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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문정실 작가

북한식 애국운동 '꼬마땅크' MZ세대도 통할까?

북한식 애국운동 '꼬마땅크' MZ세대도 통할까?
입력 2023-02-11 07:48 | 수정 2023-02-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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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닷새 뒤인 2월 16일이 북한에선 큰 명절이라고 합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인데 북한은 광명성절이라 부르면서 기념한다죠.

    ◀ 차미연 앵커 ▶

    네 이맘때는 아이들도 바쁘다는데요. 오늘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식 애국운동 살펴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큰 명절이라는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북한에 계셨을 때는 뭘 하셨어요?

    ◀ 나민희 ▶

    김정일 생일까지 해서 김일성 김정일 충성자금이라는 걸 모으거든요. 자발적으로 하는 헌금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 내면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돈을 얼마라도 내야 되고 그리고 김정일 생일을 맞아서 또 김정일의 이름을 딴 꽃을 전시하는 그런 축전이 열리거든요. 근데 이 꽃이 정말 신기하게도 다른 꽃들보다 빨리 시드는 거예요. 이게 거의 명절 동안 계속 살아있어야 되는데 그래서 그거 꽃 가꾸느라고 정말 이거는 꽃이 아니다. 이건 내 목숨이다. 꽃 가꾸느라고 엄청 심혈을 기울였던 그런 생각이 납니다.

    ◀ 차미연 앵커 ▶

    하필 겨울인데 그렇죠

    ◀ 나민희 ▶

    그렇죠.

    ◀ 김필국 앵커 ▶

    요즘 청소년들을 흔히 제트 세대라고 하잖아요. 또 최근에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란다는 알파 세대라는 말도 나왔던데요. 북한의 어린이 청소년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 차미연 앵커 ▶

    보시는 것은 평양시 거리 풍경입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인공기가 그려진 패션이 유행이라고 하죠.

    ◀ 김필국 앵커 ▶

    평양의 한 유치원에서 인공기를 그리는 수업 시간. 교사와 학생들이 인공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 나민희 ▶

    저는 사실 상상이 안 갈 정도였는데 평소에 어떤 국가, 인공기라든가 그런 걸 좀 이제 편하게 대해라.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차미연 앵커 ▶

    지금 보시는 건 지난해 12월에 개최된 북한 소년단 대회 모습입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서한을 보내서 항일아동단과 소년근위대의 정신을 강조하고 미국에 대한 적개심 고취를 촉구했습니다.

    "원수님께서는 혁명의 훌륭한 교대자인 300만 소년단원들이 있기에 사회주의조선의 앞날은 무궁창창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게 원래대로라면 소년단 창립일이 있는 6월에 했어야 했는데 못했고 그럼 올 6월쯤에 하지 않을까 했는데 좀 무리하게 작년 말에 강행을 했어요.

    ◀ 홍민 ▶

    소년단 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주목을 해야 되는 북한의 어떤 메시지랄까요. 전반적으로 과거에 썼던 혁명 후비 세대를 육성한다 이게 기본적으로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반사회주의 비사유주의적 현상들이 굉장히 당국이 보기에는 우려스럽다라고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인데 인구사회학적으로 크게 북한 사회의 인구 구성이 바뀌었고 국가에 의존하기보다는 시장에 의존하는 삶을 아주 익숙하게 배운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지금 북한 사회의 생산 가능 연령 그리고 앞으로의 생산 가능 연령의 중심을 이루는 세대들이거든요.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과 같이 가야 될 인구들인 거죠. 그래서 이들에게 최대한 혁명성을 계속 유지시켜주는 것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목표인 거죠.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아마 소년이라든가 청년 담론이 김정은 위원장의 하나의 어떻든 통치코드화돼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이른바 애국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아동과 청소년에게 강요해 온 것들이 있습니다. 북한 TV로 함께 만나보시죠

    ◀ 김필국 앵커 ▶

    지난 1월 조선중앙TV 보도입니다. 사회주의 애국운동의 역사에 대해 전하는데 소년호 라는말이 등장합니다.

