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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할 수 없는' 북러회담 거래명세서

'공개할 수 없는' 북러회담 거래명세서
입력 2023-09-16 07:39 | 수정 2023-09-1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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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결국 만났습니다.

    4년 5개월 전의 만남과는 양국 정상의 처지도 또 회담 의제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국제사회 시선은 북러 양국이 무기 거래나 또 다른 차원의 군사적 협력을 하기로 했는지에 쏠렸는데요.

    일종의 거래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국제사회가 우려했던 위험한 거래가 정말 이뤄진 건지, 이번 회담이 불러올 파장을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각종 회담에 자주 지각하는 걸로 악명높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분이나 먼저 도착해 전용열차로 3박 4일을 달려온 김정은 위원장을 웃으며 맞습니다.

    이들이 만난 곳은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러시아의 로켓과 인공위성 첨단 기술이 집약돼 운영되는 시설로 우주 탐사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이게 보조까지 포함해서 8미터네? 어떻게?"
    <네 맞습니다>

    김정은은 푸틴과 함께 로켓 단지를 돌아보며 여러차례 질문을 하는 등 큰 관심을 드러냈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우주 강국의 심장부와 같은 이 발사장에서 상봉의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우주강국의 현주소와 앞날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후 두 정상은 배석자 확대회담과 일대일 회담, 그리고 만찬까지 4시간 가량을 함께 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오늘 회담에서 우리는 경제 협력 문제, 인도주의 성격의 문제, 그리고 지역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위원장은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맞서 성스러운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우리는) 시종일관 러시아 정부께서 취하시는 모든 조치에 전적인 지지를 표명해왔고..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공동선언문도 없었고 정상회담에 대한 별도 기자회견도 없어 양국 정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공개되면 안되는 민감한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4년여 전 회담 당시 김정은을 수행한 이들이 주로 외교 라인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리병철 박정천 등 군 수뇌부가 대거 포진했고, 북한 재래식 포탄 생산 책임자인 조춘룡 군수공업부장 등이 동행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군수공업부장부터 강순남 국방상, 해공군 사령관 등 김정은 위원장 수행단의 절반 혹은 절반 이상이 군부 인사들이거든요. 많은 분야에 걸쳐서 논의가 되겠지만, 러시아가 원하는 건 탄약과 재래식 전쟁의 수행에 필요한 소모품들이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당장 필요한 무기를 공급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반대 급부를 제공하기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푸틴이 김정은을 우주기지로 초대해 북한의 위성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을 적극 드러낸 만큼 그 반대급부는 정찰위성 등에 필요한 핵심 기술일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이) 군사정찰 위성 발사도 실패했고, 그런 상태에서 한국에 대해서 특히 한미 연합자산에 대한 정보 우위를 달성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인공위성을 획득함으로써 결국은 군사정찰 위성을 통해서 그들의 정보 감시 정찰 능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 김정은이 전투기 공장과 잠수함 등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가 들어선 콤소몰스크나아무레도 찾은만큼 이와 관련된 협력 논의가 이뤄졌을 거란 관측도 나오고, 식량지원이나 노동자 파견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오갔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구체적인 합의는) 북한의 탄약과 러시아의 식량 지원이라고 볼 수가 있고요. 아마 이 거래는 물밑에서 이미 성사가 됐을 거다."

    4년여 전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인한 외교적 고립을 타개하려던 김정은이 푸틴에게 손을 내밀었다면 지금은 궁지에 몰린 푸틴이 먼저 손을 벌린만큼 북한이 원하는 쪽으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지원 능력을 손을 내민 거거든요. 그러니까 갑을 관계가 4년 전에 비해서 완전히 바뀌었죠."

    미국은 푸틴이 국제적 왕따에게 지원을 구걸하고 있다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매슈 밀러/미국 국무부 대변인]
    "일 년 반이 지나 수만 명의 군사를 잃고 수십억 달러를 쓰고 난 뒤에, 지금 푸틴을 보세요. 김정은에게 도움을 구걸합니다."

    북러간 무기 거래와 협력이 현실화된다면 국제 안보 질서의 근간인 유엔 안보리 체제가 흔들리고, 북한이 핵 미사일 능력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될 거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상당히 우려스럽죠. 러시아의 첨단 기술로 북한이 무장을 하게 된다면 미국 본토까지 위험해지거든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계속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선을 넘으면 북한을 무장시켜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기술을 줄 수 있다는 걸 암시하는 거거든요."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전략전술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견해일치를 이뤘다고 자평했습니다.

    [조선중앙TV/9월 14일]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위협과 도발, 강권과 전횡을 짓부시기 위한 공동전선에서 두 나라사이의 전략전술적협동을 더욱 긴밀히 하고 강력히 지지연대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김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해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양국의 밀착은 갈수록 고도화될 전망입니다.

    통일부는 북러 군사협력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며 불법적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은 실제 무기 거래가 이뤄진다면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강력 경고했습니다.

    [존 커비/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
    "만일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를 추진하기로 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적절히 대처할 것입니다."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는데 맞서 북한과 러시아가 한층 밀착하고 나서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진영 간 대립과 갈등은 당분간 더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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