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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악어로 불법 이민자 감시?‥황당한 수용소 논란
입력 | 2025-07-02 06:13 수정 | 2025-07-02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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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트럼프 정부가 악어가 득실거리는 늪지대에 이민자 억류 시설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불법 이민자 단속 의지를 과시했는데요.
발상 자체가 황당해 반발이 거셉니다.
워싱턴에서 김정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트럼프 대통령이 철조망 안에 2층 침대가 빼곡히 들어선 숙박 공간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미국 남부 플로리다 습지에 새로 문을 연 불법 이민자 억류 시설, 일명 ′악어 알카트래즈′입니다.
악어와 비단뱀이 득시글한 늪지대에 만든 시설에, 과거 악명 높았던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래즈섬 감옥의 이름을 더해 이렇게 불립니다.
국토안보부가 악어가 감시하는 합성 그림을 공식 계정에 올려 논란이 된 이 수용소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찾았습니다.
무자비한 이민자 체포에 저항하는 시위가 지난달 미국 전역에서 벌어졌지만, 단속과 추방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시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빠져나가는 길은 추방뿐이라며, 이민자들을 조롱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감옥에서 탈출하면 악어에게서 어떻게 도망쳐야 하는지 가르쳐줄 겁니다. 일직선으로 달리지 말고 이렇게 지그재그로 달려야 합니다. 그러면 생존 확률이 1% 정도 올라가요, 알겠지요?″
백악관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을 돕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밝힌 이런 류의 수용소는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이렇게 아름답고 안전한 땅이 항상 있는 건 아니죠. 여긴 보디가드도, 경찰도 잔뜩 있어요. 악어가 그 역할을 해서 돈도 많이 안 들어요.″
아무리 불법 이민자라 해도 맹수를 활용해 감시한다는 발상 자체가 논란이 불가피합니다.
인권 단체에서 환경단체까지 반발이 거셉니다.
[로빈 한센/플로리다 주민]
″땅을 축복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함으로써 사람들도 지킬 수 있길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어떤 인간도 불법일 수는 없으니까요.″
트럼프 정부의 가혹한 이민자 단속이 특히 더 문제인 이유는 불법체류자뿐 아니라 친팔레스타인 시위나 반정부 활동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정 과제를 이유로 밀어붙인 이른바 ′악어 감옥′은 트럼프 특유의 논란과 분열의 정치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