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통일전망대
기자이미지 최유찬

김주애 등장 1년 북한 후계구도 분석

김주애 등장 1년 북한 후계구도 분석
입력 2023-12-02 07:42 | 수정 2023-12-02 08:54
재생목록
    ◀ 김필국 앵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공개 석상에 등장한 지 이제 1년이 넘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후계자다, 아니다 여러 관측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그사이 김주애에 대한 북한 매체의 표현은 눈에 띄게 달라졌고 우리 정부 인식도 좀 바뀐 듯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10여 차례에 걸친 김주애의 공개 활동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또 북한의 후계구도는 어떻게 될지 최유찬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데니스 로드먼/북한 방문행사, 평양체육관(2014년 1월)]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함께 농구 경기를 관람하며 친밀감을 과시하던 미국의 전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

    김주애의 이름이 처음 알려진 건 2013년 방북 당시 김정은의 딸을 안아봤다는 그의 인터뷰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2022년 11월,

    [조선중앙TV/화성-17형 발사보도]
    "역사적인 중요 전략무기 시험발사장에 사랑하는 자제분과"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김정은은 딸의 손을 잡고 나타났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김주애는 1년여 동안 19차례에 걸쳐 북한 매체에 등장했습니다.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 착공식 같은 경제 분야 행사도 있었지만 19번 중 16번이 군사 분야였습니다.

    어제도 김정은과 스타일을 맞춘 듯 가죽 코트에 선글라스를 끼고 공군 시위비행을 관람하는 장면이 보도됐습니다.

    패딩을 입고 아이같은 모습으로 처음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서서히 옷차림이나 머리 스타일도 성숙해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김주애가)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존경을 받기 힘들죠. 북한은 여전히 유교의 사상이 굉장히 깊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김주애의 성숙도 그런 것들은 일종의 경험과 나이를 좀 부각하려고 하는"

    가장 큰 변화는 호칭과 의전입니다.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시작한 북한 매체는 존귀하신에 이어 존경하는이란 수식어까지 쓰며 김주애를 호명했습니다.

    열병식에선 김주애의 백마가 등장했고, 심지어 노동당 최고위 간부들이 모셨다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북한 건군절 열병식 보도/2023년 2월]
    "당중앙위원회 비서들이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잡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란히 주석단 특별석에 앉는가 하면 군부 실세였던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무릎을 꿇고 귓속말을 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김주애가 처음 등장한 날인 11월 18일은 미사일 공업절로 지정됐고, 심지어 김일성이나 김정일 등 선대 지도자들보다도 이른 나이에 기념우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0살 전후에 김씨 일가가 우표에 나온 것도 처음입니다. 한두 장이 아니고 시리즈 전체 대부분에 김주애 모습이 들어있다는 건 김주애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기획이지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등장 초기만 해도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는 건 무리라는 견해가 다수였지만 최근엔 후계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잇따릅니다.

    [김영호/통일부 장관 2023년 10월]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행보를 본다고 한다면 그런(후계자) 가능성도 열어놓고 봐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얼마 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평양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정찰위성 발사를 자축하는 강연회에서 '조선의 샛별 여장군'으로 김주애를 불렀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확인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지만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주애가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북한이 보여준 모습이 김주애를 여장군으로 키우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후계자로서의 어떤 지위를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려는 조짐으로 해석할 수가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을 별에 빗댄 표현으로 신격화하고, 김정은 또한 김대장으로 호칭하며 우상화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란 겁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찰위성 발사 기념강연에서 간부들이 후계 구도를 공개적으로 거론했을지가 의문이라며, 말이 와전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현실적으로는 팩트상 이게 확인이 좀 필요한 부분이 있다. 전언한 자체가 상당히 오염되거나 왜곡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지난 2017년 당시 국정원은 김정은에게 2010년생 아들과 둘째인 김주애, 그리고 성별이 확인되지 않은 2017년생 셋째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김주애의 공개 행보 이후 첫째가 김주애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과 함께 2017년 생 자녀가 아들일 거라는 관측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북한이 4대 세습 의지는 분명히 했지만 아직 후계 구도를 확정적으로 말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후계자로서 확정이라기보다는 후계 구도 속에 김주애가 들어있다. 백두혈통이 4세대까지 간다.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런 차원의 행보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김정일이 외부에 공개된 건 38살 때였고, 김정은은 20대 중반에 김정일이 건강이 나빠진 후 공개됐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노출돼버리면 원활한 학습 교양이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또 경호 문제에도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오히려 비공개를 통해서 후계자를 제대로 교육시킨 뒤에 오픈하는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봐야되겠습니다."

    또 부계 세습으로 이어진 북한 권력 구조상 딸이 권력을 이어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군 지휘권이라든가 핵 통제권을 가져야 되는 부분에서 어떤 부분들, 이런 것들이 대부분 젠더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북한이) 거의 남성 중심적인 후계론을 갖고 있었거든요."

    다만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대내외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김주애 띄우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화성-17로 대변되는 절대무기를 통해서 미래 세대에게도 안녕과 웃음을 준다는 의미를 부여했거든요. 그래서 여전히 김주애는 미래 세대를 상징하는 그런 의미도 분명히 갖고 있다고"

    이제 겨우 열살 남짓된 김주애가 정말 후계자가 될지, 또다른 결과로 이어질지 북한의 미래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