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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남편 살릴 수 있었는데…'헛발질'에 범행 계속

前 남편 살릴 수 있었는데…'헛발질'에 범행 계속
입력 2019-09-26 19:54 | 수정 2019-09-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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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되면 고유정 사건은 연쇄 살인 사건으로 다뤄야 할지 모릅니다.

    고유정이 의붓아들과 전 남편, 이 둘을 살해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특히 고유정의 범행 수법은 전 남편 사건을 꼭 빼닮아서 경찰이 의붓 아들 사망 사건을 제대로 수사했다면 전 남편 사건은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어서 박윤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고유정의 의붓아들 홍 군이 숨지기 전날 밤, 경찰은 고유정이 카레와 음료에 수면유도제를 넣어 홍 씨 부자에게 먹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벌어진 '전 남편 살인사건' 당시 고유정이 수면 효과를 내는 '졸피뎀'을 사용한 것과 유사합니다.

    홍 군이 사망하기 며칠 전 고유정이 '질식사'와 관련된 단어를 검색한 것도 전 남편을 살해하기 전 '뼈 무게' 같은 단어를 찾아본 것과 비슷합니다.

    3개월이라는 시차가 있을 뿐, 거의 동일한 방식입니다.

    특히 홍 군이 사망할 당시 집 안에는 고유정과 홍 씨, 두 명만 있었습니다.

    "외부 압력에 10분 이상 눌려 질식사했다"는 국과수 부검 결과가 나온 5월 1일 이후라도 두 사람을 제대로 수사했다면, 같은달 25일 벌어진 고유정의 전 남편 살인은 막을 수도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부실했습니다.

    사건 초기 고유정이 홍 군의 베개와 피 묻은 이불을 버리는 바람에 경찰은 핵심 증거물을 눈앞에서 놓쳤습니다.

    [이정도/홍 씨측 변호사]
    "(고유정이) 객관적 증거 자료는 많이 버렸고 그래서 확보를 하지 못한 부분이 있고, 결국 그렇게 돼서 정황 증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잖아요."

    또 지난 6월 고유정이 체포된 직후, 경찰은 홍 씨 머리카락을 3센티미터만 잘라 분석을 의뢰해 수면제 성분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홍 씨 몸에서 검출된 수면유도제 성분은 그 뒤 검찰에서 별도로 채취한 체모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경찰은 고유정이 홍 씨의 잠버릇을 언급한 문자를 토대로 애초 홍 씨의 과실 치사 가능성에 지나치게 무게를 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정도/홍 씨측 변호사]
    "(경찰이) 뒤늦게 자신들의 실수를 덮기 위해서는, 덮으려고 하기에는 지금껏 확보한 증거도 거의 없는 상황이고…"

    결국 경찰은 직접 증거 확보엔 실패한 채 정황증거 위주로 고유정을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이때문에 고유정이 범행을 부인할 경우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취재 : 박동혁 / 영상편집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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