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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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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의 무게] 임대차보호법① 해외 선진국도 임대료 규제?

[팩트의 무게] 임대차보호법① 해외 선진국도 임대료 규제?
입력 2020-06-12 11:42 | 수정 2020-06-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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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의 무게] 임대차보호법① 해외 선진국도 임대료 규제?
    사실은, 무겁습니다. 팩트의 무게.

    지난 9일, 박주민 의원을 대표로 22명의 의원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세입자의 계약 갱신 권한을 명문화하고, 임대료도 5% 넘게 올리지는 못하게 상한을 둬 세입자를 보호하는 취지의 법안입니다.

    제안 이유를 보면 해외의 임대차 안정화 정책이 나옵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미국의 뉴욕, LA, 워싱턴 DC 등"을 예로 들면서 이들 국가들이 임대차 갱신제도, 표준임대료나 인상률 상한선을 두는 등 임대차 갱신-공정임대료·분쟁조정제도-인상률 상한선 체계의 임대차 안정화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팩트의 무게] 임대차보호법① 해외 선진국도 임대료 규제?
    1. 독일

    먼저 독일입니다. 독일에서 임대차계약을 주로 규율하는 법안은 민법입니다.

    임대차계약 최단 기간은 1년으로 보고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기한이 없는 계약관계로 체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임차인이 계속 거주할 의사만 있다면 종신계약도 가능하고요.

    우리나라에서처럼 '2년 동안 집을 임대하겠다'는 식으로 기간에 제한을 두려면 앞서 말한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집주인이나 가족이 그 집을 이용해야 하거나, 철거나 수리를 해야하는 경우, 노무의무자(자신의 직원)에게 빌려주기 위한 경우 등입니다. 박주민 의원이 이번에 발의한 개정안에 나온 '재건축, 실거주' 사유와 비슷하죠?

    임대료는 기본적으로 집주인과 세입자의 합의로 결정되는데, 인상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3년에 20% 넘게 올릴 수 없고요, 주정부의 판단에 따라 인상률을 15%로 더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거난이 심한 곳에서는 아예 처음 계약할 때 정하는 임대료도 규제할 수 있는 조항이 지난 2015년에 생겼다고 합니다. '지역상례적 비교임대료'를 정하고 이보다 10%를 초과하여 월세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조항입니다. 면적, 건축년도 등에 따른 일종의 일람표가 있는데 예를 들어 이 일람표를 보니 들어가려는 집의 보통 월세가 5백유로 수준이라고 하면 550유로 이상으로 월세를 책정하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팩트의 무게] 임대차보호법① 해외 선진국도 임대료 규제?

    출처 : www.stadtentwicklung.berlin.de

    즉 세입자의 '계속거주권'이 강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프랑스

    프랑스는 '임차관계 개선을 위한 법률'을 중심으로 임차인에 대한 보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임대차 기간을 보면요, 세입자가 자연인, 즉 일반 사람인 경우에는 최소 3년, 법인인 경우에는 최소 6년의 임대차 기간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보다 짧은 계약기간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이보다 긴 기간만 인정됩니다.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려면 세입자는 만기가 되기 3개월 전까지 해지 의사를 통보하면 되고요, 반면 집주인은 6개월 전까지 세입자에게 해지 의사를 통보해야 합니다. 해지통보는 등기우편, 공증 등의 엄격한 형식을 거쳐야만 유효하다고 합니다.

    연장을 하지 않으려면 정당한 사유도 있어야 하는데 집주인이나 가족이 그 집에서 살아야 하는 경우, 세입자가 월세를 연체하거나 주거가 아닌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이웃에게 큰 피해를 주는 등 세입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 등으로 한정됩니다.

    임대료 인상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국가통계경제연구원이 소비자물가지수를 고려해서 분기마다 기준임대료지수를 발표하는데, 이 지수를 초과해서 임대료를 인상시킬 수는 없습니다. 또 프랑스에서도 주거난이 있는 인구 5만 명 이상 지역에는 임대료 상한과 하한을 정해 임대료 자체를 규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할 때 이전 세입자가 내던 임대료도 계약서에 적게 해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방지하는 장치를 두고 있기도 합니다.

    3. 영국

    영국의 사정은 약간 복잡한데요, 1988년 제정된 주택법이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그 이전에 체결된 계약은 규제를 받지만 그 이후 체결된 계약은 규제를 거의 받지 않습니다.
    [팩트의 무게] 임대차보호법① 해외 선진국도 임대료 규제?
    먼저 규제를 받는 임대차 계약의 경우, 독일이나 프랑스와 비슷하게 세입자가 보호를 받습니다. 계속 집에 머무르려는 세입자를 내보내려면 법원의 판단이 있어야 합니다. 법원은 세입자가 다른 집으로 이사갈 수 있다면 (적절한 대체주거) 계약을 종료시킬 수 있고, 집을 훼손하거나 월세를 연체하거나 이웃에게 큰 피해를 준 경우에도 계약 종료를 명할 수 있습니다.

    공정임대료 (fair rent) 개념도 있습니다. 시장 가격을 기초로 주택 연한, 집의 상태, 가구 등 추가로 제공되는 옵션 등을 고려해 결정됩니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임대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감정평가청에 소속된 임대료 사정관이 나와서 공정임차료를 산정하게 되는데 그러면 집주인은 이 공정임대료 이상으로는 월세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또 세입자가 사망하면 배우자가 계약을 승계하는 등 세입자의 권한이 높은 수준으로 보호받습니다.

    하지만 1988년 법안 이후, 즉 1989년 1월 이후 맺은 임대차 계약은 별다른 임대료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임대료 산정 위원회가 있기는 하지만 시장의 시세를 따르도록 돼있어 규제 효과가 있는 편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4. 미국

    미국은 일종의 모범안이라고 할 수 있는 '통일 주택임대차법'을 기반으로 각 주별로 각자의 임대차 관련 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임대료 규제가 가능한 주는 뉴욕, 뉴저지, 워싱턴DC, 캘리포니아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정안 제안 이유에 나온 뉴욕주의 경우를 살펴보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집주인은 본인이나 가족이 세를 줬던 집에 들어가 살려고 하는 경우, 재건축을 해야하는 경우 등에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독일, 프랑스 등과 비슷합니다.

    임대료 규제는 뉴욕도 약간 복잡합니다.

    먼저 1947년 2월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에는 임대료 상한제가 적용됩니다. 2년마다 최대기준임대료가 고시되는데 그 기준 안에서 월세를 정해야 합니다.

    1947년부터 74년 사이에 지어진 공동주택 일부에 대해서는 임대료 안정화 조치가 적용됩니다. 집주인에게 재산세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대신 시세 이하로 월세를 받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네 국가의 임대료 규제 제도를 표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팩트의 무게] 임대차보호법① 해외 선진국도 임대료 규제?
    이상 해외의 임대료 규제를 정리해봤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임대료 규제 법안을 논의한다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팩트의 무게였습니다.

    **위 기사는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소성규, 이도국, 이춘원, 이홍렬, 오승규 (2017).
    "주택 및 상가건물임대차 관련 선진국의 주요 법적 규율과 그에 대한 사회문화적 배경 등에 대한 연구"

    국회입법조사처 정책보고서 제33호, "국내외 민간임대주택시장제도의 현황과 시사점"

    이종덕 (2018), "임대차계약의 해지와 곤궁한 주택임차인의 보호 필요성 - 독일민법 제574조의 항변권을 중심으로"

    정은아 (2018), "미국 뉴욕의 주택 차임 규제 제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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