달라진 모습과 사람들의 일상을 여러분에게 소개해 줄 것입니다."

    유미 계정이 개설된 건 6월 21일.

    8월 2일 첫 영상 이후 한달에 2, 3개씩 모두 7개의 영상이 업로드돼 있습니다.

    유미가 직접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새로 나온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불고기 식당에서는 쌈 채소에 불고기와 마늘, 양파를 올려 맛있게 한 입 싸먹기도 합니다.

    능라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 대동강 조깅.. 그리고 낚시까지

    일상 V로그로 보이지만 평양의 명소 소개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북한 유튜브 채널이 본격화된 건 지난 2019년 10월 경.

    현재까지 파악된 유튜브 계정은 6개정도.

    중국의 유튜브라고 할 수 있는 빌리빌리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채널이 개설돼 있습니다.

    구독자 2만 4천여명의 'NEW DPRK'입니다.

    110개가 넘는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리수진/북한 유튜버]
    "오늘은 또 뭘 보여드릴까요?"

    11살 평양 송아의 'sary parks' 채널.

    [송아/북한 유튜버]
    "저는 평양에서 온 11살 송아입니다."

    [은아/북한 유튜버]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제가 다시 왔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유튜버 '은아'의 'Echo of truth'도 있습니다.

    북한의 유튜브는 누가, 누구를 대상으로, 왜 만드는 것일까?

    북한 사람이 만드는 유튜브를 정작 북한 주민들은 보지 못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주민의 인터넷(유튜브) 접근은 철저하게 차단돼있고요. 특수한 업무 목적외에는 인터넷 접근을 할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유튜브는 그들의 설명 그대로 개인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것일까?

    제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개인 채널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승희/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
    "(북한 사람이) 유튜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북한 주민이 유튜버로 등장하는데, 북한 주민의 일상을 유튜브에 송출할 수 있다라는 것 자체가 일단은 (북한) 당국의 개입없이는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게다가 북한법은 개인이 인터넷방송을 할지라도 모두 당국의 유일적 지도에 따라야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개인 단말기도 당국의 관리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생산되는 모든 인터넷 콘텐츠가 '선전선동'의 수단으로 간주되는 겁니다.

    북한 유튜브 에코 오브 트루스 계정이 1년만에 차단된 것도 개인 계정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실제로는 북한 당국이 통제하는 체제선전으로 활용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은아/북한 유튜버(2020년 12월)]
    "제가 아는 것이라고는 차단 이유가 구글 정책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최소한 우리 나라의 현실과 평범한 조선사람들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승희/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
    "사상성이라든가 체제선전 관련 내용이 주로 이룬다고 하면 구글측에 문의를 해서 구글에서 차단을 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이 유튜브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뉴미디어 시대에 맞게 대외선전의 전략과 방법을 바꿨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 열린 선전부문간부강습회.

    [선전부문간부강습회 김정은 서한/2022년 3월]
    "당 선전부문에서 현대화, 정보화의 된바람 속에 사업을 적극적으로, 창조적으로 전개해나가기 위한 방도들을 명시하셨습니다."

    현대 정보기술의 발전에 맞게 사상전을 '참신하고 새롭게' 하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입니다.

    김위원장은 다른 문헌집에서 인터넷공간을 북한의 사상과 문화의 선전마당으로 만드는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현대 온라인상 매체의 특징인 사이버 공간을 활용하는 특징도 많이 보이고 있거든요. 따라서 김정은 체제 들어와서 선전선동의 매체가 점차 다양화하고 종합적인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세계인이 보는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보는 이가 부담스러운 노골적 체제선전 보다는 여성과 아이들을 내세워 명소와 일상을 보여주는 방향이 뚜렷한데 이는 정상국가, 부드러운 국가의 이미지를 통해 북한에 대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여성이나 아이들이 부드러운 이미지를 좀 주기 때문에, 북한체제 하면 떠오르는 핵과 미사일, 그런 굉장히 강경한 이미지를 좀 희석시키고 완화하기 위해서"

    또 다른 의도는 코로나 봉쇄 해제 이후의 '관광'입니다.

    특히 중국의 '빌리빌리' 플랫폼에 골프장이나 유원지, 식당 등을 중국어로 소개하면서 관광객 유치의 포석을 깔고 있습니다.

    [하승희/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
    "관광 (유치)대상을 특정하고 제작을 했다라는 거죠, 중국에서는 유튜브를 지금 활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하기 위해서 똑같은 콘텐츠를 에도 송출하고 있는 거죠."

    뉴미디어 시대, 북한은 유튜브뿐 아니라 인터넷 홈페이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중국 웨이보와 틱톡 등 다양한 sns 플랫폼에서 콘텐츠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와 달리 '출연자'와 '배경'만 참신하고 새로울 뿐 체제 우월성을 과시하는 노동당 선전선동의 본질은 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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