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그 동안 영어, 백인, 남성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아카데미는 왜 오로지 한국 말만 나오는 한국 영화 기생충을 기생충을 선택했을까요?
그 만큼 아카데미가 '다양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기생충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겁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91년 오스카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카데미상 중에서도 최고 영예인 작품상.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지난 91년 아카데미 역사를 뒤집었습니다.
[봉준호 감독 (수상 후 기자회견)]
"특히 이제 외국어 영화가 각본·감독상을 받은 경우는 몇 번 있었는데, 작품상을 받은 게 최초라고 하죠. 왜 그랬을까요?"
그 배경에는 최근 몇 년 사이 달라진 아카데미 회원 구성이 있었습니다.
아카데미상은 다른 영화상들과는 달리 투표권을 가진 배우, 감독, 스태프 등 전세계 영화인 8천4백여명의 투표로 이뤄집니다.
회원 상당수가 백인 남성들로 이뤄져 있었고, 이는 백인 남성 위주의 수상작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이후 달라졌습니다.
당시 배우 부문 후보가 모두 백인으로 지명돼 '오스카쏘화이트'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거센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아카데미 회원의 유색인종 비율을 40% 가까이 늘리고, 여성 비율도 절반 수준으로 늘리는 등 인종, 성별 등의 다양성을 강화하기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카데미 운영위는 2020년까지 소수 인종 회원을 기존의 두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하기도 했습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번 수상한 헐리우드 배우 제인 폰다는 작품상 시상자로 나서 오스카가 다양성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짚어줬습니다.
[제인 폰다/아카데미 작품상 시상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늘 밤은 영화가 우리 개인의 삶과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렇게 달라진 아카데미 회원의 구성이 수상작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윤성은/영화평론가]
"아카데미가 변화의 시점을 기다리고, 찾고 있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대해서 어떠한 편견 없이 외국어영화 부문에 있어서 패널티(불리함)없이 투표를 해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100년 가까이 견고했던 아카데미 상에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편집: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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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남효정
'오스카'를 변화시킨 기생충…"다양성에 눈떴다"
'오스카'를 변화시킨 기생충…"다양성에 눈떴다"
입력
2020-02-10 19:54
|
수정 2020-02-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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