    [김정아/청년운동사적관 강사]
    "애국투쟁 속에서 마련된 소년호, 청년호, 여맹호등으로 빛나는 그 이름들은 우리 인민들을 뜨겁게 격동시켰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금 보시는 것은 아이들 공연 모습인데요. 평양 려명유치원 아동들이 연주하는 이 곡의 이름은 꼬마 땅끄 나간다입니다.

    ◀ 나민희 ▶

    이 노래를 저도 많이 불렀었는데 꼬마 땅끄 나간다. 우리 땅끄 나간다. 그리고 이제 조금 심각한데 미국놈들 쳐부수며 달려 나간다 이렇게 돼 있어요. 이제 미국에 대한 어떤 적대심도 키워주면서 똑같이 애국심도 같이 키워주는 그런 차원의 노래다 볼 수 있고 이런 이제 유치원 때는 꼬마 땅크라고 부르던 것이 학교에 들어가면 소년호로 자연스럽게 인식이 되도록 하는 그런 교육? 그런 노래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홍민 ▶

    이게 좀 약간 역사적인 또 스토리가 좀 있습니다. 과거 한국전쟁 때 워낙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북한이 군수물자를 대기가 매우 어려워졌죠. 그런 과정에서 소년들을 이용을 한 겁니다. 어떤 방식이냐 하면 미군이 대규모 폭격을 했어요. 이 포탄 양이 2차 세계대전에서 떨어진 폭탄보다 더 많다고 해요. 그 폭탄이 불발탄도 있을 테고 여러 가지가 있겠죠. 소년들을 시켜서 그걸 주워 오게 하는 거죠. 주워 와서 그걸 전부 모아가지고 가져가서 다시 북한의 무기를 만드는 용도로 활용을 한 거예요. 그 과정에서 그것이 순조롭게만 이루어지지는 않았겠죠. 불발탄을 잘못 만지다가 폭발해서 죽는 사람도 발생했을 테고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그런 조건에서 소년들을 이용해서 그런 무기 제작이라든가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제 이렇게 소위 최근에 얘기하는 이제 꼬마 땅끄라든가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연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꼬마계획 그런 것도 있었다고 그러던데 그런 것도 하셨겠네요.

    ◀ 나민희 ▶

    엄청났죠. 한 달에 한 번씩 파철, 소년호를 만든다 해가지고 파철 1인당 5kg씩 내야 됐었거든요.

    ◀ 차미연 앵커 ▶

    어디서요?

    ◀ 나민희 ▶

    그래서 파철 수집 내야 되는 날에는 학교 운동장에 파철밖에 안 모였었어요. 애들이 다 파철 이제 갖고 와서 저울 달고 그거 이제 냈는지 확인을 받고 막 이래야 되고 그래서 어떨 때는 그럼 매달 내라고 하니까 파철이 없잖아요. 어디서 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어떨 때는 평양역 안에 애들이 그냥 쫙 풀렸었어요. 파철 내라고 하는 날에는 들어가서 그 기차 부품 뜯어다가

    ◀ 차미연 앵커 ▶

    진짜요?

    ◀ 나민희 ▶

    내는 애들도 있었고 그것도 안 되면 결국엔 부모님한테 돈을 달라고 해가지고 그 돈으로 파철을 사서 내는 경우도 있었고 정말 내라는 게 너무 많았거든요. 뭐 파지, 폐지라고 해서 그것도 내라고 하면 멀쩡히 쓰는 노트를 이제 내는 경우도 있었고 고무 내라고 하면 집에 있는 신발에 이제 그 바닥을 뜯어서 내는 경우도 있었고 보도블록까지던 내라고 해서 밤새 나가서 깔려 있는 보도블록을 막 캐가지고 냈던 그런 적도 있었어요.

