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리포트
허무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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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하우스의 비극, '죽기 전 사과만이라도'…할머니들의 작은 바람
레드하우스의 비극, '죽기 전 사과만이라도'…할머니들의 작은 바람
입력
2014-08-30 09:29
|
수정 2014-08-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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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필리핀의 한 시골마을에는 필리핀 소녀들의 한이 담긴 빨간색 건물, 이른바 '레드하우스'가 있다고 합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소녀들을 짓밟은 비극의 현장입니다.
허무호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필리핀의 시골마을 마파니케에는 할머니들만의 공동체가 있습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가족을 잃고, 한날 한자리에서 몹쓸 짓을 당한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할머니들은 취재진을 마을 입구의 특이한 건물로 안내합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빨간색 2층 건물, 이른바 '레드 하우스'로 불리는 곳입니다.
일제가 막바지로 몰려가던 1944년 11월 23일.
일본군들은 이날 밤늦게 마을에 있던 여자 어린이 90명을 이곳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 필라 가랑/피해 할머니 ▶
"일본 군인 2명이 여기 이 방에서 내 옷을 벗기고 나를 차례로 성폭행했어요. 나는 그때 겨우 13살이었어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 수아레스/필리핀 변호사 ▶
"정말 충격적인 사실은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제일 나이 많은 아이가 15살이었고, 9살짜리도 있었다는 거예요."
90명 피해 할머니들은 이후 모두 고아로 살아야 했습니다.
일본군들이 곧바로 마을의 나이 든 여자와 남자들을 총칼로 모조리 살육했기 때문입니다.
◀ 나르시사 클라베이라/피해 할머니 ▶
"일본군이 우리 부모님과 언니 2명을 죽였어요."
상당수 피해 할머니들이 고령으로 숨지고 이제는 30여 명만 남았습니다.
할머니들이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필리핀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미온적입니다.
◀ 리카일다 대표/릴라 필리피나 ▶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조국의 자존심을 내팽개쳤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탄핵하려 합니다."
성범죄 증거는 곳곳에 널려 있는데 일본은 필리핀에서도 사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 할머니들 역시 눈을 감기 전에 적절한 보상과 함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는 것이 유일한 바람입니다.
월드리포트 허무호입니다.
필리핀의 한 시골마을에는 필리핀 소녀들의 한이 담긴 빨간색 건물, 이른바 '레드하우스'가 있다고 합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소녀들을 짓밟은 비극의 현장입니다.
허무호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필리핀의 시골마을 마파니케에는 할머니들만의 공동체가 있습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가족을 잃고, 한날 한자리에서 몹쓸 짓을 당한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할머니들은 취재진을 마을 입구의 특이한 건물로 안내합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빨간색 2층 건물, 이른바 '레드 하우스'로 불리는 곳입니다.
일제가 막바지로 몰려가던 1944년 11월 23일.
일본군들은 이날 밤늦게 마을에 있던 여자 어린이 90명을 이곳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 필라 가랑/피해 할머니 ▶
"일본 군인 2명이 여기 이 방에서 내 옷을 벗기고 나를 차례로 성폭행했어요. 나는 그때 겨우 13살이었어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 수아레스/필리핀 변호사 ▶
"정말 충격적인 사실은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제일 나이 많은 아이가 15살이었고, 9살짜리도 있었다는 거예요."
90명 피해 할머니들은 이후 모두 고아로 살아야 했습니다.
일본군들이 곧바로 마을의 나이 든 여자와 남자들을 총칼로 모조리 살육했기 때문입니다.
◀ 나르시사 클라베이라/피해 할머니 ▶
"일본군이 우리 부모님과 언니 2명을 죽였어요."
상당수 피해 할머니들이 고령으로 숨지고 이제는 30여 명만 남았습니다.
할머니들이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필리핀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미온적입니다.
◀ 리카일다 대표/릴라 필리피나 ▶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조국의 자존심을 내팽개쳤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탄핵하려 합니다."
성범죄 증거는 곳곳에 널려 있는데 일본은 필리핀에서도 사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 할머니들 역시 눈을 감기 전에 적절한 보상과 함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는 것이 유일한 바람입니다.
월드리포트 허무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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