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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무더위와 싸우는 노동자들‥"지옥을 왔다갔다 하는 느낌"
입력 | 2025-07-03 20:27 수정 | 2025-07-0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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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무더위엔 야외에서 일하는 분들이 특히 더 힘이 들죠.
온열질환 환자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이승연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체감온도 30도를 넘은 오늘 오후 서울 남대문시장.
수레에 짐을 가득 실은 한 여성이 시장 곳곳을 바쁘게 다닙니다.
도매업체에서 떼온 물건들을 상점에 배달하다보면 온몸이 금세 땀에 젖습니다.
실내로 들어갈 때만 쐴 수 있는 에어컨 바람은 그때뿐입니다.
[태재순/배달노동자]
″잠깐잠깐인데요. 들어왔다 나가면 더 힘들어요. 잠깐 들어가면 약간 천국이잖아요.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하는 느낌이 들어요.″
하루 돌아야하는 상점은 50군데.
찜통더위에 고된 노동을 견디려면 자주 얼음물을 마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까지 13번째 여름을 이렇게 버텼습니다.
[태재순/배달노동자]
″온몸에 땀띠가 날 정도로 진짜 괴롭고 힘들 때가 많아요. 이 일을 포기를 해야 하나라고 하는데 포기할 수는 없고‥″
청량리역 인근, 토스트를 파는 노점.
뜨거운 불판 앞에서 연신 부채질을 해보지만 폭염 앞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잠시 양해를 구하고 노점 안으로 제가 들어와 봤습니다.
뜨거운 불판 때문에 내부가 마치 찜질방 같은데요.
이곳 실내 온도는 35도까지 올랐습니다.
에어컨은 그림의 떡입니다.
[신정숙/노점 상인]
″요즘에 장사가 너무 안 되잖아요. 에어컨 값 내기도 진짜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못 트는 거예요.″
요즘 같은 무더위는 전통시장 매출에도 직격탄입니다.
[정인자/전통시장 상인]
″열대야 때문에 나가지 말라 이렇게 방송을 또 하시잖아요. 그러니까 더 못 나오시잖아요. 매상이 많이 줄어요.″
예년보다 더 빨리 시작된 폭염, 올해 온열 질환자는 지금까지 633명, 이 가운데 5명이 숨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온열 질환자가 1.5배 정도 많습니다.
보건당국은 ″온열 질환을 피하려면 낮 시간 야외 작업을 자제하고 시원한 환경에서 휴식하라″고 했지만, 오늘 하루 시장 3곳을 돌며 만난 노동자 가운데 그 권고를 따를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김창인 / 영상편집: 김은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