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당장은 해리스 대사의 고압적인 태도가 논란거리이지만 사실 그 배경에는 대북 정책에 대한 한국과 미국 사이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상황, 통일 외교팀 나세웅 기자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나 기자. 해리스 대사가 좀 특이한 겁니까, 아니면 미국의 진짜 속내라고 봐야 합니까?
◀ 기자 ▶
외교부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주한 미국대사는 처음본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상당히 특이한 거죠.
해리스 대사는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군 출신입니다.
외교관 경험이 없고, 전역하자마자 곧바로 한국대사로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대사가 저런 거친 발언들을 하는 건, 미국 정부가 묵인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동맹들을 홀대하는 기조가 반영된 것 같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그 배경에는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 간 입장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하겠군요?
◀ 기자 ▶
그렇습니다. 특히 대북 제재에 대한 입장이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을 강력하게 압박해야 협상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광과 같은 남북 협력이 본격화되면 북한에 숨통을 틔워줘 협상이 실패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제재 위반인지 아닌지 한미 워킹그룹에서 하나하나 따져보자고 하는 겁니다.
한미 워킹그룹은 2018년 11월에 출범했는데, 원래는 남북 협력 사업이 혹시라도 제재를 위반할 수 있으니 미리 점검하자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 안에서는 철도 도로 연결 같은 사업을 할 때, 하나하나 미국의 허락을 받는 모양새라, 그동안 불만도 있었습니다.
이런 점이 이번 논란의 배경으로 보입니다.
◀ 앵커 ▶
한국 정부의 입장도 작년과는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미국 눈치 안 보고 남북협력 사업 해보겠다는 뜻인가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이런 변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문재인/대통령 (신년사)]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최대한 발전시켜 나간다면 북미 대화에 말하자면 좋은 효과를 미치는…"
남북 협력이 잘 되면 제재도 일부 풀거나 예외로 해줄 수 있고, 그러면 북미 협상도 잘 될 거라는 게 대통령의 뜻입니다.
정부는 특히 관광은 제재 대상도 아닌데, 워킹그룹에서 일일이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외국인들은 북한에 관광을 가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논리는 좀 궁색해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개별관광에 호응해줄 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 앵커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통일 외교팀 나세웅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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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나세웅
韓美 '대북정책' 미묘한 입장 차 표출?…속내는
韓美 '대북정책' 미묘한 입장 차 표출?…속내는
입력
2020-01-17 19:42
|
수정 2020-01-1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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