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이제 와서 돌연 '개헌'? "말장난으로 국민 기만"

입력 | 2025-02-26 20:14   수정 | 2025-02-2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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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윤 대통령은 또 직무에 복귀하면 개헌과 정치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그런데 직무에 복귀하면이라는 전제부터 시작해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개헌을 하겠다며 정작 야당엔 비난을 퍼붓는 것도 이상하고, 특히 국회를 마비시키려던 장본인이 정치개혁에 집중하겠다는 건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홍의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심판 최후진술 말미에 돌연 ′개헌′을 언급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어제)]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합니다.″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임기 단축 개헌도 받아들일 뜻을 시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어제)]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여…″

탄핵심판대에 서기 전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개헌 논의에 부정적이었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했지만, 정작 대통령이 되어 5·18 기념식을 찾아선 개헌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여당 내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 논의를 열어두자′고 요구가 나오자 대통령실은 ″황당하다″고 선을 그었고, 국회의장의 공개 제안에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지난해 9월 2일)]
″대통령께도 다시 한번 개헌 대화를 제안합니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막힌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구나 개헌을 추진하려면 국회 재적 3분의 2, 즉 2백 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개헌 추진에 협조를 구해야 할 야당에 손을 내밀기는커녕 끝까지 ′반국가 세력′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해 12월 3일)]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내내 개헌에 침묵하다가, ′탄핵′이라는 궁지에 몰리자 궁여지책으로 개헌을 꺼내 든 셈입니다.

야권은 ″개헌을 하겠다고 했지만 더 정교한 계엄을 꾸밀 거″라며 ″말장난으로 국민을 기만하려는 거″라고 일축했습니다.

야당이 궁지에 몰린 벼랑 끝 제안에 협조할 가능성이 없는데도, 대통령실은 ″개헌 의지가 실현돼 새 시대를 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