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최근 군부대를 확대 개편했죠. 얼마 전 열린 열병식에서도 신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북한의 열병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에서 열병식에 직접 참가하셨던 분 그리고 북한에서 열병식이 열리면 가장 바쁜 분 함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열병식에 직접 참가했던 분을 찾기가 쉽지가 않았는데요. 언제 참가하신 거예요? 그리고 어떤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세요?
◀ 이소연 ▶
저는 북한에서 군 생활할 당시에 1997년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일이었는데 그때 어떻게 다행히 또 부대에서 선출되어서 그렇게 열병식에 처음 참가를 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다행이에요?
◀ 이소연 ▶
아 그때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고 내 앞길이 굉장히 잘 열리겠다.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 이소연 ▶
처음에 가서 9월에 가을에 가서는 참 좋았는데 겨울 내내 훈련을 하다 보니까 얼어 죽을 것 같다. 괜히 왔다.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먹을 게 잘 나오더라고요. 그때 고난의 행군 당시였는데도 먹을 건 열병식 참가자들에 한해서는 잘 줬습니다.
◀ 홍민 ▶
북한에서 열병식은 어떻든 국가적 명절 특히 국가적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건 자신들의 어떤 군사적 위용을 자랑하는 부분도 있고 통치가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고 장대하게 펼쳐지는 어떤 스펙타클을 보면서 굉장히 주민들도 볼거리를 제공하는 측면들, 이게 복합적으로 있는 어떤 의미를 갖고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시각적 효과와 다양한 무기를 동원해서 주민들에게 자긍심 또는 결속의 의미를 상당 부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은 위성사진으로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꽤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서 2월 8일 인민군 창건일에 열병식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김일성 광장에 환하게 불을 밝힌 지난 2월 8일 밤 북한 군인들이 열병식을 위해서 김일성 광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카메라가 담았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창전거리 야경을 배경으로 군인들이 늘어서서 입장을 기다리는데요. 이날 열병식엔 총 60개의 종대가 참가했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야광 조명이 달린 옷을 입은 군인들의 스카이다이빙과 에어쇼까지 빛의 열병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총비서동지, 열병식은 준비되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명예기병종대부터 행진이 시작됐는데 방독면을 쓴 핵화학대대도 등장했고요. 전술 핵 운용부대도 모습을 보였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예전에 참가하셨던 그 열병식과 비교해 보면 어떠세요?
◀ 이소연 ▶
저희는 구식이었고 지금은 신식이 됐다라고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데 야간에 한다는 것은 상상도 안 했습니다. 또 제가 참가했던 입장에서 군인들을 보니까 다리 각도가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저만 고생했구나. 군기가 빠졌나 싶은데 사실은 저희는 90도 들었습니다. 또 한 가지 제일 중요한 건데 저희 때에는 김정일이가 저희 열병식에 나오냐 안 나오냐 이걸 사실 밑에 사람들 저희는 몰라요. 근데 김정은은 매번 다 나옵니다. 요즘 보니까. 이런 부분들이 서로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김필국 앵커 ▶
2020년 처음 심야 열병식을 한 뒤로 이번이 다섯 번째 야간 열병식이라고 하는데요. 밤에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홍민 ▶
아무래도 시각적 효과죠. 야간에 했을 때 각종 조명을 사용할 수 있는 부분들, 그리고 또 그것을 통해서 화려하게 뭔가 전시적으로 디스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기기 때문에 아마 그런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야간에 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또 하나는 좀 긴 맥락에서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보여주고 있는 여러 행보 중에 하나는 뭐냐 하면 대외적으로 어떻게 내가 보여지느냐 또는 우리 국가가 어떻게 보여지느냐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집권한 이후 제일 먼저 한 게 뭐냐 하면 국제 비행장을 제일 먼저 제일 증축하는 거였고 도시를 다 개발해가지고 거리를 엄청나게 크게 조성한다든가 이런 부분들이 다 자신이 통치한 성과들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되고 보여지느냐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건데 열병식도 그런 일환으로 볼 수 있고요. 또 일각에서는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4.27 판문점 선언이죠. 2018년에 이 당시에 판문점에서 야간에 행사할 때 벽에다가 벽면에다가 파사드를 쏴서 굉장히 멋있는 장면이 연출됐었는데 아마 거기에서 북한 지도부가 상당 부분 야간 효과가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굉장히 느꼈다 라는 얘기를 하고요. 그런 행사를 통해서 그것이 갖는 선전성, 이런 것에 대해서 굉장히 주목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 열병식에서는 신형 무기보다 더 주목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입니다.
"중앙위원회 비서들이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 잡았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주애의 모습이 상당히 여러 차례 카메라에 잡혔는데요. 북한 방송은 존경하는 자제라고 호칭하면서 치켜세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사실 북한에서 열병식은 후계자가 모습을 드러내는 행사가 되기도 합니다. 2010년에는 당시 후계자 김정은이 깜짝 등장했었죠.
"경애하는 장군님께 끝없는 영광 드리며 열병대오가 나아갑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육성이 처음 공개된 곳도 바로 열병식장이었습니다.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있으라."
