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문다영

"나보다 주변을 살피는 아이가 더 많은 열매 맺길"

입력 | 2025-05-05 20:35   수정 | 2025-05-0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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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늘 경쟁과 계산에 익숙한 우리 어른들.

어린이날인 오늘만큼은 순수한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어떨까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도운 아이가 나중에 더 많은 열매를 얻는다는 내용의 따뜻한 동화, 문다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 리포트 ▶

개구쟁이들이 새빨간 사과를 발견했습니다.

″앗! 빨간 사과다!″

그런데 사과 따러 가는 길에 할 게 많습니다.

할머니께 안경을 찾아드리고, 삼촌에게 휴지를 가져다주고, 고양이에 물도 떠줍니다.

그러느라 형이 늦는 사이, 동생이 먼저 사과를 날름 먹어버립니다.

″헉 안돼!″

그런데 욕심을 부려 벌을 받았을까요?

주변을 챙긴 형에겐 더 탐스러운 사과가 더 많이 생겼습니다.

″햇님처럼 빨갛고 보석처럼 빛나는 빨간 사과를 함께 먹었답니다.″

사과가 열리길 기다리는 형제의 이야기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사진이 취미인 엄마와 지구·지호 형제가 이웃집 작가 이모와 함께 시골 외가에서 사진을 찍어 만든 그림책입니다.

[이가희 사진작가/지구·지호 엄마]
″(책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우리 같이 찍어볼까 했을 때 되게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나보다 내 주변을 챙기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은 요즘.

작가는 형 지구가 더 많은 열매를 갖게 되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2월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 신인 작가 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대상을 받았습니다.

엄마와 이모는 수상 소식에 감격했지만, 평소대로 외가에서 놀았던 아이들의 소감은 이렇습니다.

[지구 (형, 9살) - 지호 (동생, 8살)]
″<상 받았단 얘기 들었을 때 좋았어요?> 아니요! 몰라요! <왜요?> 우리한테 좋은 건 없고 엄마한테만 좋은데요!″

차가운 어른의 세계에 머물다 아이들을 보면 오히려 더 배울 게 많다는 작가들.

어린이날을 맞아 이 말을 가장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진주/글작가]
″(어린이들은) 마땅히 우리에게 환대받고 이 세상에서 환대받고 또 (우리가) 존경할 수밖에 없는 그런 존재들이에요.″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안윤선 / 그래픽: 양유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