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장슬기

[공개가 곧 감시] "안 쓰면 나만 손해"…세금이 '자판기'처럼

[공개가 곧 감시] "안 쓰면 나만 손해"…세금이 '자판기'처럼
입력 2020-06-03 20:20 | 수정 2020-06-03 20:23
재생목록
    ◀ 앵커 ▶

    연구 보고서가 문제된 20대 국회의원은 모두 51명입니다.

    6명 중, 한 명 꼴인데요.

    의원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지급 신청서만 제출하면 국회 사무처는 아무런 검증 없이 그냥 지급했습니다.

    연구 보고서 예산 자체가 눈 먼 돈, 즉 안 쓰면 나만 손해였던 겁니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건지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표절로 드러난 블록체인 관련 연구보고섭니다.

    연구를 맡긴 의원실이 국회사무처에 낸 예산지급신청서를 보면, 연구자 이 모 씨 소속과 직위가 없다고 나와있습니다.

    정체도 모르는데, 예산 5백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국회사무처 연구용역 담당자]
    "저희는 사실은 (의원실 회계) 대행을 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연구용역 수행했으니까 (의원실에서) '돈주세요' 그러면 '하셨구나'하고 돈을 드리는 거에요."

    의원실이 지급신청서랑 보고서만 내면 사무처가 검증 없이 돈을 주는 구조인 겁니다.

    의원실과 사무처가 쿵짝이 맞다보니 안 쓰면 날리는 돈이라는 생각도 팽배합니다.

    [국회 보좌관]
    "(예산이) 아까우니까 여기저기 교수들 알음알음 이것 좀 해주세요. 털기도 하고. 나가서 생계가 안되는 사람 도와도 주고."

    엉터리라도 들통날 일도 없었습니다.

    의원실은 보고서 공개 요구엔 사무처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거나(유승민), 자료를 건넬 하등의 이유가 없다(인재근)며 공개를 거부해왔습니다.

    [우상호 의원실 보좌진(2018년)]
    "(언론사와 국회의원은) 자료를 요구받고 요구하는 책임과 의무의 관계가 아니라는 거죠."

    법원은 최근 "예산 낭비나 부패의 근절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부합한다"며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좋은 정책, 좋은 법안 만들라고 의원들에게 주는 예산은 매년 80억 원이 넘습니다.

    연구보고서에만 10억 원 넘게 지급됩니다.

    4년치면 어마어마합니다.

    저희가 2년 가까이 끈질기게 보도하는 이유가 세금을 허투루 쓰는데도 국회가 국회를 감시하지 않아서입니다.

    이번 보도는 양이 너무 많아서 원내대표와 당대표, 장관을 지낸 20대 의원 보고서 202건만 살폈습니다.

    4년치 1,128건 전부는 MBC뉴스 홈페이지에 공개했고요.

    클릭하면 직접 감시할 수 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 조은수 / 영상편집 : 장예은)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연관기사]

    1. [공개가 곧 감시] "어느 국회의원 보좌관의 '쉽게' 돈 버는 법"

    2. [공개가 곧 감시] "표절·재탕·인터넷 짜깁기로 수백만 원"

    3. [공개가 곧 감시] "안 쓰면 나만 손해"…세금이 '자판기'처럼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