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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물건을 때려 부수며 마음에 쌓인 화를 푸는 '분노 방'

물건을 때려 부수며 마음에 쌓인 화를 푸는 '분노 방'
입력 2016-07-10 14:57 | 수정 2016-07-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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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세계 곳곳에선 이른바 '분노 방'이 인기라는데요.

    돈을 내면 물건을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술 수 있는데요.

    쌓인 울분과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는 취지지만 폭력성만 키운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 리포트 ▶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사람들이 방망이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더니 집기들을 사정없이 때려 부숩니다.

    머그컵이나 접시는 물론 텔레비전이나 복사기 같은 전자제품도 순식간에 박살 내 버립니다.

    방 안의 물건을 실컷 때려 부수며 마음에 쌓인 화를 푼다는 일명 '분노 방'입니다.

    [조이 밤/'분노방' 고객]
    "피곤하지만 즐겁고 후련하고 웃음이 나요. 내가 치우지 않아도 되고요."

    요금은 15분에 6만 원, 적지 않은 돈이지만 한 방에 분을 풀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나 러시아 일본에서도 분노 방이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분노 방은 진짜 가정집처럼 꾸며졌습니다.

    보호장구를 착용한 고객들은 탁자나 옷장을 사정없이 부숩니다.

    분노 방을 찾는 손님들은 사람과 부딪히며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른바 '감정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크리스티앙/미용사]
    "폴란드에서 큰 미용실을 운영하는데,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웃어야 해요."

    이혼한 사람들은 물론 평범한 가정주부도 주요 고객입니다.

    [베이커/'분노방' 주인]
    "이혼한 사람이 가장 많고, 남자보다 여자 손님이 더 많아요."

    손님들은 한바탕 부수고 나면 속이 후련해진다고 하지만, 심리학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트스타인/심리학자]
    "쉽게 화내고 흥분하는 사람은 분노 방에서 더 분노를 키울 수 있어서 추천하지 않아요."

    특히 분노 방을 찾는 게 습관이 되면 폭력에 중독돼 다른 곳에서도 폭력을 휘두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캐서린/콜롬비아대 심리학 교수]
    "여기서 물건을 때려 부수다 보면 집에서도 화가 날 때 물건을 부술 수 있어요."

    스트레스를 쉽고 빠르게 해소하려고 분노 방에 의존하기보다는 운동이나 상담 등 보다 건강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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