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준석

"청년 농부 꿈꿨는데 청년 빚쟁이가 됐다"

입력 | 2025-01-14 07:40   수정 | 2025-01-1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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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농업 혁신을 선도할 청년농 3만 명을 육성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후계농 사업, 잘 되고 있을까요.

정부 정책을 믿고 농지와 시설을 마련했다가 낭패를 보는 청년 농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우농가에서 자라고 동물자원학을 전공한 27살 채식이 씨.

한우 농사를 하기 위해 영농 자금을 저리에 대출한다는 농림부의 청년 창업형 후계농에 신청했고 지난해 6월 선정됐습니다.

채 씨는 땅을 사고 축사도 완공했습니다.

하지만 땅값 7천 3백만 원만 대출 받았고, 3억여 원의 건축비는 대출받지 못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 후계농 육성 자금 배정 대상에서 탈락한 겁니다.

[채식이/후계농업경영인]
″한 4억 정도가 들어갔는데 지금 나라에서 돈을 못 준다고 하니까 참 걱정이 많이 되죠. 시작 자체를 못 하니까 암담하죠, 앞날이.″

정부 정책을 믿고 축사까지 지었는데 감당하지 못할 빚만 떠안은 셈입니다.

농림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선착순이던 후계농 대출 방식을 지난해 말 갑자기 심사 후 배정으로 바꾸면서 채 씨 같은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론 신청자 3천 8백여 명 가운데 980여 명만 선정됐습니다.

농림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임미애/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9일, 국회 농림수산위원회)]
″예산이 부족해서 생긴 건데 추경의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금 농림부에서 기재부에다 제출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러모로 저희가 지금 추가 지원 방안을 강구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산 부족으로 청년 농부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올해 후계농 대출 예산은 6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억 원이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농림부는 청년 창업과 성장 지원을 확대한다며 올해 5천 명의 후계농을 더 뽑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