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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일상이 기적이었다

코로나 1년, 일상이 기적이었다
입력 2021-01-20 19:54 | 수정 2021-01-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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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포트 ▶

    길은 한산했습니다.

    공항 전체를 휘감은 적막감.

    탑승 수속장도 텅 비었습니다.

    여권 판독기는 언제까지 쓰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인적이 없는, 마치 완공 전의 새건물 같은 모습.

    꼭 1년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작년 1월 20일엔 2천 100편이 뜨고 내렸지만, 오늘은 200여편이었습니다.

    [김의주/인천공항 청소업체 소장]
    "불 꺼진 출국장을 보면요, 흉물스러울 정도로 되게 썰렁합니다. 지금 밤 늦게 현장에 작업을 하러 가게 되면 '어두워서 어떨 때 겁난다'고 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면세점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매출은 1년 전의 10% 아래로 뚝 떨어졌습니다.

    직원은 서른 명, 손님은 없었습니다.

    [신현주/인천공항 면세점 직원]
    "다시 바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으면 성수기 때 안 쉬어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이곳 출국장은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행이 우리를 떠나버렸습니다.

    특별한 줄 몰랐던, 그 특별하고도 소중한 일상은 과연 언제쯤 우리 곁으로 돌아올까요?

    '떼창'의 감동, 앙코르의 전율도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대형 공연부터 소규모 연극까지 공연장의 불도 꺼졌습니다.

    [박도현]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오래됐는데, 연극 공연(본 게) 진짜 1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극장 한 번 가보지 못했다는 말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연인도 떨어져 않아야 하고, 영화를 보며 팝콘도 먹지 못하는 생경함이 극장을 뒤덮었습니다.

    [김리경]
    "좌석을 띄워앉고 있잖아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굳이 영화관 가서 영화 봐야 하나…"

    [한아름]
    "팝콘도 먹고 콜라도 먹고 해야 하는데 (상영관 안에서) 마스크 벗기가 조금 걱정되더라고요."

    경기장에서도 관중의 함성이 사라졌습니다.

    메아리 없는 외로운 응원전, 흥이 나지 않습니다.

    [장은유/KB스타즈 배구단 치어리더]
    "관객분들이랑 마주할 수 있어서 치어리더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응원단에) 들어오자마자 무관중돼서, 사실 꽉 찬 경기장을 본 적이 없어서 얼른 풀려서…"

    등굣길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첫 학교 생활, 다가가기보다 거리두기를 먼저 배웠습니다.

    [양지민(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 얼굴 다 본 적 있어요?> 다는 못 봤어요. <어떤 친구들 얼굴 못 봤어요?> 이름 잘 모르는데…"

    대화가 막힌 교실에서는 손으로 말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장해나(초등학교 1학년)]
    "<(반찬) 너무 맛없지 않니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아요?> 말하고 싶은데 그냥 손으로 말해요. 이거 맛있다고 이렇게 말해요. <맛없다면 어떻게 표현해요?>"

    동심에도 그리움이 쌓였습니다.

    [양지민(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하고 노는 거요. 놀이동산에서도 신나게 놀고"

    [장해나(초등학교 1학년)]
    "놀이터에서 시소랑 그네도 타고 싶어요. 마스크도 벗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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