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국 앵커 ▶
추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북한 일부 지역에선 굶어죽은 사람이 있다는 관측이 나올 만큼 식량상황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나흘 동안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농업 문제를 집중 논의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농업 발전에 부정적인 '내적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죠?
◀ 김필국 앵커 ▶
어떤 문제가 지적됐고, 어떤 대책이 나왔는지 최유찬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 리포트 ▶
[조선중앙TV/3월 1일]
"김정은동지께서 전원회의에 참석하시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진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의 안건은 농촌문제, 인민경제계획 수행, 국가재정금융사업 등이었습니다.
식량난, 물자와 에너지난, 재정난 등 경제 전반의 심각한 문제들을 다룬 겁니다.
그중 가장 중점을 둔 건 농업 문제입니다.
[조선중앙TV/전원회의 보도]
"농촌문제를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위업실현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전략적문제로 중시하고"
식량상황이 심각한만큼 나흘간의 일정중 대부분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주관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농업발전을 위해서는 내부의 부정적 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전원회의 보도]
"농촌 발전에 부정적 작용을 하는 내적요인들을 제때에 찾아내어 해소하는 것이 절실한 요구로 나선다고 강조하시였습니다."
회의 내용을 담은 결정서 초안.
제법 두꺼운 자료 표지에는 "절대비밀" 표시가 선명합니다.
김위원장이 말한 부정적 요인, 즉 북한 식량난의 실태와 전반적 문제점, 대책 등이 이 결정서 안에 구체적으로 담겨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회의가 끝난 뒤 주철규 농업상 등 관련 간부들은 농사를 잘 짓지 못한 건 지휘를 못한 자신들의 책임이라며 죄책감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줄줄이 반성문을 냈는데, 그만큼 책임자들에게 대한 추궁과 질타가 이어진 걸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전원회의 보도]
"첫해 사업에서 이룩된 성과와 시정, 극복돼야 할 편향 및 교훈들이 다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상세히 지적됐습니다."
북한이 대략적으로 밝힌 식량생산 증대방안은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개체계 개선과 농기계 확충, 간석지 개간 등 경지면적 확대 등입니다.
이 중 북한이 최근 가장 강조하는 알곡 증산 방안은 새땅찾기입니다.
[조선중앙TV/전원회의 보도]
"국가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또 하나의 중대사는 간석지 개간과 경지면적을 늘이는것입니다."
북한 언론들은 크게는 간석지에서부터 작게는 집 주변의 버려진 땅까지 개간해서 농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신성리의 애국농민'/조선중앙TV]
"땅을 허술히 여기는 것, 땅 타발(투정)을 하는 것을 농사꾼의 제일 큰 죄악으로 여겼습니다."
노동신문은 홍수로 범람한 강,하천을 대대적으로 복구해서 수십정보의 새 땅을 찾고 홍수 피해도 막은 황해북도 곡산군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집중호우나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한 대규모 피해를 막기 위해 2026년까지 관개체계를 완비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조충희/굿파머스 연구소장 (탈북민)]
"관수체계는 어느정도 됐다고 볼 수 있는데, 배수체계가 잘 되지 않아서 해마다 큰물 피해를 많이 입고 있고"
농기계 생산을 대폭 늘릴 것과, 농업과학 기술의 발전도 주문했습니다.
문제는 이번 회의에 나온 이런 과제들이 김일성시대부터 수십년간 해결되지 않은 묵은 숙제들이라는 겁니다.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은 쌀과 밀 위주로 식생활을 개선하고 이모작이 가능한 밀과 보리 농사를 지어 식량 소출을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 회의 관련 보도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의 야심찬 밀.보리 이모작 계획이 작년 심한 봄가뭄 때문에 큰 타격을 받은 겁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연구원 (탈북민)]
"2021년 말부터 시작해서 2022년도에 생산성을 강조를 했는데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거든요 수해 문제라든가 가뭄 문제, 사실 생산량은 가뭄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
대책을 내놔도 먹히기 어려운 북한 농업의 구조적 문제는 깊고 심각합니다.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보리 이모작을 시도했지만 날씨와 기술적 문제때문에 실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천 준설과 관개 설비를 만들려면 장비와 에너지가 부족합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일손도 부족했지만 농기계는 부족한데다가 있는 것도 노후화돼 고장이 잦고, 대북 제재로 부품도 연료도 부족합니다.
[조충희/굿파머스 연구소장 (탈북민)]
"사람 숫자로만 농사를 계속 지어왔고 아직도 북한 농촌에서는 소가 농업생산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농기계 생산을 강조하면서 농기계를 많이 그리고 현대적으로 개조할 때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했고"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기상수문, 농업과학 연구진, 농업기계를 만드는 공업분야 등이 모두 달라붙어 농촌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여전히 특별한 대책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2022년 추수 이후 식량 부족분은 약 100만톤, 북한은 민간에 풀었던 전시비축미를 다시 채우기 위해 농민들과 일반 주민들에게 애국미라는 이름으로 곡식 헌납을 유도하고 양정법을 개정해 국가가 농민들로부터 더 많은 곡식을 싼 값에 수매해 주민들에게 식량을 배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곡식이 절대 부족해 쌀 값이 급등하고, 일부 지역에는 아사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 언론들은 '애국'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합니다.
['애국 농민이 되자'/조선중앙TV]
지금은 나라에 쌀독을 가득채우는 사람이 참된 애국자입니다
애국의 마음을 지니면 없던 농지도 눈에 보이고, 각오만 투철하면 새 땅을 만들어 많은 식량을 생산해 애국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도 식량 문제를 '초미의 문제', '전략적 문제'라면서 현재의 식량난을 걱정하면서도 이를 해결할 외교적인 노력이나 국경개방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
몇해 안에 농업 생산에 근본적인 변혁을 이뤄내기 위한 방법으로 간부들의 노력을 쥐어짜고, 주민들의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
최유찬
농업대책은 절대 비밀? 줄줄이 반성문
농업대책은 절대 비밀? 줄줄이 반성문
입력 2023-03-04 07:37 |
수정 2023-03-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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