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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어느 세무대 설립자의 창의성

손령 기사입력 2018-05-09 07:33 최종수정 2018-05-09 17:00
웅지세무대 동영상 강의 사립대학교 부당노동행위 부실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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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지세무대 설립자는 어떤 유형?

누군가를 고발하는 취재를 하다 보면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만납니다. 크게 세 부류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읍소형. 사실관계를 시인하고 상황의 불가피함을 설명합니다. 잘못했다며 한 번만 눈감아달라고, 보도를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합니다. 피해자에게 사과도 합니다.

무대응형. 취재에 응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떠한 사실관계도 확인해주지 않습니다.

적반하장형. 본인이 잘했다고 주장하며 제보자 색출에 주력합니다.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운운합니다.

기자도 사람인지라 응대에 따라 기사 톤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려 노력합니다. 감정을 배제하면서도 나쁜 취재원들을 응징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취재를 더 열심히 하는 것. 이번 아이템은 세 번째 유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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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 싫은 애들은 당연히 그런 이야기를 하죠"

취재는 웅지 세무대 교수와 학생들의 제보로 시작됐습니다. 대학 설립자인 송 모 씨가 자신의 대학 강의 동영상을 학교에 다시 팔아넘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법은 누가 봐도 황당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송 씨는 자신이 대학에서 한 수업 내용을 학교 시설을 이용해 녹화한 뒤 자신이 만든 동영상 제작업체에 넘깁니다. 그리고 해당 업체는 그 영상들을 다시 학교에 팔아 돈을 받습니다. 혹은 다른 업체에게서 돈을 빌린 다음, 그 회사의 영상을 학교에서 사도록 해 결국 학교가 돈을 대신 갚아주도록 합니다.

이런 수법으로 2008년부터 6년 동안 108억 원을 챙기다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집행 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집행유예 기간이지만 똑같은 짓을 반복했습니다. 대법 선고로 이사장에서 내려와야 했지만 얼마 뒤 자신의 아내를 총장으로 내세워 더 치밀하게 범행을 꾸몄습니다. 선고 이후 최근 3년간만 이렇게 빼돌린 돈만 40억 원. 학생들에게는 공짜로 동영상 강의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교비에서 나간 것이었습니다. 학생 1인당 연간 1백만 원을 주고 대학에서 동영상 강의를 들은 셈입니다. 올해 초 검찰은 이 내용으로 기소했지만 송 씨는 이 같은 행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송 씨는 동영상 강의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증언에 대해 이렇게 대답합니다. "공부하기 싫은 애들은 당연히 그런 이야기를 하죠". 반성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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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가 사람을 채용을 할 때 절차 자체를 꼭 지켜야 될 건 아니고요"

교수들조차 반발했습니다. 명분뿐 아니라 절차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교수들은 강의 폐강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월급을 줄였습니다. 한 달 월급이 25만 원에 불과한 교수들도 있었습니다.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는 교직원에게는 사표를 받았습니다.

아내를 총장으로 내세운 것도 모자라 친인척들을 교직원에 채용했습니다. 제대로 된 절차도 없이 겸임 교수 16명을 임용했습니다. 한 사람당 2~3천만 원씩 받았습니다. 빌린 것처럼 차용증까지 써주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회계사 출신다웠습니다.

검찰은 채용 대가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송 씨를 기소했습니다. 노동부도 월급 삭감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송 씨가 취재진에게 한 답변을 봤을 때 송 씨의 상황 인식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정식 인터뷰로 카메라로 녹화까지 되고 있었지만 주저함은 없었습니다. "사립대학이 사람을 채용을 할 때 절차 자체를 꼭 지켜야 될 건 아니고요." 반성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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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투서질 하지 말고. 다니기 싫으면 나가. 기자 죽여 버릴 거야. 인생 다 끝났어."

2004년 개교 이후 각종 공무원 시험에서 높은 합격률을 자랑하던 학교는 최근 4년 연속 대학평가 최하 등급과 함께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면서 퇴출 위기에 몰렸습니다. 구성원들은 송 씨가 학교 경영에 간섭하면서부터 학교가 몰락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구성원들의 바람은 단 하나였습니다. 학교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고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만 놔두라는 것. 학생과 교수들이 언론에 제보를 한 이유도 그것이었을 겁니다.

▶ [뉴스데스크 영상 보기] 대학 설립자 '갑질'…수업 대신 동영상

하지만 MBC 보도 이후 송 씨의 반응은 믿기 어려웠습니다. 송 씨는 강의 시간 학생들 앞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늘어놓습니다. "이상한 투서질 하지 말고 다니기 싫으면 나가. 너희들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래. 정상적인 학생이면 창피해서 그거 안 올려. 제 얼굴에 침 뱉는 거야. 기자, 죽여 버릴 거야. 가만 안 놔둬. 인생 다 끝났어." 중간 중간 섞인 욕설은 자체적으로 걸러내겠습니다. 교육자로서 수업 시간 학생들 앞에서 쓸 수 있는 단어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에 대한 협박도 이어졌습니다. 기사를 통해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법적 대응과 함께 언론중재위 제소도 예고했습니다. 반성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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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이나 영장 기각한 법원, 검찰 "매우 이례적"

집행유예 기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송 씨에 대해 검찰은 구속영장을 두 차례나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비슷한 사건들과 비교했을 때 송 씨의 구속 영장이 기각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송 씨가 전관예우 효과를 노려 지난해 검찰 최고위직에서 퇴직한 변호사를 선임한 결과라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구속은 되지 않았지만 송 씨의 혐의들이 범죄가 되는지는 재판을 통해 결정될 것입니다. 또 재판은 늘 그렇듯 공정하게 치러질 것입니다. 물론 재판 결과 무죄가 나온다면 송 씨는 법적으로 반성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송 씨는 반성을 하게 될까요? 아니면 법망을 피해 같은 짓을 앞으로 반복하게 될까요. 이번 사건만큼은 어떤 결론이 날지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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