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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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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풀영상] [단독]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는?

[뉴스풀영상] [단독]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는?
입력 2019-03-18 19:43 | 수정 2019-03-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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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방학 때마다 부실한 석면 제거 공사가 되풀이 하면서 학부모들은 애가 탑니다.

    공사가 끝나도 석면 가루는 여전히 날리다보니까 3월 중순인데, 아직 개학을 못한 학교도 있습니다.

    석면,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1군 발암 물질이죠.

    그만큼 아이들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저희는 시작부터 잘못된 우리 교육 현장의 석면 관리 행정을 오늘부터 연속 보도합니다.

    지금 보시는 건 석면 지도라고 합니다.

    석면이 학교 건물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이렇게 빨갛게 칠해놓은 건데 학교는 정부가 인증한 전문업체에 맡겨서 이런 지도를 반드시 그려야 합니다.

    저희 보도의 초점은 이 석면 지도에 엉터리가 많다는 겁니다.

    MBC 탐사기획팀이 확인한 엉터리만 전국에 최소 4백개 학교입니다.

    그 실태부터 먼저 보여드리는데 저희는 오늘 모든 보도에서 학교 이름을 실명으로 언급합니다.

    먼저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창신초등학교.

    석면지도를 들고 학교를 찾았습니다.

    석면지도에 붉은색으로 빗금 친 3층 창신반딧불도서관 안과 밖 천장이 석면자재입니다.

    한 층 위에 있는 영어교실도 그렇고 1층 식당 출입구 쪽 복도도 마찬가집니다.

    뚫려있는 구멍을 막았거나 금이 간 부분은 덧대놓는 등 파손된 석면자재를 임시로 보수해놓은 흔적들이 천장 곳곳에 눈에 띕니다.

    이렇게 석면지도만 봐도 건물 대부분에 석면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도는 지난해 새로 고친 겁니다.

    2013년 첫 지도와 비교해봤습니다.

    다시 그린 지도엔 본관 1층 천장 곳곳이 빨간데도, 첫 지도엔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

    2층도, 3층도, 4층도, 5층도, 6층도 마찬가집니다.

    첫 지도가 오류투성이였던 겁니다.

    추가로 드러난 석면자재만 본관동 지상층 전체와 창고동 국악실까지 7,700제곱미터가 넘습니다.

    석면인 줄 몰랐으니 멀쩡한 천장인 줄 알고 재작년 겨울방학 땐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석면천장을 뜯어냈습니다.

    [서울창신초등학교 당시 석면안전관리인]
    "냉난방공사를 했었죠. 무석면인 줄 알았으니까. 방학 때 근무했으니까 저희가 (석면을) 마셨겠죠. 저희도 지금 당황스러워요. 진짜."

    위험한 공사를 한 학교는 또 있습니다.

    재작년 냉난방기 시설 공사를 한 인천송림초등학교입니다.

    본관 천장만 석면이고, 신관은 아니라던 석면지도가 엉터리였던 겁니다.

    엉터리 지도가 빼먹은 신관 석면 천장은 2,846제곱미터.

    석면인 줄 몰랐으니 공사 뒤처리 때도 석면이 남았는지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인천남부교육지원청 시설공사 담당]
    "그냥 청소하고 청소기로 (먼지) 빨고 그랬겠죠…불안해서 죽겠어요."

    학부모 대표들은 취재진을 통해서야 석면을 건드린 사실을 알았습니다.

    [인천송림초등학교 학부모 대표]
    "석면인데 (냉난방기를) 다 교체를 한 거야? 아니 모르고 했던 거잖아."

    공사 직전에야 엉터리 석면지도를 눈치 챈 학교도 있습니다.

    서울등서초등학교입니다.

    석면지도에 천장 1,390제곱미터가 빠져있었던 겁니다.

    [서울등서초등학교 교직원]
    "(냉난방) 공사를 하러 오신 분이 보니까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해서 다시 검사를 했어요. 그때 (석면 천장이) 발견이 된 거예요."

    석면 천장에 하얀 도배지를 바르고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서울등서초등학교 교직원]
    "도배를 다 했어요. 안 떨어지게. (석면) 가루가 안 떨어지게."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착수한 검증 과정에서 엉터리 지도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1천 제곱미터 넘게 석면자재를 빼먹었던 초등학교만 꼽자면, 서울은 경복, 등서, 송화, 윤중, 경기 연무, 인천 건지, 대전 유성초입니다.

    서울의 봉현, 흥인초 등 교실은 물론, 경기 계수초 등 저학년 아이들이 방과 후 장시간 머무는 돌봄교실에서도 추가로 석면이 확인됐습니다.

    밥을 먹거나 조리하는 급식실도 지금까지 몰랐지만 실제론 석면구역으로 드러나 경기 일죽초, 경남 칠원초 등 석면지도가 수정됐습니다.

