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태운

'최악의 잔디 이대로 괜찮을까?'‥결국 돈과 의지 문제?

입력 | 2025-03-04 20:44   수정 | 2025-03-04 22:4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어제 최악의 상태를 드러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를 놓고 선수와 감독에 이어 축구 팬들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해결책은 정말 없는 걸까요?

김태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린가드가 방향 전환을 하다가 쓰러지고 부상 위험에 노출된 선수들이 직접 잔디를 보수해야 했던 어제 경기.

[문선민/서울]
″잔디가 계속 들리고 또 공도 불규칙하게 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경기력도 좀 많이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엔 잔디 상태 개선을 촉구하는 민원이 빗발쳤습니다.

K리그 경기장, 특히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습니다.

겨울엔 잔디가 얼고, 여름엔 논두렁으로 변하면서 선수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지난해엔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대표팀 선수들이 홈 구장 잔디를 더 걱정해야 했습니다.

[손흥민 / 축구대표팀 주장 (지난해 3월)]
″근데 잔디가 안 좋잖아? 그냥 좋다고 생각하면 돼.″

[손흥민 / 축구대표팀 주장 (지난해 3월)]
″(잔디 때문에) 팬분들의 눈에도 저희가 ′좋은 경기, 빠른 속도의 경기를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하루 빨리라도 개선이 됐으면 좋겠고…″

이달 월드컵 3차 예선 2연전을 서울이 아닌 고양과 수원에서 치르기로 한 것도 잔디 때문이었습니다.

추운 날씨와 역대 가장 이른 개막으로 잔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탓도 있지만, 문제는 잔디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시설공단이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 외에 콘서트와 각종 행사 유치로 벌어들인 수입은 약 86억 원.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잔디 관리 비용은 약 2억 원 정도였습니다.

유럽과 일본처럼 그라운드 밑에 열선을 까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결국 구장 소유권을 가진 지자체와 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김기동/서울 감독]
″유럽같이 운동장에 열선이 깔려 있어서 잔디가 얼지 않고 잔디 상태가 부드러운 상태라고 그러면 겨울에 (경기를) 해도 상관이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프로축구연맹이 잔디 전담팀을 신설해 해결책을 찾겠다고 나선 가운데, 서울시설공단은 ″올해 확보된 예산으로 이달 중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운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용 / 영상편집: 김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