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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이문현

[스트레이트] 코·턱뼈 부러진 '대안학교 집단폭행'‥선생님이 시켰다?

[스트레이트] 코·턱뼈 부러진 '대안학교 집단폭행'‥선생님이 시켰다?
입력 2022-08-20 09:00 | 수정 2022-08-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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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이트] 코·턱뼈 부러진 '대안학교 집단폭행'‥선생님이 시켰다?
    충남 금산군에 있는 한 기독교 대안학교. 작년 6월 1일 밤 10시가 넘은 시각, 사건이 터졌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 학생 6명은 운동장으로 고등학교 1학년 김현우(가명)군을 불러내 집단폭행했습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가해학생 1명이 피해자 현우의 다리를 잡고 몸으로 눌러 움직이지 못 하게 한 후, 다른 4명이 현우를 발로 여러번 찼습니다.

    또 '엎드려 뻗쳐' 자세를 하게 하고 등을 발로 밟거나, 발로 머리를 차기도 했습니다.

    [김현우(가명)/집단폭행 피해자]
    "(도망가다가) 운동장 거의 중앙쯤으로 갔는데, (잡혀서) 거기서 이제 엎드려뻗쳐를 했죠.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되냐' 그랬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라는 말이 들리고‥OO형이 턱을 찼어요.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턱을 차서 머리가 땅에 박혔죠. 말하기가 그때부터 힘들어져서‥ㅁㅁ형이 '얘 턱 나간 것 같다' 했는데, OO형이 '엄살 부리면 뒤진다' 이러고‥"

    결국 현우는 이 사건으로 턱과 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스트레이트] 코·턱뼈 부러진 '대안학교 집단폭행'‥선생님이 시켰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가해학생 6명에게 공동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들을 가정법원 소년부로 보냈습니다.

    소년부로 가면, 처벌보단 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범행 내용과 피해 정도를 고려하면 엄히 처벌해야 하지만, 소년들을 건전하게 자라도록 하는 게 옳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스트레이트] '교사 지시'로 후배 집단 폭행? 수상한 대안학교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398114_28993.html


    ■ 학생들 간의 단순 폭행사건? 이게 취재거리인가?

    이번 취재를 시작하면서 여러 취재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입니다.

    물론 얼핏보면, 이번 사건은 그동안 종종 뉴스에서 볼 수 있는 학생들간의 폭행사건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잘 들여다보면 학교의 수상한 대응부터 경찰의 부실 수사까지, 의문스러운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특히 밤 늦은 시간 가해학생들이 '왜 현우를 때렸을까?' 이 의문이 경찰 수사에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취재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 선배들의 집단폭행, 누가 지시했나?

    도대체 고2학생 6명은, 그 늦은 시간에 왜 현우를 불러내 집단폭행했을까요? 코와 턱을 부러뜨릴 정도의 원한관계가 있었던 걸까요?

    현우에게 물어보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맞은 이유는 따로 있다고 했는데요.

    바로 '선생님의 지시'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때린 이유를 가해학생에게 직접 들었다고 합니다.

    검찰 공소장에도 집단폭행 이유가 '현우가 선생에게 버릇없는 행동을 했기 떄문'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설마 선생님이 폭행을 지시했을까?'라는 의문, 저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꼼꼼히 살펴보면 의심가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이날 수업시간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공소장에 적힌 '이 선생님'은 누구일까요?
    [스트레이트] 코·턱뼈 부러진 '대안학교 집단폭행'‥선생님이 시켰다?
    사건이 발생한 작년 6월 1일. 그날 오전 컴퓨터실에서 있었던 영어 수업시간으로 시간을 되돌려보겠습니다.

    현우는 스포츠 선수를 몰래 검색하다, 우OO 선생에게 들켰습니다.

    [김현우(가명)/집단폭행 피해자]
    "선생님이 '이럴거면 나가라'고 하시길래 나가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이제 막으시는 거예요. 선생님이 막고 계속 벽 쪽으로 밀치시니까‥"

    우OO 선생은 이렇게 현우를 벽으로 2~3번 밀쳤고, 현우도 목소리 높여 대들었다고 합니다. 현우는 수업이 끝난 뒤 선생에게 사과했고, 우OO 선생도 현우를 안아주며 사과를 받아줬습니다.

    하지만 그날, 점심시간에 만난 2학년 선배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실제로 폭행이 일어났습니다. 현우는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께 사과도 드렸는데, 형들에게 맞는 게 이해가지 않아 '내가 왜 맞아야 하냐'라고 물어봤더니, 가해학생 중 한명이 '선생님이 시켰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병원으로) 선생님 차에 실려가기 전에‥OO형이 '이거 선생님이 시켰다', '그리고 형들이 널 사랑해서 그러는 거다' 이렇게 말했어요."

