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진행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투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 세계 영화감독과 배우, 평론가들이 선택한 건데요.
〈살인의 추억〉과 〈올드보이〉까지, 한국영화 세 편이 100위 안에 포함됐습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반지하에서 피자상자를 접으며 살아가던 일가족이, 장남이 물어온 부잣집 과외 알바를 시작으로 대저택에 입성하며 벌어진 사건들.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네 사촌.″
빈부격차와 계층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친 봉준호 특유의 유머와 풍자는,
″봉준호의 기생충!″
칸의 장벽을 뛰어넘고,
″골든 글로브가 기생충에게 갑니다!″
백인들의 잔치라 불리던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까지 석권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전 세계 영화제작자와 감독, 배우 등 500명에게 2000년 이후 21세기 최고의 영화를 물어봤더니, 1위가 바로 우리 영화 〈기생충〉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폭넓은 코미디와 격렬한 사회 풍자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피할 수 없는 비극적 폭력의 폭발로 모든 것을 불태운다″며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에 대한 맹렬한 비판, 봉 감독의 유쾌하면서도 기괴하고 불안한 충격적인 영화″라고 총평했습니다.
[봉준호/감독(2019년 5월)]
″함께 사는 형태라는 게 사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름답고 우아한 ′공생′이나 ′상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기생′의 처지로 내몰리는 어떤 상황과 사건…″
뉴욕타임스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출현 등 2000년부터 25년간 이어진 영화산업 격변의 시기를 어떤 영화가 헤쳐나갔는지 확인해보려고 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습니다.
43위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대해선 ″비틀린 스릴러의 오페라 같은 폭력성″이라고 한 줄로 요약했고, 봉준호 감독의 또 다른 영화 〈살인의 추억〉을 99위에 올리며, ″상상할 수 없는 악과 맞선 인간의 한계를 유머와 드라마를 교차하며 날카롭게 풀어냈다″고 평했습니다.
송강호 주연 〈넘버3〉 송능한 감독의 딸로도 알려진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86위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