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극우세력 선긋기 어디로‥전광훈에 고개 숙이는 국민의힘

입력 | 2025-02-05 20:27   수정 | 2025-02-0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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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광훈 목사는 자신이 이끄는 극우세력을 토대로, 이른바 제도 정치권 진입을 노렸지만 목표를 이루진 못해왔습니다.

이런 그에게 힘을 실어준 건 과거엔 극우와 선을 긋고, 품격과 법치 같은 가치를 내세우다 12.3 내란 이후엔 전광훈 세력과 급속도로 밀착하는 모습을 보인 국민의힘인데요.

당장의 표 계산에 급급하다가 자칫 국민의힘 전체가 극우화되고, 또 보수의 대표를 자임하는 정당이 영영 전광훈 목사 같은 인물의 하수인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류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 체포가 임박하자 여당 의원들이 체포저지 탄핵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4일)]
″저희들이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좌파들의 내란 선동에 일부 의원들이 굴복해서…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단체 집회였습니다.

[김민전/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4일)]
″사기탄핵이 아니냐. 이 사기탄핵을 막아낼수있는 분들은 바로 여러분들이십니다.″

그러나 2년전 만해도 국민의힘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 목사 칭송발언을 한 게 알려지자 당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당시 최고위원 (2023년 3월)]
″전광훈 목사께서도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을 해서 요즘은 그나마 우파진영도…″

결국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총선 전까지도 거리두기는 이어졌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지난해 4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해요. 전수 조사해서 책임당원 정리를 해야 돼요.″

그러나 총선 참패 뒤 전당대회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3번 연속 지도부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전 목사의 극우 당원들에 대한 영향력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여당과 전광훈 목사는 다시 밀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접점은 부정선거 음모론이었습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지난해 12월)]
″중앙선관위에 294명의 공수부대원이 갔습니다. 여기를 왜 갔을까요? 중앙선관위가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의원들은 이제 전목사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우리 존귀하신 목사님, 또 우리 신혜식 대표님, 또 우리 성도여러분 그 성스러운 전쟁에서 싸워주시고 있는 그 모습에 또 열정과 또 신념과 그리고 단단한 의지에 제가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전 목사는 윤 의원을 대통령감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당내에서는 위험한 밀착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지난 3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나 극우 유튜버들한테 끌려 다니는 당이 되면요. 앞으로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우리는 판판이 집니다.″

또 전광훈 목사가 과거 자유한국당 공천과정에서 처럼 향후 자신의 지분을 요구할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탄핵위기와 조기대선 국면에 세결집이 우선이라는 목소리에 묻히는 분위기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편집 : 김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