    경찰에 제출된 현우 군의 자필 진술서엔 '선생님과 이야기가 다 끝났는데, 왜 내가 혼이 나야돼라고 (가해자에게) 물었더니, (가해자가) 선생님이 너 혼내도 된다라고 했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또다른 학부모도, 사건 다음날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대안학교 학부모 (작년 6월 2일, 사건 다음날)]
    "우OO 선생님 말로는 '너네들이 선배니까 좀 규율을 잡고 이렇게 해라' 그렇게 했나 봐요. 그래서 이제 그 애들이 현우를 불러냈다는 거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폭행에 가담했던 가해학생의 부모에게 모두 전화해봤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전화를 받자마자 끊어버리거나 다음에 통화하자고 한 뒤 더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질문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혹시 아이들에게 우OO 선생의 지시가 있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까?입니다.

    하지만 6명의 부모 모두 메시지를 읽고도 답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인 우 선생에게 전화해 봤는데요, 우 선생은 '다독여주라고 했을 뿐인데, 가해학생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우OO 선생/충남 OO 대안학교]
    "그냥 평상시에도 보통 후배들이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면) 선배가 1대 1로 가든, 2대1로 가든 이렇게 해서 '너 그때 왜 그랬었냐, 그건 아니다'. 이렇게 알려주고 그런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그렇게 하라고도 한 건 아니지만, 이제 만약에 이제 이야기할 거면 '좀 잘 다독여주고 잘 이야기 해라'라고 이야기한 거라서‥"

    우OO 선생의 해명대로라면 이 학교에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선배가 후배를 불러내는 것이 일상적입니다.

    우OO 선생 또한 그날 선배들이 현우를 불러낼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실제로 가해학생들과 사전에 대화도 했고요.

    그렇다면 '다독여주라, 잘 이야기해라'가 아니라, '불러내지 말아라, 이건 선생이 할 일이다'라고 명확히 말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이런 부분을 자세하기 물어보기 위해 대화를 이어가고 싶었는데, 우OO 선생은 수업을 모두 마치고 저녁 6시쯤 다시 전화를 주겠다며 황급히 끊었습니다.

    하지만 약속된 시간이 훌쩍 넘도록 우OO 선생에게 연락이 오지 않아서, 제가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요, 이번엔 답변을 하지 않고 '가슴이 아프다', '사랑하는 제자다' 등의 말만 반복했습니다.

    [우OO 선생/충남 OO 대안학교]
    "제가 다 사랑하는 제자들인데 지금 이렇게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요. 지금은 좀 머리도 아프고, 마음이 좀 많이 아프네요."

    - 가장 아픈 건 현우 아닐까요?

    [우OO 선생/충남 OO 대안학교]
    "네,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사건 보도를 준비중인데, 선생님 입장은 어떻게 담으면 될까요?

    [우OO 선생/충남 OO 대안학교]
    "보도는 안 하셨으면 좋겠고요. 저는 다 사랑하는 제자예요."

    - 만약 선생님이 지시하신 거라면, 가해학생들의 처벌 수위가 낮아집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사실대로 말씀해 주셔야되는 거 아닐까요?

    [우OO 선생/충남 OO 대안학교]
    "다 제가 사랑하는 제자들이에요."

    - 계속 다른 말씀을 하시네요. 현우 진술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말씀이세요?

    [우OO 선생/충남 OO 대안학교]
    "죄송합니다. 지금은 제가 많이 아픕니다."

    이 대안학교에 전화도 하고, 우편으로 질문지도 보내고, 찾아가도 봤지만 학교는 끝까지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 1년 전 '반바지 폭행사건'‥그때도 비슷했다

    그런데요 우OO 선생,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재작년 여름, 점호가 끝난 늦은 밤. 우 선생은 당시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 전원과 중3이었던 현우를 기숙사 앞으로 집합시켰습니다. 반바지 착용 금지기간에 현우가 반바지를 입었다는 게 이유입니다.

    현우가 잘못했으면 현우만 부르면 될텐데, 우OO 선생은 현우의 선배들 3~40명을 한꺼번에 불렀습니다.

    [김현우(가명)/집단폭행 피해자]
    "저 혼자만 선생님 옆에다 세워놓고, (그 앞에) 선배들 고등학생 다 불러놓고, 얘가 규율을 어겼다. 어떻게 생각하냐. 언제 이렇게 남자 기숙사가 변했냐‥"
    [스트레이트] 코·턱뼈 부러진 '대안학교 집단폭행'‥선생님이 시켰다?
    그리고 30분 뒤 홀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뒤 어떻게 됐을까요.
    [스트레이트] 코·턱뼈 부러진 '대안학교 집단폭행'‥선생님이 시켰다?
    현우의 생활관 방장이었던 고2 박 모 군은 생활관마다 현우를 데리고 다니면서 엎드려뻗쳐를 시킨 후 '죄송합니다'를 외치게 한 뒤 빗자루로 엉덩이를 때렸습니다.

