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정부와 여당의 힘겨루기가 일단락 됐지만, 홍남기 경제 부총리가 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면서 돌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 의사를 확인한 뒤에도 공개 석상에서 이런 처신을 한 건 사퇴 의사가 분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배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기획재정부 소관 예산 심사를 위해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첫 질의가 나오자마자 작심 발언을 내놨습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책임을 지고 제가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예상치 못한 돌발 발언에 회의장 분위기가 순간 출렁였습니다.
[정일영/더불어민주당 의원]
"갑자기 여기서 이제 우리 부총리님의 거취 문제까지 말씀을 하셔서…"
사의 표명 이유는 주식 거래 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기준인 '대주주' 요건 문제, 홍 부총리는 예정대로 이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춰 과세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을 우려한 여당의 '현행 10억원 유지' 주장이 관철되자 책임을 지겠다고 한 겁니다.
그런데 이 발언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홍 부총리의 사표를 반려한 상태였습니다.
오늘 오전 국무회의 직후 홍 부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는데, 문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고 재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이런 상황이었는데도,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겁니다.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
"반려하시면 계속 부총리를 수행하실 겁니까?"
[홍남기/경제부총리]
"저는 그렇게 사의 표명을 했고요. 후임자가 만약 지명이 되면 물러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는 여당 측의 질타가 곧바로 나왔습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재부의 소신과 철학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해서 이 엄중한 시기에 그런 말씀을 주시는 것이 책임있는 공직자의 자세와 태도인가…"
홍 부총리는 1차 긴급재난지원금 협의 때도 여당과 갈등을 빚다가 사의를 표했지만, 대통령의 만류로 접은 바 있습니다.
당시엔 공개 석상에서의 사의 표명은 없었는데, 이번엔 대통령의 재신임을 확인한 뒤에도 이같이 처신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취재:이형빈/영상편집: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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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배주환
문 대통령 반려에도…홍남기 '작심' 사의 표명
문 대통령 반려에도…홍남기 '작심' 사의 표명
입력
2020-11-03 20:09
|
수정 2020-11-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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