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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성범죄] 말도 행동도 '멀쩡해' 보였지만…"전혀 기억 안나"

[약물성범죄] 말도 행동도 '멀쩡해' 보였지만…"전혀 기억 안나"
입력 2019-05-28 20:28 | 수정 2019-05-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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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같은 약물 성 범죄 피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최근 독일에서는 현지 방송사가 직접 투약 실험까지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MBC 취재진이 독일을 찾아가서 당시 실험을 주관했던 의료진들을 만났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년 전 독일의 한 방송사가 제작한 GHB, 이른바 '물뽕' 실험 영상입니다.

    [갈릴레오TV 방송 中]
    "이 약품(물뽕)을 투약할 경우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저희가 실험을 해봤습니다."

    독일에서도 약물 성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현지 여기자가 병원을 찾아 직접 투약 실험을 진행한 겁니다.

    [갈릴레오TV 방송 中]
    "GHB는 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성분을 의료진 감독 하에 실험해보려 합니다."

    물뽕이 든 술을 한 모금 마셨다는 가정하에, 2밀리리터를 투여하자 곧바로 반응이 나타나더니,

    [클레어 웰커/기자]
    "서서히 (술에 취한) 기분이 느껴지네요."

    곧이어 혼자 횡설수설하기 시작합니다.

    [클레어 웰커/기자]
    "침대 의자를 옮겨주시겠어요? 아 네… 좋아요. 음…"

    한모금 더 마신다는 가정하에 약을 추가로 투여했습니다.

    눈이 조금씩 풀리긴 했지만, 주변 사람과 정상적으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어머니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도 또렷이 대답하고, 직접 어머니 이름을 손에 적기도 합니다.

    [클레어 웰커/기자]
    "물론이죠. 제 어머니는 레데니아입니다. 레디라고 불러도 됩니다."

    잠시 후 잠이 든 여기자.

    6시간이 지나 깨어 났는데, 아무 것도 기억해내지 못했습니다.

    [클레어 웰커/기자]
    "의식이 없던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서 기분이 안좋네요. 가야한다 나가야한다는 의지가 있더라도 실행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겁이 나네요."

    당시 실험을 진행했던 성형외과 의사 압신 파테미 박사.

    파테미 박사는 물뽕을 투여하면 몽유병 환자처럼 일시적으로 뇌기능이 정지된 상태에서 자유의지를 상실한다고 밝혔습니다.

    [압신 파테미/독일 성형외과 전문의]
    "물뽕을 다량 투약해도 사람은 느리지만 걸을 수 있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뇌가 작동한 것이 아니고 자유의지 또한 상실된 상태입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종속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압신 파테미/독일 성형외과 전문의]
    "외부에 보이는 행동이 정상적이더라도 사고 능력을 상실한 것입니다. 다시말해 누군가 끌고간다면 끌려가고, 누군가 저기에 앉으라고 하면 그곳에 앉게 됩니다."

    파테미 박사는 물뽕을 과다 투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성범죄에 해당 약물을 사용하는 건 살인 행위와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출처 : 독일 Galileo TV, 영상취재 : 서두범, 영상편집 : 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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