    그런데 우OO 선생은 왜 선배들을 모두 집합시킨 걸까요? 폭행사건으로 이어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던 걸까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현우를 직접 때린 당시 고2 선배 박 군(현재 대학생)에게 전화를 걸었는데요, 기자라고 하자 마치 전화가 올 걸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용건을 말하기도 전에 끊어버렸습니다.

    경찰 조사 때 박 군의 진술 내용을 입수했는데요, 현우가 기억한 그대로였습니다.

    박 군은 혐의를 인정하면서, 자신이 현우를 때린 이유를 '진술 맨 아래' 자필로 다음과 같이 적어놨습니다.

    "우OO 선생님께서 고등학생 남자를 전부 모아서, '너희들이 더 모범을 보이고 더 잘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30분 동안 말씀하셨습니다. 현우의 방장인 저는 시간을 뺏기고 늦은 밤에 기분 안 좋은 말을 듣게 한다는 것이 (친구·동생들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수사 기록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사건. 우OO 선생은 어떤 입장일까요?

    기억이 안 난다며 대답을 피했습니다.

    [우OO 선생/충남 OO 대안학교]
    "그때는 진짜 확실하게 기억이 잘 안나요. 오래된 일이 그렇죠."

    - 혹시 고등학생 선배들이 OO이를 데리고 가서 때리거나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습니까?

    [우OO 선생/충남 OO 대안학교]
    "죄송한데 지금 제가 수업이 있어서‥"

    공교롭게도 두 사건 모두, 우OO 선생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만약 이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입증까지 된다면 지시를 받고 폭행을 한 가해 학생들 또한 피해자일 수 있으며, 그 죗값 또한 감경될 겁니다.

    [김현우(가명) 변호인]
    "선생님의 폭행 교사·사주가 입증되면, 선생님은 관리하던 학생들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교사범보다) 처벌을 세게 받고, 아이들의 형벌은 약해지죠."

    현우의 변호사가 경찰 수사 단계부터 우 선생을 수사해달라고 요구한 이유입니다.

    ■ '낙뢰 맞아 CCTV 없다'는 학교, 그대로 믿은 경찰

    현우 어머니는 우 선생이 현우를 벽에 밀친 폭행만이라도 조사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습니다.

    교실에 CCTV가 있으니까, 경찰이 확인만 하면 되는데요.

    학교는 '영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낙뢰를 맞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충남 금산경찰서 관계자]
    "마른하늘에 무슨 날벼락이냐, 낙뢰라는 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그 CCTV 좀 보자고 그랬더니, 아니 사실이라는 거예요. 아마 기자님도 그거 납득이 안 가실 거예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제출한 게 뭐냐면‥(고장 상황에 대해) 주고 받은 카톡 내용, 그리고 (부품) 명세서를 또 제출했어요."

    경찰에 따르면, 이 학교엔 CCTV 15대가 설치돼 있고, 영상은 저장소 3-4 곳에 나눠 보관됩니다.

    설령 낙뢰로 CCTV가 고장나 학교에서 수리를 하고 부품 명세서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해도 15대의 CCTV 중 고장난 게 하필 '그 CCTV' 인지, 학교가 그냥 둘러댄 건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합니다.

    하지만 경찰은 교실 CCTV가 낙뢰에 맞은 게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모든 CCTV가 다 고장 난 건 아니지 않나요?

    [충남 금산경찰서 관계자]
    "그렇죠."

    - 수사에 필요한 CCTV가 고장 난 건지, 아니면 다른 CCTV가 고장이 난 건지‥혹시 이거는 확인이 되셨나요?

    [충남 금산경찰서 관계자]
    "그것까지는 확인 못 했습니다."

    우OO 선생은 결국 모든 사건에서 참고인 조사만 받고, 법망을 피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박 씨를 포함해 이 대안학교 학생들 7명만 법정에서 죗값을 받게 됐습니다.

    경찰 취재를 해보니 재작년 '반바지 폭행' 사건 당시 선생님이 사실상 폭행을 시켰거나 방임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대전지방검찰청 또한 저희 취재 내용을 듣더니, 수사 기록에 첨부되지 않은 내용들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특히 작년 집단폭행 사건 바로 다음날, 다른 학부모가 현우 어머니에게 우OO 선생이 '너네들이 선배니까 좀 규율을 잡아라'라는 말을 전해준 녹취파일은 수사기록에 포함이 안 돼 있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 증거면 수사를 더 해볼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현우의 학교생활은 이 사건 후 멈춰버렸습니다. 현우는 학교를 그만두고 지금은 집에서 생활중입니다. 앞으로 10년 이상 정신과 약물치료와 상담 치료가 필요하다는 대학병원 의사의 진단도 받았습니다.

    반면 우OO 선생은 여전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가해학생 6명 또한 고3으로 진학해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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