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신지영

"가해 역사 위에 살고 있는 우리‥책임감 느껴야죠"

입력 | 2025-06-12 20:45   수정 | 2025-06-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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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하지만 과거사와 영토에 대한 일본의 왜곡은 여전히 한일 관계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변명과 회피 대신 가해 사실을 직시하고 더 많이 알려야 한다고 말하는 일본 학생들도 있는데요.

도쿄에서 신지영 특파원이 이들을 만났습니다.

◀ 리포트 ▶

도쿄 우치야마 서점의 한국 관련 코너.

<대학생이 추천하는 심층 서울 가이드>라는 책이 눈에 띕니다.

″하이브 본사에서 아이돌이 바라볼지 모르는 용산 주변 지역은 일본 식민지배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광화문과 용산, 동대문 등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에 얽힌 식민지배의 역사를 상세히 소개합니다.

저자는 히토쓰바시대학 학생들.

[네기시 하나코/저자]
″엔터테인먼트라는 정보를 입구에 두고 역사 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는 책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유학 중인 한국인 이상진 씨도 집필에 참여했습니다.

[이상진/저자]
″상당히 공통된 역사인식을 형성해 왔고 (이런) 동료,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미래는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함께 쓴 책은 어느덧 세 권쨉니다.

첫 번째 책은 일본에서 1만 2천 부가 팔리는 등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에서도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는데, 일본이 저지른 ′가해의 역사′를 피하지 않고 다뤘습니다.

피해자인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왜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지, 젠더와 인권의 시각에서 바라봅니다.

[구마노 고에이/저자]
″한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 판단하는데 식민주의적, 종주국적인 의식이라고 봅니다. 이 의식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일 두 나라의 교류는 확대됐지만, 역사 문제는 여전히 평행선입니다.

변화의 열쇠는 미래세대의 손에 달렸습니다.

[가토 게이키/히토쓰바시대학 사회학부 교수]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해 책을 만들어 가는 걸 보며 굉장히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느꼈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연구자의 길을 걸으며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문제를 알리고 싶다는 이들.

두 나라의 역사는 지나간 일이 아니라 자신들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네기시 하나코/저자]
″(가해 역사의) 연속성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잊지 않을 책임, 기억할 책임, 후세에 전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신지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 김진호(도쿄), 우성훈 / 영상편집 : 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