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그런데, 양 부모 측은 "아이를 떨어뜨리긴 했지만 사망할 정도로 폭행한 적은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살인은 물론이고 상습적인 학대로 숨지게 한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는 건데요.
앞으로 재판을 지켜보는 것도 꽤 고통스러울 거 같습니다.
이어서 강연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정인이의 사망 원인에 대한 재감정 결과를 토대로 검찰은 사건 당일 아침 상황을 다시 구성했습니다.
검찰은 양엄마 장 씨가 정인이의 양팔을 강하게 흔들어 팔꿈치를 탈골시켰고, 췌장이 끊어질 만큼 복부를 밟아 배 안에 6백 밀리리터의 피가 가득 찬 채 숨지게 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장 씨는 전혀 다른 말로 반박합니다.
밥을 안 먹는 정인이에게 화가 나, 평소보다 조금 더 세게, 배와 등을 손으로 밀듯이 때렸고,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떨어뜨린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희원/양엄마 측 변호인]
"밟은 건 인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인정하지 않습니까?) 밟은 건 안 밟았으면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죠."
정인이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는지를 두고도 입장은 정반대입니다.
검찰은 장 씨가 이미 심장이 멎은 정인이를 구급차가 아닌 택시를 불러 차분하게 병원에 데리고 간 점 등 전후 심리를 분석한 결과, 사망 가능성을 알고 있던 걸로 봤습니다.
반면 장 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숨질 줄도 몰랐다며, 실수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정희원/양엄마 측 변호인]
"(사망 가능성) 알면서 일부러 때렸을 것 같진 않습니다. 어떻게 사망 '살인'을 인정하겠습니까. 당연히 부인하죠."
사망 경위를 드러내는 직접적인 증거도, 명백한 목격자도 없는 사건이다 보니, 치열한 법정 공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김성훈/변호사]
"가령 사람을 총으로 쏘면서 '나는 이 사람이죽을 줄은 몰랐다'고 하는건 말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누구나 '이 정도면 사람이 죽을 수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의 유형력을 가했다는 부분이 인정되면 '미필적 고의 (살인죄)'가 인정될 겁니다."
검찰이 구성한 폭행 경위가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만으로 인정될 지, 또 장 씨가 정인이의 사망 가능성을 알고 있었을 지가 살인죄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영상편집: 김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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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강연섭
"평소보다 조금 세게 때렸을 뿐"…인정은 없었다
"평소보다 조금 세게 때렸을 뿐"…인정은 없었다
입력
2021-01-13 19:56
|
수정 2021-01-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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