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원석진

'위안부 모욕' 책, 학교에도 버젓이‥'혐오' 어떻게 막나

입력 | 2025-08-14 20:20   수정 | 2025-08-14 22:1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매주 수요일마다 소녀상 모욕 집회를 집요하게 이어가고 있는 단체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를 부정하는 책까지 펴냈는데요.

그런데 이 책이 학교 현장에도 침투해 있었습니다.

피해 할머니들과 시민단체의 호소에도, 모욕을 일삼는 이들,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원석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0년 간의 위안부 왜곡, 빨간 수요일′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일본군은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성적 욕구를 해소한 고객이었기 때문에 성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단 한 명도 없다′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모욕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책이 전국 초중고교 15곳에 비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북의 한 고교에는 5권 있었습니다.

[교사 (음성변조)]
″저희가 모든 책을 다 읽어보고서 구매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왜곡과 혐오가 청소년들을 파고드는 상황입니다.

저자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의 대표 김병헌 씨.

매주 수요일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위안부 피해자 모욕 집회를 주도하는 인물입니다.

김 씨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며 극우 성향의 역사관을 전파해 온 리박스쿨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습니다.

누가 김 씨와 손을 잡았을까요?

일본의 공업정책이 해방 후 한국 경제의 바탕이 되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이우연 박사가 이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박이택 독립기념관 이사 등 낙성대경제연구소 출신들의 발탁이 두드러졌습니다.

일부 극우 성향 유튜버들과 대북 전단을 날리는 일부 단체도 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매주 집회에 10명 남짓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이 일삼는 혐오와 차별은 언제든 또 다른 세력과 결합할 위험이 있습니다.

[홍성수/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소녀상을 모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제 끊임없이 새로운 혐오 대상을 찾아 나서면서 정치 세력화할 가능성이 앞으로 상당히 있다라고 생각이 되고요. 기존의 정치 세력과 연결되는 고리들을 끊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모욕 의도가 뚜렷해도 처벌이 쉽지 않은 법적 허점을 해소하는 게 첫걸음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소녀상은 사람이 아닌 사물이라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기도 마땅치 않습니다.

검은 봉지를 뒤집어씌우고 모욕해도 파손한 게 아니라면 재물손괴죄 처벌도 어렵습니다.

피해 할머니들은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원석진입니다.

영상취재: 전인제, 우성훈, 김민승 / 영상편집: 권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