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그러면 중국 정부는 왜 '확진자 폭증'을 감내하면서까지 판정 기준을 바꿨는지 궁금해집니다.
보다 많은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겠다는 선의도 분명 있겠지만 다른 나라보다 유독 높은 치사율을 낮추기 위한 속내도 있어 보입니다.
무슨 얘기인지 김윤미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 리포트 ▶
어제까지만 해도 중국 후베이성은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만 확진자로 분류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가 그렇게 합니다.
그런데 오늘 후베이성이 발표한 확진환자 1만4천여명은 하루에 할 수 있는 바이러스 검사 물량을 훨씬 초과합니다.
[방지환/중앙감염병원운영센터장]
"수만 명 이상 검사를 해야 1만 3천명 확진자가 나오거든요. 검사를 다 할 수는 어렵고."
그래서 국내 전문가들은 상황이 심각한 후베이성의 경우 CT 촬영 결과 폐렴이 있으면 바이러스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모두 확진자로 포함시켰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아마 검사까지 시행하지는 않고 임상적인 (폐렴)진단도 그냥 (확진)사례로 추가시킨 게 아닌가라고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축소 은폐됐던 중국내 통계가 이제야 현실화됐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옵니다.
하지만 중국이 이렇게 바이러스 검사도 하지 않은 환자를 확진환자 수에 넣은건 현실적인 이유가 따로 있을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하루 수 천, 수 만 명씩 쏟아져나오는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일일이 검사를 하기엔 바이러스 검사 키트도 부족하고,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후베이성에서 베이징으로 검체를 이송해 결과를 받기까지 일주일이 걸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
"중국이 실리를 택했다고 봅니다. 확진에 목매다 치료를 빨리 못하거나 격리가 빨리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오히려 확산을 저지할 수가 없잖아요."
특히 국내 사례만 봐도 코로나 19는 초기 치료가 관건인데 확진을 기다리다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자가 크게 늘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또 한편으론 이렇게 확진 환자수를 대폭 늘려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어제까지 중국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전체 감염자 대비 3.2%에 달했지만, 오늘 감염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2.7%로, 하룻만에 0.5%p나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치사율을 낮춘다고 중국내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낮아지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들쑥날쑥한 고무줄 통계 때문에 전세계 코로나19 대한 대응에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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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윤미
확진자 '넓혀 잡은' 중국…"제때 치료 사망률 낮추자"
확진자 '넓혀 잡은' 중국…"제때 치료 사망률 낮추자"
입력
2020-02-13 19:43
|
수정 2020-02-1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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