◀ 김필국 앵커 ▶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게 김정은 위원장의 백마 바로 뒤에서 김주애 말이 열병 행진을 이끈다 이런 장면이 있었는데요. 이 장면뿐만이 아니라 최근 김주애가 자꾸 부각이 되면서 후계자설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홍민 ▶
물론 보여지는 이미지 상에서 김주애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맞긴 맞는데 이게 바로 후계자로 연결된 만큼의 어떤 증거가 되느냐 라고 측면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데요. 그 이유는 뭐냐 하면 북한에서 지금까지 후계 구도들이 일정한 패턴을 갖고 있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군내 통솔을 해야 되는 군 통솔자가 되는 거고 최고 사령관이 되는 거기 때문에 계급장을 달아야 됩니다. 그 계급장을 달기 위해서 사전에 군 경력을 쌓는 부분이 있는데 과연 김주애의 역량이 그 정도가 될 수 있느냐 위상이 될 수 있느냐 부분이 있고 또 하나는 결정적으로 김주애가 만약에 후계자가 됐을 경우에 그 다음 후계자를 우리가 생각을 해볼 수 밖에 없거든요. 다음 김주애 후계자는 그러면 김 씨가 아닌 사람이 돼야 된다는 얘기가 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군 행사를 통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국가가 안전해졌다. 그리고 우리 미래 세대가 더 안전해졌다 라는 사실 메시지를 주고 싶어 하는 건데 그 어떻든 젊은 세대, 미래 세대의 아이콘으로서 김주애가 갖는 이미지를 굉장히 활용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좀 더 우리는 지켜보고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차미연 앵커 ▶
지금 말씀하신 대로 북한 당국이 열병식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입장이라면 여기에 직접 참가하는 군인들 그리고 실제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 이소연 ▶
저희가 열병식 참가하고 집에 딱 가면 그때 당시에는 열병식 복장이 따로 있었습니다. 빨간색 포인트도 주고 색깔도 약간 연한 카키 계열로 해서 그 복장을 입고 딱 집에 가면 온 동네가 잔치를 해줍니다. 아 저 집 딸이 열병식 참가했다 왔는데 이러면서 주민들에게 군인이 주고자 하는 이러한 나라 자신들이 지켜준다는 이러한 군인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아마 그러한 열병식은 그냥 군인들이 나와서 행진한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주민들에게 이러한 군이 있고 지도자가 있음으로 인해서 굉장히 안정감이 있는 이러한 나라를 만들어갈 거라는 이러한 메시지도 같이 주는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열병식은 또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받기도 합니다. 새로운 무기나 부대를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인민의 안녕을 믿음직하게 지켜가고 있는 방역전선의 전초병들 비상방역종대입니다."
◀ 차미연 앵커 ▶
2021년 열병식에서 선보였던 북한 비상 방역 종대 모습입니다. 주황색 방역복을 입고 있어서 마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을 보듯 인상적이었죠.
◀ 김필국 앵커 ▶
이 행사에선 전략무기 대신 트랙터와 소방차가 열병 행진을 하기도 했죠. 군견 수색 종대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리고 올해 열병식에서도, 어김없이 신무기와 새로운 부대가 공개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고체연료 ICBM으로 보이는 무기와 이를 전담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대도 등장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열병식 볼 때마다 궁금한 게 있는데요. 저 무기들 저기 나오는 무기들 다 진짜일까요?
◀ 홍민 ▶
네. 대체적으로 진짜로 봐야 되는 게 맞습니다. 물론 목업이라고 해서 소위 모형으로 만든 경우를 우리가 간간히 추정하는 것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번 열병식에도 맨 마지막에 등장한 소위 발사관 안에 아예 포장이 된 상태에서 등장한 것이 있는데요. 이게 고체형 ICBM을 정하는 추정하는 물체인데 이런 경우에는 외부 내부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아마 개발을 하겠다 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약간 외관만 씌운 상태에서 내보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완전히 가짜로만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대체적으로 이렇게 등장시켰다는 것은 지금 개발을 열심히 한다, 할 거다 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 보통 1년 내에 보통 실험용으로 공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굉장히 예의주시해서 봐야되는 부분이죠.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열병식이 끝나면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번 열병식을 보면서 향후 북한의 행보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합니다.
◀ 홍민 ▶
앞으로 아마 계속적으로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고요. 북한의 무기 실험이 계속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요. 그 무기 실험에 어떻든 중간에 자신의 개발 성과를 전시하는 하나의 전시장처럼 열병식이 계속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7월 27일이 정전협정 체결일인데 북한이 이 시기에 70주년이라고 정주년이라고 하죠. 그래서 아마 전승절 행사를 매우 크게 할 거고 아마 이때 열병식도 같이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올해 9월 9일이죠. 공화국 창건일 75주년입니다. 그래서 올해 굉장히 정주년으로 국가 행사를 해야 되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이 행사 때마다 아마 열병식 내지는 열병식에 준하는 무기 공개들이 상당 부분 이뤄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 이소연 ▶
제가 참가했던 열병식보다 지금은 굉장히 화려해지고 멋지게 지금 장식을 많이 해서 변화된 열병식을 봤는데 저는 그냥 북한에서 온 탈북민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 사회가 열병식만큼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것까지 같이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열병식 왜 힘들게 자꾸 하나 싶기도 한데요. 어찌 보면 무대와 관객이 있는 공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열병식의 정치학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죠. 메시지를 잘 읽고 필요한 대비도 적절히 해야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문정실 작가
문정실 작가
열병식 참가 여군이 본 김정은 시대 열병식
열병식 참가 여군이 본 김정은 시대 열병식
입력 2023-03-04 07:49 |
수정 2023-03-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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