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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해 봐, 양육비 줄게"…법원 판결도 '휴지조각'

"구걸해 봐, 양육비 줄게"…법원 판결도 '휴지조각'
입력 2020-01-13 19:59 | 수정 2020-01-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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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어서 다음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혼 과정에서 법원이 양육비를 지급 하라고 명령을 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버티고 있는 이른바 '나쁜 아빠'들.

    최근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 되고 있지만, 법도,제도도, 뭐 하나 달라진 게 없습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전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아 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5년 동안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 아이의 엄마를 이덕영 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청과물 시장.

    열 살 딸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 김 모씨가 전 남편의 가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입니다.

    [양육비 미지급 전남편 친척]
    "그만 하세요. 네? 그만들 신경 끄고 그만 가버려."

    전 남편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가족들은 김 씨에겐 물론 행인들에게까지 고성을 지릅니다.

    [양육비 미지급 전남편 친척]
    "신경쓰지 말고 가시라고 내용도 모르면. 쓸데 없는 얘기는 오지랖 넓으니까 하지 마시라고."

    김 씨가 이렇게 1인 시위까지 벌이게 된 건 제아무리 법에 호소해도 양육비를 받아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혼 당시인 5년 전 위자료 3천만원과 매달 6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남편이 자신의 재산을 모두 타인 명의로 돌려놔 판결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됐습니다.

    [김 모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이혼 판결도 4년이 걸렸잖아요. 이혼 소송만 끝나면 모든 게 다 그냥 받을 수 있는 건 줄 알았어요. 이 판결만 받으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정말 이건 휴지 조각인 거예요."

    김 씨는 이 판결을 이행해 달라는 소송을 또 냈고, 2년만에 이겼습니다.

    전 남편은 열흘 동안 경찰서 구치소에 감치되긴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김 모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이행 명령이 되면 어느 정도 압박이 있어야 되는데 상대방은 전혀 압박이 없으니까. 상대방은 우스운 거예요. (법이) 우스운 걸 아는 거죠."

    이렇다보니 전 남편은 김 씨의 1인 시위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 모씨 전 남편/지난해 9월]
    "(카메라) 달라구요. 달라구요. 달라고. 내 얼굴을 왜 찍어. 야, (카메라) 내려놔."

    지난 5년 동안 김 씨가 받은 양육비는 단 한 달치인 60만원이 전부.

    이 나마도 최근에야 겨우 받아낸 겁니다.

    [김 모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양육비를 지급해줬으면 좋겠다 했더니 '아이를 데리고 와서 구걸하면 생각해보고' 이런 식으로 얘기를…"

    처절하고 외로운 싸움을 벌여온 지 5년 째, 그런 엄마의 마음을 보듬는 건 그 새 훌쩍 커버린 아이 뿐입니다.

    [김 모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얼마 전에도 그러더라구요. 엄마, 학교에서 한부모라는 걸 배웠는데, 눈물이 났대요."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이상용 /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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