    MBC 탐사기획팀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확인한 엉터리 지도는 지금까지 전국 397개 학교에 이릅니다.

    검증 속도가 더딘 지역도 많아 엉터리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 앵커 ▶

    저희가 이 문제에 주목하는 건 결국 건강 때문입니다.

    석면으로 인한 환자나 사망자 중 20대는 11명, 석면의 잠복기가 10년 이상인 걸 감안하면 초중고등학교 때 노출이 의심됩니다.

    교사 출신도 18명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이든 교사든 절반 정도가 석면 광산이나 공장 근처에 산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럼 어디를 의심해야할까요 학교라고 단정지을 순 없어도 분명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석면 지도 만들고 이렇게 관리 매뉴얼도 2백 페이지 넘게 두툼하게 만들어놨습니다.

    내용을 좀 볼까요?

    석면 학교는 6개월마다 부서진 데가 있는지, 석면 가루가 날릴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해야 하고 제거할 때는 경고 표지도 붙이라고 돼있습니다.

    그런데 석면 지도가 엉터리면 이런 매뉴얼 있으나 마나겠죠.

    그리고, 그 피해는 아이들과 교사들 몫입니다.

    이어서 정동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남아있던 석면을 모두 제거해 지난 2016년 무석면학교가 된 서울윤중초등학교입니다.

    그런데 다 없앴다던 석면자재가 지난해 1,661제곱미터 대거 확인됐습니다.

    첫 석면지도를 그릴 때 뭉텅이로 빼먹은 걸 뒤늦게 알아차린 겁니다.

    올해 1월에야 고친 석면지도를 보면 본관 1층부터 2층 1학년 교실, 3, 4층 거의 모든 층 천장이 석면자재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석면인 줄 몰랐으니 관리도 엉망이라 4층 석면 천장 곳곳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1학년 1반 등 사실상 전학년 교실과 튼튼이방, 전교어린이회의실 천장 등 모두 29곳이 비슷한 상태였습니다.

    매뉴얼대로라면 즉시 보수해야 하지만, 석면인 줄 몰랐으니 방치돼왔던 겁니다.

    또 매뉴얼대로라면 노랑 바탕에 붉은 글씨의 경고문도 붙여야 하지만,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현재 사정은 어떤지 확인하려고 했지만, 학교 측이 출입을 막아섰습니다.

    [서울윤중초 교직원]
    "학교 나름대로 우리가 이걸 판단해서 이걸 취재할 것이냐 말 것이냐 결정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예요."

    매뉴얼이 무용지물이 된 학교는 또 있습니다.

    서울경복초등학교입니다.

    지난 2015년 석면을 다 제거하고 무석면학교가 됐지만, 애초 석면지도에 없던 석면이 지난해 2천제곱미터(2,446제곱미터) 넘게 확인됐습니다.

    그것도 석면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분무잽니다.

    [서울경복초 교직원]
    "딱딱하게 붙어있기 때문에 오히려 건드리는 게 더 해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매뉴얼대로라면 분무재는 "약간의 충격에도 석면이 날릴 수 있고 석면 농도가 높아 상대적인 위험성이 매우 커 우선 제거" 대상입니다.

    이런 분무재가 본관 2, 3, 4, 5층 교실 아이들 머리 위에 4년 넘게 방치됐던 겁니다.

    [서울 경복초 학부모]
    "(아이들이) 숨을 얼마나 들이쉬고 내쉬고 하는데 걔네들이…좀 그러네요."

    석면인 줄 모르고 공사를 했다면 사정은 더 심각해집니다.

    서울창신초등학교와 인천송림초등학교가 그런 경웁니다.

    매뉴얼대로라면 석면 제거를 할 때는 벽과 바닥을 비닐로 촘촘히 감싼 뒤 오염된 공기를 차단하는 음압기를 설치하고, 공사 전엔 가루가 안 날리도록 습윤제도 뿌려야 하고, 공사가 끝나면 학교에 석면이 남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지만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창신초 냉난방기 교체 업체 직원]
    "'여기는 당연히 무석면 학교다'라고 인지를 하고 공사를 한 거였죠. 석면 자재로 돼 있는 경우는 날릴 수밖에 없는 거죠."

    게다가 석면이 있는데도 무석면학교로 교육청의 인증까지 받고나면 석면 안전을 관리하는 전담자를 따로 둬야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김현욱/가톨릭대 보건대학 교수]
    "아이들 같으면 뭐 공 던지거나 신발 던지거나 막 그러면 깨지기도 하고 그런데, 거기에 석면이 있다고 그러면 이제 고스란히 노출이 되는 것이고…"

    무석면학교로 잘못 인증받은 학교는 부산 내성초, 인천 건지초, 대전 유성초, 강원의 남산, 대포초 등 현재까지 확인된 곳만 45개 학교, 해당 교육청은 최근 무석면 인증을 무더기로 취소했습니다.

