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은민

하루 만에 함지산 산불 꺼졌지만‥"집까지 번질까 걱정돼 " 뜬눈 밤새

입력 | 2025-04-29 20:41   수정 | 2025-04-2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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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틀째 이어진 대구 함지산 산불의 주불이 잡혔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도심까지 접근했던 불길 때문에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대구 북구 조야동의 한 마을.

울창하게 마을 길을 두르고 있던 숲이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주택가 바깥의 한 빌라는 외벽이 녹아내렸습니다.

[손용익/함지산 산불 대피 주민]
″바로 집이 붙어있으니까 겁이 나서 뭐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함지산 산불의 불길은 이곳 마을의 주택가 바로 앞까지 닥쳤습니다.

주민들은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샤워기까지 동원해 불길을 막았습니다.

[안관태/함지산 산불 대피 주민]
″길이가 얼마 안 되는데 여기서 이렇게 뿌렸어요. 올라가서. 여기 분들이 오셔서 호스도 뿌려 주시고 나중에 서로 물 연결해서 다 해주셨거든요.″

대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364개 면적, 약 260헥타르를 태우고, 23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습니다.

밤사이 초속 2m 안팎으로 바람이 잦아들고 야간 진화가 가능한 수리온 헬기를 투입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됩니다.

[임하수/남부지방산림청장]
″철탑이 좀 적었습니다, 이번 산불(현장)에. 그래서 야간에도 수리온 야간 헬기를 투입했던 부분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주불 진화 이후에도 산불 현장 주변엔 진화 헬기와 소방대원들이 투입돼 잔불 정리에 나섰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밤사이 대피소에서 매캐한 냄새를 맡았던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석연/산불 대피 주민]
″가슴이 벌벌벌벌 떨려서 계속 약 먹어요. 불씨가 어디 또 있는 모양인데…″

[김경순/산불 대피 주민]
″막상 내 앞에 닥치니까 진짜 그 사람들(산불 피해 이재민) 심정을 알겠다… 진짜 우리 조야동이 이럴 줄 몰랐다고, 진짜 다 조심해야 돼요.″

대구시와 산림 당국은, 이번 산불이 자연 발화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 한보욱, 이동삼(대구), 윤종희(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