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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동물학대 금지' 코끼리 없는 서커스…갈 곳 잃은 동물들

'동물학대 금지' 코끼리 없는 서커스…갈 곳 잃은 동물들
입력 2015-03-28 09:19 | 수정 2015-03-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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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커스에서 관객들을 사로잡는 동물들의 묘기는 종종 동물 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키곤 하죠.

    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동물 서커스를 금지시켰는데, 이번엔 갈 곳 없게 된 동물들이 버려져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지상 최대의 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불꽃이 터지고, 무희들의 화려한 춤이 이어집니다.

    다양한 춤사위에 이어, 염소와 말이 등장해 재주를 부리고 강아지가 고리를 뛰어넘자 관중석이 달아오릅니다.

    절정의 순간, 드디어 서커스의 주인공 코끼리가 등장합니다.

    코로 친구의 꼬리를 잡고 줄줄이 등장하더니 누웠다 앉았다,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농구공을 골대에 집어넣은 묘기까지 선보이자, 어린이들은 열렬히 환호합니다.

    그러나 이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코끼리들은 어릴 때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브리타니 피트/PETA 대변인]
    "서커스 코끼리의 삶은 끔찍해요. 평생 쇠사슬에 묶여 살고 말을 안 들으면 쇠꼬챙이로 맞아요."

    화려한 무대 뒤에서는 조련사들이 줄지어 가는 코끼리가 빨리 걷지 않는다고 때리고, 가만히 서 있는데도 콧등이나 입을 마구 때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서커스 측은 동물 학대 혐의로 수억 원의 벌금을 물었고, 관객들도 등을 돌렸습니다.

    [스티브 하트맨/관람객]
    "코끼리들은 갇혀 살고 쇠사슬에 끌려다니는 대신 더 나은 삶을 살 권리가 있어요."

    결국, '지상 최대의 쇼' 측은 2018년부터 코끼리를 서커스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서커스에 출연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통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멕시코 시티 인근의 벌판.

    작은 천막 아래 얼룩말과 낙타가 모여서 풀을 뜯고 있습니다.

    우리에 갇힌 백호와 치타도 하릴없이 어슬렁거립니다.

    얼마 전까지 불타는 고리를 통과하고, 관객들로부터 과자를 받아먹으며 서커스에서 재주를 부리던 동물들입니다.

    [알바레즈/전국 서커스 연합 ]
    "근처 반경 1km 안에서만 서커스 8곳이 문을 닫았어요."

    멕시코에서는 오는 7월부터 동물 서커스가 전면 금지되는데, 동물 없는 서커스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벌써 전국 7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미 갈 곳을 잃은 동물들만 4천여 마리.

    아직은 서커스에 남아있어도, 언제 버림을 받을지 모르는 처지입니다.

    [살리나스/의원]
    "정부가 문제를 더 키웠어요. 이 동물들은 갈 데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요."

    멕시코 정부는 일부 동물은 동물원으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생색내기용 동물 보호 정책에 뒷북만 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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