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전효정

참사 추모 현판이 이미지 훼손?‥"부끄럽고 참담"

입력 | 2025-07-14 06:50   수정 | 2025-07-1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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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내일이면 2주기를 맞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에 추모 현판을 설치하는 걸 두고 일부 주민들이 반대한 것이 알려져, 이를 규탄하는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전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3년 14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한 오송 궁평2 지하차도입니다.

2주기를 앞두고 충청북도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이 지하차도에 추모 현판 설치를 추진해왔습니다.

′오송 참사 희생자 기억의 길′이라는 가로 6m, 세로 30cm 크기 현판을 양방향 입구에 설치하는 겁니다.

그런데 설치 당일인 지난 3일 충청북도는 국토교통부에 유권해석을 받아봐야 한다며 돌연 현판 설치를 연기했습니다.

이곳은 오송읍의 한 거리인데요, 이렇게 여러 단체의 이름을 내걸고 추모 현판 설치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오송읍 곳곳에 설치됐습니다.

[오송연합주민대책위 관계자]
″많은 차가 다니는 그 현판 터널 위에다 이런 혐오스러운 문구를 달면 굉장히 정서적으로도 안 좋고. 오송 발전을 위해서도 이건 안 좋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참사 2주기를 맞아 추모를 반대하다는 것이 ″부끄럽고 참담하다″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김세한/충북 오송읍 만수리]
″자연재해라고는 볼 수 없고 인재잖아요. 그런 면에서 희생되신 분들 추모하고 그리고 앞으로 또 사고 대책 세우고 어쨌든 경각심을…″

[김종현/오송참사 희생자 추모 오송주민 모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다시 드리는 것 같아서… 죄송하고 부끄럽고 또 오송이 그런 동네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오송읍 내 유동인구가 많은 교차로입니다. 추모 현판 설치 반대 현수막이 달렸던 위치 바로 건너편에, 추모현판 설치를 찬성하는 입장의 현수막이 새로 설치됐습니다.

추모 현판 설치 반대 입장을 밝힌 한 초등학교 동문회 관계자는 회장이 의견을 수렴한 적이 없고 동의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고, 노인회 역시 내부 논의 절차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전효정입니다.