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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 특별 주문 "시부모 잘 모셔라"

북한 여성 특별 주문 "시부모 잘 모셔라"
입력 2023-03-11 07:44 | 수정 2023-03-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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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북한에선 이날을 국제부녀절이라 부르면서 중요하게 기념하는데요.

    실제 북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삶은 어떨까요?

    ◀ 차미연 앵커 ▶

    방송에 비치는 모습만 보면 김정은 시대 들어 김여정 현송월, 김주애까지 부각되는 여성이 제법 많이 보이긴 하는데요.

    가정이나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당국이 여성들에게 주문하는 특별한 역할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북한 곳곳 광장에 모여 춤을 추고, 오락을 즐거기나 공연도 관람합니다.

    운동장에서는 이어달리기와 널뛰기 등 다양한 체육대회도 열렸습니다.

    [조선중앙TV/3월 8일]
    "여성들을 가정의 꽃, 나라의 꽃으로 내세워주는 여성존중의 우월한 사회주의 제도에서"

    북한은 3월 8일 국제부녀절, 즉 세계 여성의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크게 기념합니다.

    이날만큼은 남편이 아내에게 아침밥을 해주고, 아내와 여성 동료들에게 꽃과 선물을 주기도 합니다.

    [정강철/북한 국가과학원]
    "3월 8일은 우리 여성들에게 하루밖에 없는 명절아닙니까? 한달전부터 준비하다가 오늘 이렇게 나왔는데, 판매원이랑 토론해보니까 화장품을 제일 좋아한다고 합니다."

    북한 방송은 이런 모습이 사회주의 제도에서만 누릴 수 있는 여성들의 권리이자 자부심이라고 선전합니다.

    실제로 북한 여성들은 북한 사회 내에서 어떤 지위를 누리고 있을까?

    지난해 처음으로 공개된 북한의 기록영화..

    "기록영화 노래~"

    김정은 위원장의 뒤로 백두산 기마 행군에 나선 4 명중 단 한명 조용원 노동당 비서를 제외하고는 리설주와 김여정, 그리고 현송월까지 모두 여성입니다.

    대미 외교의 실세 최선희는 우리의 외교부 장관격인 외무상에 올랐고, 김여정과 함께 국무위원도 겸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김정은 위원장의 어린 딸 김주애가 고위 간부들보다 앞선 위상으로 미사일 발사장, 열병식장, 건설 착공식장까지 누비고 있습니다.

    다음 최고지도자는 여성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여성이 세력을 거느린다는 것도 상상을 할 수가 없습니다. 김주애가 등장을 했을 때 북한 주민들 그 누구도 후계자로는 상상을 하지 않고 있고요. 그러나 일부 고위층에서는 김주애의 후계자 설이 확산되고 있다는 그런 첩보도 있고요."

    그러나 TV화면에 보이는 것과 달리 실제 북한 여성들의 정치 참여수준은 미미합니다.

    2년 전 8차 당대회때 참석한 당 간부와 대표자 중 여성 비율은 10%에 그쳤습니다.

    당이나 내각의 책임자 지위에 오른 인물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당과 국가가 여성에 대한 배려와 시혜를 베풀고 있다면서 여성들은 가정과 사회 각 분야에서 헌신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난 8일 여성의 날 북한 텔레비전 방송입니다.

    "여성은 꽃이라네~~"

    텔레비전은 여성 의사, 연구사, 과학기술 전문직, 여군, 심지어 도로변 화단관리나 공원 청소를 하는 여성들의 희생과 헌신을 부각시키면서 그게 다 지도자와 당, 국가의 덕을 많이 봤기 때문에 당연히 할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한원옥/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 연구사]
    "공민으로서 책임있게 응당 해야할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에서는 저를 공훈과학자로, 박사로 내세워줬습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사회가 많이 분화되고 변화하면서 여성들이 예전처럼 젠더화(성별화)된 노동현장들 주로 경공업과 같은 현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테리(지식분야) 같은 계층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도 있는 것이고"

    시대에 뒤진 가부장적 주문도 공공연히 등장합니다.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여성들이 주부, 며느리, 아내, 어머니로서 시부모를 잘 모시고 남편과 자식이 국가와 사회 앞에 본분을 수행할 수 있게 정성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자식 여섯을 낳아 모두 군대에 보낸 여성의 사례를 들며 자식을 많이 낳아서 군대에 보내는 것이 최고의 애국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김영희/북한 서성구역 주민]
    "우리집에서 제일 큰 자랑은 입대증입니다. 그 중에서 우리 맏아들은 제대하고 현재 5명이 군사복무중입니다."

    심지어 자기 가족이 아닌 사회적 약자들, 전쟁노병, 상이군인, 주변 고아들을 국가 대신 돌보는 일도 여성 몫으로 인식됩니다.

    [박춘화/북한 룡포혁명사적관장]
    "최고사령관(김정일) 동지께서 저의 두손을 다정히 잡아주시면서 '동무가 부모없는 아이들을 데려가 키웠지?' 이것부터 물어보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북한에서도 젊은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 가정생활에 대해 예전처럼 순종적이지 않습니다.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아이를 많이 낳는 것도 이게 다 나의 책임이고 나의 의무이고 굉장히 어려운 일이구나' 이런 의식이 굉장히 팽팽해진 것으로 보여요. 지금 합계 출산율도 굉장히 떨어지는 추세이고요 여성들의 변화하는 의식을 (북한) 체제가 어느정도 통제하고 조율해야 된다는 필요성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경제난은 여성들에게는 더 큰 부담이 더해집니다.

    세탁기, 청소기는 커녕 온수조차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것도, 당국의 식량 배급이 끊어지면, 장마당에 나가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것도 여성들이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마당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공장, 기업소보다는 경제적인 수입이 매우 높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장마당에 의존하는 정도도 커질것이고, 따라서 여성들에 대한 기대도 훨씬 커질 수 밖에 없죠."

    북한은 자신들이야말로 일찌감치 여성 해방을 이뤘고, 여성은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로 대우받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여성들은 권위주의와 가부장적 분위기 속에서 국가에 충성하면서 일터와 가정 그 어떤 것도 소홀함이 없는 슈퍼우먼이 되기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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