    ◀ 홍민 ▶

    그래서 이런 것들이 다양한 사회 현상 차원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제가 북에서 오신 분들을 몇 차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학교 상황들을 듣게 됐는데 너무 이렇게 국가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이 많고 거의 준조세처럼 그냥 세금 내듯이 거의 내야 되는 상황이었고 그런 많은 기여를 한 사람들에게는 이후에 더 많은 출세라든가 좋은 길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제공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이제 이것이 학교 내에서 형성돼 있는 일종의 계급 이런 부분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잘 사는 친구들이나 힘이 있는 친구들은 쉽게 쉽게 이걸 내고 또 한편에서는 잘 못 내는 친구들은 철저하게 그런 걸 못 내서 계속 비판을 받는 방식 그래서 이 계급간의 어떤 구별 짓기랄까요. 주민들에게 굉장히 피로감도 주면서 상당 부분 압박감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아이들한테 애국을 강요하는 운동 요즘 인식으로는 좀 낯설죠. 그런데 과거 우리에게도 비슷한 광경이 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금 보시는 영상은 우리나라의 1975년 모습입니다. 화면 속 방위성금 헌납기라는 이름의 전투기는 아동을 포함한 전 국민의 성금으로 만든 전투기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163억 원이라는 막대한 방위성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투철한 애국 반공투사임을 증명한 것이며…"

    ◀ 차미연 앵커 ▶

    박사님 방위성금 내보셨어요?

    ◀ 홍민 ▶

    예, 방위성금을 내봤죠. 사실 자발적이란 생각은 안들었던 것 같아요. 굉장희 의무적으로 내는 개념으로 이해가 됐는데 박정희 정권에서 자주국방을 캐치플레이로 내세울 때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우리 유명한 백곰 사업이라고 해서 미사일을 제작하는 이제 개발하는 그런 사업들이 이 시기에 시작되는 데 다종의 여러 가지 우리 국산 무기를 만들거나 개발하는 과정에서 돈이 아무래도 필요하겠죠. 사실상 거의 국민들에게 이런 자주국방에 기여를 하라 방식으로 굉장히 많은 선전 작업을 했던 적이 있던 것으로 보여지고요. 이게 이후에 80년대 중 후반쯤에 폐지가 됐는데 이게 폐지가 됐던 이유는 워낙 비리가 많았다라는거에요, 모금 된 액수를 가지고 사용하는 과정, 이용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비리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80년대에 오면서 국가 국력이 상당히 신장하고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굳이 이 방위성금을 별도로 받아야 되느냐 이런 의견들이 나와서 공식적으로 폐기를 하게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정말 오랫동안 이런 방위성금이라는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옛날에는 남한에도 비슷한 운동이 있었다는 거 나민희 씨는 알고 계셨어요?

    ◀ 나민희 ▶

    저도 처음 알았고 좀 많이 놀라운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어떠세요?

    ◀ 나민희 ▶

    남한이나 북한이나 옛날에는 다 이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래도 이제 남한에는 사라졌고 그게 이제 북한은 아직까지도 남아있고 점점 더 그런 것에 의지한다는 게 좀 더 많이 안타까운 사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최근 아동이나 청소년 세대에 대한 사상 교육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데요. 매체 환경이나 정보 접근 수단 같은 게 많이 달라졌잖아요 예전하고는.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 홍민 ▶

    저는 굉장히 형식주의에 머물 거라고 보는 이유가요. 소위 새로운 세대라고 얘기하는 북한 세대와 분들을 굉장히 많이 만나서 인터뷰를 해 봤는데 대체적으로 국가에 의존을 하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굉장히 형식적인 수준에서만 지지를 하고 대체적으로는 자기 사적인 삶을 어떻게 웰빙하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 오히려 더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변화를 과연 이런 선전전을 통해서 과연 대처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저는 상당히 회의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그렇게 보여집니다.

    ◀ 나민희 ▶

    북한에서 가장 좀 슬픈 게 어린 친구들한테 꿈이 뭐냐라고 물어보면 어린 친구들이 군대에 가겠다. 원수님께 기쁨을 드리는 사람이 되겠다. 나의 어떤 행복보다는 그런 걸 얘기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슬픈 일이 아닌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상 교육은 북한이 빨리 좀 변화시켜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요즘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이른바 애국운동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는 모습 살펴봤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제트 세대, 알파 세대도 나이에 어울리는 일상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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