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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파트도 예금도 사라졌다…지적장애 모녀에게 생긴 일

[단독] 아파트도 예금도 사라졌다…지적장애 모녀에게 생긴 일
입력 2021-01-18 20:24 | 수정 2021-01-1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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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적 장애를 가진 엄마와 딸이 "살려 달라"면서 경찰에 도움을 청해 왔습니다.

    멀쩡한 아파트를 빼앗겨서 반지하 방에 쫓겨나 살고 있고 한 달 수입의 절반 넘는 돈이 자신들도 모르는 보험 수십 개로 빠져나간다는 건데요.

    사정을 알아본 경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먼저, 신수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양의 낡은 다세대 주택.

    엄마 56살 전 모 씨와 딸 30살 박 모 씨는 이 건물의 반지하 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이사를 간 모녀를 얼마 전 수소문 끝에 찾은 전 씨의 여동생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전 모 씨/지적장애 엄마 여동생]
    "이렇게 반지하에 사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고 너무 기가 막혀가지고…저를 처음 봤을 때 (언니가) '도와달라'고 울면서 막…"

    지능이 10살 정도인 지적장애인 모녀의 원래 집은 경기도 안양에 있는 79㎡(24평)짜리 아파트였습니다.

    친정에서 마련해준 집이었습니다.

    [전 모 씨/지적장애 엄마]
    "아파트 팔고 나서는 너무 울었어요. 내가, 여기 이사 오고 나서요…내가 여기를 왜 사냐고, 이렇게 거지 같이 안 사는데…"

    넉넉하진 않았지만 단란했던 전 씨 가족의 삶은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남편이 3년 전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가족의 재산은 전 씨의 시동생이면서 남편의 친동생인 박 모 씨가 맡았습니다.

    박 씨는 형네 가족이 살던 아파트를 2억 5천만 원에 팔도록 주선했고, 결국 집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팔렸습니다.

    [아파트 관계자]
    "(주민들끼리) 웬만하면 전세로 가지 왜 월세로 가냐고 그랬는데…(2억 5천만 원보다) 더 나올 텐데 왜 싸게 팔고 갔는지도 모르겠고…"

    월세 40만 원의 반지하로 이사를 가게 된 건 이 때문이었습니다.

    재산관리인이라는 박 씨는 이후 조카의 신분증과 인감도장도 받아갔습니다.

    [박 모 씨/지적장애 엄마 시동생]
    "그거(조카 신분증)를 왜 가지고 있냐면 우리 형수인데 '장애자'라고 '장애자'… 이 돈이라는 자체를 몰라 이거를…"

    모녀의 통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아파트를 판 돈 2억 5천만 원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대신 전 씨는 재산관리인인 시동생으로부터 매주 용돈으로 10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남편 형의 아들도 5천만 원을 송금받았습니다.

    [박 모 씨/지적장애 큰딸]
    "그냥 오빠가 '00야 카드를 줘. 오빠가 관리 해줄게.' 그것만 알고 있어요."

    거액을 받은 당사자는 돈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박 모 씨/지적장애 엄마 조카]
    "저한테 좀 맡겨놓고 나중에 이렇게…저기하면 관리 좀 해달라는 식으로 맡겨놨던 거거든요."

    그런데 통장에는 낯선 이름도 등장합니다.

    2천만 원 넘게 빼간 사람은 보험설계사 홍 모 씨.

    이 가족이 최근 몇 년간 가입한 보험만 55개.

    모두 보험설계사 홍 씨에게 든 보험입니다.

    가입과 해약을 반복했고, 현재는 보험 16개가 남아 있습니다.

    [전 모 씨/지적장애 엄마]
    "(지금 보험을 몇 개 정도 드신지 아예 모르세요?) 네, 아예 몰라요. (보험료는) 매달 빠져나가요. (얼마가 빠져나가요?) 잘 모르겠어요…"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만 매달 백만 원이 넘습니다.

    남편의 국민연금과 딸의 월급을 더하면 2백만 원이 채 안되는데 가족 수입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가고 있는 겁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김희건, 이상용, 이주혁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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