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재욱

"V 돕고 있다, 비선으로"‥노상원 "대통령이 나한테만 경례"

입력 | 2025-05-21 20:13   수정 | 2025-05-2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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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비상계엄 하루 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누군가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선으로 돕고 있다″고 말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며칠 지나면 왜 바빴는지 알게 될 거″라며 비상계엄에 깊게 개입한 정황도 포착됐는데요.

노 전 사령관의 ′수첩′과 ′USB′, 그리고 스스로 ′비선′이라는 그의 역할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어서 이재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2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자신의 차량에서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국방 라인에서 근무하세요, 용산 라인에서 근무하세요?″라는 질문에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은 ″′V′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V′는 VIP, 즉 윤석열 당시 대통령을 뜻하는 줄임말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이어 ″4~5년, 3~4년 전에 알았다 뿐이고 여러 가지로 도와드리고 있다″며 ″비선으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며칠 지나면 제가 왜 바빴는지 아실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제의 통화는 사위의 준장 진급에 대해 노 전 사령관에게 감사를 전하는 내용이었는데, 경찰은 녹취가 담긴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리고 이 통화 다음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노 전 사령관이 대선 이전 검찰총장 시절부터 윤 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 왔고, 이른바 ′비선′으로 비상계엄 선포에까지 깊숙이 개입했다고 스스로 과시한 겁니다.

실제로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은,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함께 대통령을 만났다″, ″대통령이 자신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고 했다는 진술서를 검찰에 낸 걸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경찰이 확보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엔 ′차기 대선에 대비해 모든 좌파 세력을 붕괴시킨다′며 ′수거팀 구성′과 ′수집소 운용′은 물론, 체포 대상자들의 실명과 함께 ′가스′·′폭파′·′침몰′·′격침′ 같은 사살을 암시하는 내란의 계획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 씨가 윤 전 대통령의 정치참여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비선 역할을 해왔다면, 수첩 속 계획 역시 개인의 망상으로만 치부할 순 없어 보입니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전날엔 경호처에서 ′비화폰′을 지급받았고, 닷새가 지난해 12월 7일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 전 사령관이 입을 굳게 다물면서 그의 역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는 만큼, 이 역시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