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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페타' '피멘'의 투쟁 방식

'페타' '피멘'의 투쟁 방식
입력 2017-03-26 15:54 | 수정 2017-03-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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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쿠바의 아바나 거리에 상추로 만든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등장했습니다.

    채식을 권장하는 동물보호단체의 퍼포먼스였는데요.

    눈길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런 시위에 꼭 여성들의 벗은 몸을 이용해야 하는 건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쿠바의 올드 아바나 거리.

    해변도 아닌데 초록색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합니다.

    비키니 차림의 젊은 여성들이 대로에 나타나자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단순한 수영복이 아니라 상추 잎으로 꾸며진 비키니입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페타' 회원들이 채식을 권장하기 위해 상추로 만든 비키니를 입은 겁니다.

    [소조/'페타' 회원]
    "채소와 과일, 곡류만으로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어요. 오히려 더 건강해져요."

    사실 상추 비키니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채식 홍보용 의상으로는 안성맞춤이어서 페타 회원들이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미국의 유명 여가수까지 상추 비키니를 입고 거리에 나와 팬들과 기념촬영을 해 화제가 됐습니다.

    [코트니 스터든/가수]
    "인간과 동물, 사회에 채식이 최선입니다. 채식주의자가 됩시다!"

    이처럼 주목을 받기 위해 페타 회원들은 온몸을 활용합니다.

    패션쇼가 열리면 비키니 차림에 악어 탈을 쓴 페타 회원들이 등장하고, 대형 신발 상자 안에 팬티만 입은 여성들이 누워 피를 흘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악어를 비롯해 동물 가죽으로 된 모든 제품을 반대한다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겁니다.

    심지어 동물 털이나 가죽으로 된 옷을 입지 말자며 알몸 여성들이 영하 20도의 혹한에 피켓 시위까지 벌입니다.

    ['페타' 회원]
    "가죽을 입을 바에 벌거벗고 다니겠어요. 잔인한 동물 가죽 제품을 구매하지 마세요."

    이런 시위 방식 때문에 너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페타' 측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애슐리/'페타' 회원]
    "그러지 않고는 언론의 관심을 얻지 못해요. 그래서 선정적 광고를 이용합니다."

    '페타'처럼 온몸을 던져 여성해방을 주장하는 여성 단체 '피멘'도 가슴을 드러내는 시위 방식 때문에 비슷한 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트럼프나 러시의 푸틴, 프랑스의 르펜 등 우파 정치세력이 여성들을 억압하고 있다며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시위때마다 가슴을 노출한 채 등장합니다.

    [셰브첸코/피멘 대표]
    "벗은 몸은 정치적 도구입니다. 우리 몸은 가부장제가 아닌 여성해방을 위해 쓰입니다."

    '페타'나 '피멘'의 투쟁 방식이 여성을 눈요깃거리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이 적지 않지만, 이들은 사회적 관심을 끌려면 온몸을 무기로 싸울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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