    엉터리 석면지도가 드러난 건데, 무석면이었다 석면이었다 오락가락하는 사이 아이들은 석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 앵커 ▶

    어쩌면 지금 보실 게 저희 보도의 본론입니다.

    석면 지도가 엉터리인 학교가 수두룩한데, 정작 학생도 학부모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학교가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고 공개한 것도 00 학교, 세모 학교 이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수개월 동안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석면지도가 엉터리로 확인된 전국 397개 학교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합니다.

    이 명단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서유정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 리포트 ▶

    석면지도 오류가 확인됐는데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지 않은 학교들에 이유를 물었습니다.

    [인천용유초 석면안전관리인]
    "지도를 홈페이지에 올려야 된다는 규정이 있어요? 이것을 일단 올려야 된다는 것을 몰랐어요."

    [서울공연초 석면안전관리인]
    "제가 그것을 미쳐 몰랐었네요. 관리자를 처음 하다보니까…"

    재조사한 석면지도만 올려놓은 채 내막을 밝히지 않은 학교도 많습니다.

    [송정초등학교 석면안전관리인]
    "특별히 알려야될 필요성을 못느꼈거든요. (오류가) 큰 부분은 없었어요."

    학교 석면 담당자인 석면안전관리인조차 "석면 관련 공사나 조사 내용을 학부모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매뉴얼을 모르고 있는 겁니다.

    [이용진/순천향대 천안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장]
    "'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물질, 비산 위험성이 있으니까 조심하십시오'라는 경고를 해줘야 돼요.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게 그런 문구를…"

    MBC뉴스 모바일과 홈페이지를 통해 석면지도 오류 학교 명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명단은 2015년 교육부 용역연구와 2018년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난 석면지도 오류 학교 명단에 대한 MBC탐사기획팀의 1차 취재에 이어, 17개 시도교육청과 176개 교육지원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와 개별 학교 취재를 통해 확보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 앵커 ▶

    그러면, 이번 엉터리 석면지도를 취재한 백승우 탐사기획팀장에게 몇 가지 질문 더 해보겠습니다.

    백기자.

    석면 문제가 사실 굉장히 오래된 이슈인데, 학교 석면지도…교육부가 왜 갑자기 들여다보는 겁니까?

    ◀ 기자 ▶

    네, 이유를 알면 더 기가 막힐 겁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가 발단이었는데요.

    감사원이 학교 백여개를 뽑아서 석면지도를 검증했더니 한 20% 정도가 오류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4년 전인 2015년에도 교육부가 용역을 통해 검증했는데, 그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교육부가 2015년에 석면지도에 문제 있다는 걸 알았는데 손 놓고 있다가 감사원 적발 때문에 움직인다는 거네요.

    ◀ 기자 ▶

    네, "업무 태만"이다, 그러니까 알면서 뭉갰다는 게 감사원 판단인데요.

    담당자를 징계하고, "나머지 학교들도 다 검증하라"는 감사원 지적이 있자, 그제서야 뒤늦게 움직인겁니다.

    ◀ 앵커 ▶

    늘 그렇지만…그때 문제를 해결했더라면 엉터리 지도 믿고 엉뚱하게 석면 제거하는 일 없었다는 거네요.

    자 탐사기획팀이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 397개를 공개했는데, 이게 지금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릴까요.

    ◀ 앵커 ▶

    네.

    ◀ 기자 ▶

    마찬가지로 MBC뉴스 모바일과 인터넷으로도 지금 확인할 수 있는데요.

    먼저 서울을 볼까요.

    엉터리 석면지도 학교가 112곳입니다.

    그런데 올해도 추가 검증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2차 검증을 검토 중인 지역을 빨갛게 표시해봤는데요.

    서울, 대전, 부산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1차 검증이 진행 중인 지역은 노랗게 표시했는데요.

    훨씬 더 많습니다.

    거의 전국 대부분입니다.

    올해 말이 돼야 검증이 끝난다는데, 엉터리 숫자는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자, 또하나 들여다봐야 할 게 있습니다.

    엉터리 석면지도를 작성한 업체들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인증까지 한 업체들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예산도 12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엉터리 지도, 누구 책임인지 내일 따져보겠습니다.

    ◀ 앵커 ▶

    교육부도 이제 심각성을 알았다면 급하게라도 대책을 내놨겠죠?

    ◀ 기자 ▶

    네, 크게 보면 두가지입니다.

    먼저 모든 건물을 석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조심하라는 거고요.

    또 석면을 제거할 때엔 한 번 더 조사해봐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석면지도 믿지 말라는 겁니다.

    석면지도 검증에 급급하다보니까 석면지도가 엉터리로 있는 동안 어딜 엉터리로 공사했는지, 그런 실태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조심하라, 믿지 말라는 게 지금 현재 교육부 대책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상황, 결국 누구 책임인지 내일 다시 따져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백승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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