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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때려쳐, 이 XX야"…욕설 세례 이국종 '한국 떠날까'

[단독] "때려쳐, 이 XX야"…욕설 세례 이국종 '한국 떠날까'
입력 2020-01-13 19:37 | 수정 2020-01-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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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뉴스는 이국종 아주대 권역 외상센터장 관련 MBC의 단독취재로 시작합니다.

    먼저, 녹취 하나부터 듣겠습니다.

    "때려쳐. 이 XX야. 꺼져. 인간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욕을 하는 이는 아주대 의료원의 유희석 원장이고 욕을 듣는 이가 바로 이국종 센터장입니다.

    이 교수는 지금 두 달 짜리 해군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 있는데요.

    앞서 들으신 욕설로 짐작할 수 있지만 단순한 훈련 참가가 아니었습니다.

    아예 한국을 떠나버릴 고민까지 했다는 이 교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건지, 훈련 떠나기 전 이 교수를 만나 들어봤습니다.

    먼저, 탐사기획팀 남상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권역외상센터 문제를 취재하던 중 탐사기획팀은 욕설이 담긴 음성 파일을 제보받았습니다.

    [유희석/아주대의료원장]
    "때려쳐, 이 XX야. 꺼져. 인간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 너?"
    (아닙니다. 그런 거…)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의 욕설을 듣고 체념한 듯 힘없는 목소리로 답하는 사람, 바로 이국종 교수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묻기 위해 아주대병원을 찾아갔습니다.

    해군 훈련 참가를 결심하고 태평양으로 떠나기 직전의 이국종 교수를 가까스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국종/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번에 우리 스탭들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냥 제가 깨진 것 같아요. 깨진 것 같아요. 정말 깨진 것 같아요."

    지난 국정감사 때 병원이 권역외상센터에 지원되는 신규채용 예산 20억 여원을 제대로 쓰지 않아 외상센터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호소했지만, 지금도 그 때보다 사정이 나아진 건 없습니다.

    "보건복지부하고 경기도에서 국정감사까지 하고 이렇게 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잖아요. 현장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최고 단계까지 다 보고를 한 거잖아요. '이런 문제가 있다.'"

    여기에 얼마 전 도입한 닥터 헬기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헬기 운항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헬기같은 것도 보세요. 헬리콥터. 계속 못들여오게 했다고요. 제가 새 헬기 사달라고 한 적도 없고 뭐도 없잖아요. 아무거나 날아만 다니면 되는데, 그냥 이렇게 쓰고 있는데 너무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환자에게 병상을 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국종/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저희가 작년에도 한 달을 가동을 못했거든요. 한 한달을."
    ((외상)센터를요?)
    "예."
    (병실이 없어가지고요?)
    "아니죠. 병실은 저기(본관에) 줄줄이 있는데 안 줘서."

    인력, 닥터헬기, 그리고 병상에 묶여 옴짝달싹할 수 없는 권역외상센터의 처지에 한 때는 병원을 그만두고 한국을 떠나는 것까지 고민했습니다.

    "병원에서 그러니까 저만 가만히있으면 조용하다고… 제가 틀렸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한국은 원래 그렇게 하는 나라가 아닌데."

    그래도 외상센터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일단은 2개월동안 병원을 떠나 마음을 추슬러 보기로 했습니다.

    태평양에서 진행되는 해군 훈련 참가도 이렇게 결정됐습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영상취재 : 지영록 / 영상편집: 김정은)

    인터랙티브

    * MBC 탐사기획팀 단독기획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
    http://imnews.imbc.com/newszoomin/groupnews/groupnews_8/index.html

    * 링크를 복사해서 주소창에 붙여넣으시면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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